"모호한 연명의료 결정…임상윤리 지원으로 존엄한 삶 확립"

[인터뷰] 국내 최초 美의료윤리 자문가 박혜윤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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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폐암을 앓던 한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고 위독해졌다. 의료진은 더 이상의 치료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사전에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지 못했다.

이제 치료의 지속 여부는 가족들이 대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중환자에 대한 미안함과 겪고 있을 고통 사이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소 환자가 말기치료에 대한 언급이나 치료에 대한 태도를 기반해 치료 지속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만약 그것도 없다면 환자에게 가장 도움되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임상윤리와 연명의료 중단 결정 등 절차에 대한 의료진의 설명이 이어진다.

날이 지날수록 의료윤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의료진들의 인식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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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과 맞물려 의료기관에서 임상진료와 환자 돌봄 과정에서 일어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조언과 지지를 구하는 '임상윤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국내 최초로 미국생명윤리인문의학회에서 주관하는 의료윤리자문가 자격을 획득한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윤 교수<사진>를 만나 향후 국내 임상윤리 활용에 대한 방향성을 들어봤다.

박 교수는 임상윤리의 세계적 교육기관인 시카고의대 매클린 임상 의료윤리센터에서 1년간 펠로우십을 마친 이후 국내 의료진 중 최초로 지난 6월 의료윤리자문가 자격을 획득했다.

해당 자격은 연명의료와 관련해 환자와 가족과 의료진의 치료 관련 의견 불일치, 연명의료결정법 적용이 불가한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고민 등 윤리문제의 상담 및 자문이 필요한 경우, 체계적인 자문 능력을 검증한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는 임상윤리 지원 제도가 있는데 협진과 치료과정에서 윤리적인 문제 발생 시 이를 중재하거나 환자와 의료진 간 치료방법의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일찍이 발전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병원의 약 80%가 어떤 형식으로든 윤리자문기구가 있으며, 4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은 거의 다 있을 정도로 윤리자문 기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박 교수가 미국의 의료윤리자문가 자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서울대병원 내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자문을 통해 임종과정에서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을 직접 체감하고 나서부터이다.

박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임상 윤리자문팀이 2015년부터 운영되면서 여기에 참여했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공부보다는 센터의 윤리자문을 서비스의 역량을 키우고자 하는 방향성에서 자문가 자격을 획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임상윤리에 대한 개념이 미미한 상황이다. 비록 2018년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기본적인 법이 갖춰졌고 병원별로 윤리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비로소 골격이 잡혔지만, 한계점이 있는 것.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대병원은 1991년 완화상담실 직제신설을 시작으로 2015년 6월 윤리자문과 연구를 시행했으며, 2018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되면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자문직제화와 더불어 완화의료 임상윤리센터를 개소하면서 임상 윤리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또한, 2017년부터 임상윤리집담회를 통해 각종 사안에 대한 의료진의 의견 교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박 교수는 "임상윤리와 관련해 중요한 이슈는 환자 돌봄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치갈등, 어려운 의사결정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연명의료결정 과정에서 이것이 중요하다"며 "환자 본인의 동의가 가장 우선인데 의사를 표현하지 못할 때, 가족들이 대리결정을 하는 시점에서 환자의 평소 생각 등 많은 것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명의료결정법의 제정은 논란의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에 있어 굉장히 모호한 경우가 많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윤리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주로 중증질환자를 치료한다. 따라서 연간 사망환자는 1,200여 명에 달하는데 중환자실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약 40%에 달한다.

이처럼 '중증 난치성'을 앓는 환자들이 많이 찾기에 연명의료 결정 등 어려운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료 현장에서는 치료지속 또는 중단, 연명의료, 장기이식, 환자의 삶의 질, 돌봄 문제, 의료진과 환자·가족 간 분쟁상황 등 환자를 둘러싼 다양한 윤리적 쟁점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임상윤리 위원회가 들어선 이후 의료소송이 많이 줄었다는 후문. 임상윤리 교육은 환자와 소통을 통해 불필요한 소송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연명의료와 관련해 의사결정이 잘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보호자 상담을 하면서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정서적인 지지와 의사소통으로 의료진과 불필요한 오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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