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연명의료의향서 수도권·대형병원 편중현상..취약계층은?

장애인, 독거노인 뿐 아니라 치매환자 등 제도 이해 조차 부족..복지부 "인프라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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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지 1년 8개월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의 확산, 환자선택에 따른 연명의료 유보 및 중단 등 여러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세연 위원장을 비롯 원혜영 국회의원, 웰다잉시민운동,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마련한 웰다잉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이 같은 성과와 동시에 취약계층의 자기결정권 확대를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 25만명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했고, 5만 3,000명 이상이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이행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연명의료 시행방법과 중단 결정, 호스피스 선택 및 이용 사항 등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효력 및 효력 상실에 대한 사항도 포함돼 있다. 이는 본인 의사를 확인한 후 가족 2인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과 2명 의사의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
 
환자 의사를 확인할 수 없고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의학적 상태에서는 가족 전원의 합의가 필요하며, 다만 행방불명자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제외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 경기권이 50%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 60.9%, 종합병원 35.6% 등 대형병원이 대부분이었다.
 
즉 소도시보다는 대도시, 중소병원보다는 대형병원에 정보와 인프라가 집중 분포됐다는 의미로, 장애인이나 무연고자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제도 이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담자 질 향상과 특성별 상담..가정·재택형 호스피스 강화 필요
 
국가생명윤리정책원 백수진 연구부장은 "우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확대해 작성자 기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작성자가 취약계층일 경우에는 쉬운 설명과 충분한 설명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장애 특성 등에 맞게 음성파일이나 점자, 수화 등의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성자 지원과 함께 등록기관 종사자에 대한 사회환경적, 실질적 활동, 정서 심리적 등의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면서 "상담자의 지원과 관리를 통해 작성환경에 대한 질을 향상하고, 우수 등록기관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신현호 위원장은 "취약계층의 특성에 맞게 시설의 장이나 변호사 등에 의한 대리인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대리인을 통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이 작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명의료 중단 이후 호스피스행위가 상업화되는 문제를 우려하면서, 신 변호사는 "운영체계 전환이 필요하다. 인위적인 방식의 연명의료가 아니라, 취약계층 특성을 반영해 가정형, 재택형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인장기요양파트에서 일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이정석 연구위원은 "노인장기요양 대상자 대부분은 치매, 뇌졸중 등 인지기능 장애를 겪고 있는 어르신으로, 평균 2년 내에 임종을 하기 때문에 연명의료결정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연명의료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연명의료결정이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결정, 서명하는 과정 등이 포함돼 장기요양보험 인정자로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고령화시대로 가면서 인지기능 저하 문제가 심화되는 만큼, 이들의 임종과정에서의 자기결정권 강화가 이뤄질 수 있는 법,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아직 1년반..중장기적 관점에서 홍보·교육 확대"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김보람 사무관도 자기결정권 침해나 보장 미비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아직 제도가 시행된지 1년반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제도에 대한 수정, 보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 제공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의료인에 대한 교육도 확대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자기 결정권을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 중에 있다고 전했다.
 
김 사무관은 "구조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서 입법취지대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의료전반에서의 자기결정 보장을 강화하고, 의료행위 일환으로 환자 돌봄 분야와 조화롭게 적용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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