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부인과의원에서 또 '유령수술' 발생‥환연 "법안 필요"

대리수술·유령수술 근절위해 수술실 CCTV 설치 등 법안들, 신속히 심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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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의 한 산부인과의원 수술실에서 '프로포폴'을 사용해, 환자를 수면마취 후 원래 수술하기로 약속된 집도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들어와 유령수술 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술 도중 마취에서 깬 환자가 처음 듣는 목소리의 낯선 의사가 수술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
 
환자는 수술에 참여한 간호사들에게 원래 수술하기로 약속한 집도의사가 아닌 것 같다며 문제제기를 했지만, 간호사들은 이를 부인하며 집도의사가 직접 수술했다고 말했다.
 
결국 환자는 수술이 끝난 후 CCTV 영상 확인을 간호사에게 요청하자 그때가 돼서야 실제 수술을 시행한 다른 의사가 유령수술 사실을 인정했고, 다음날 수술실 입구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유령수술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관할 보건소도 환자의 신고로 현지조사를 해 유령수술 사실을 적발했다.
 
이를 놓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식을 잃은 환자 대상으로 유령수술이 시행된 경우 의료법 제24조의2제4항(집도의사 변경 시 서면 고지의무) 적용 여부 관련해 신속하게 유권해석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회 측에 무자격자 대리수술·유령수술 근절을 위해 수술실 CCTV 설치 등 입법 발의된 법안들을 신속히 심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연에 따르면, 집도의사는 환자의 요청으로 수술 10분 전에 면담까지 했지만 그때에도 집도의사가 다른 의사로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유령수술이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재판 때문에 법원에 갔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법원 앞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 갔기 때문에 법원에 간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을 바꿨다.
 
광고된 레이저수술기로 수술을 한 것이 아닌 것 같아 환자가 확인을 요청하자, 의사와 간호사 모두 레이저수술기로 수술한 것이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보건소 현지조사 결과 수술실에 있던 기계는 레이저수술기가 아닌 전기수술기로 밝혀졌다.
 
해당 산부인과의원에서는 "환자는 수술이 아닌 시술을 받았고,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을 받았기 때문에 의료법 제24조의2에 규정된 설명의무·동의서 작성의무·집도의사 변경 시 서면 고지의무와 이를 위반할 경우 3백만 원 과태료(의료법 제92조)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현지조사를 실시한 관할 보건소는 ▲수술기록지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료기록부에도 수술날짜·수술명·수술의사 서명 이외 아무런 기재를 하지 않는 진료기록부 부실기재 행위(의료법 제22조제1항 위반), ▲ 비급여 진료비용을 적은 책자 등을 접수창구 등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하지 않은 행위(의료법 제45조제1항 위반), ▲홈페이지에 레이저 수술을 하는 것으로 의료광고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레이저 수술을 하지 않았고, 보건소 현지조사 후 홈페이지에 광고된 레이저 수술 부분을 삭제하는 불법 의료광고 행위(의료법 제56조제2항 위반)에 대해서는 의료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관할 보건소는 유령수술을 처벌하는 의료법 제24조의2의 적용에 있어서 전신마취를 했을 때만 적용되고 '프로포폴'과 같은 수면마취제를 사용했을 때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의료법 제24조의2는 전신마취 이외 수술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관할 보건소는 환자가 받은 의료행위가 '시술'이 아닌 '수술'에는 해당되지만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관할 보건소의 판단에 의하면 유령수술에 관여한 의사들은 '설명의무·동의서 작성의무·집도의사 변경 시 서면 고지의무와 이를 위반할 경우 3백만 원 과태료' 모두 적용받지 않는다.
 
환연은 "환자가 수술실에서 ‘프로포폴’과 같은 수면마취제로 의식을 잃은 후 직접 수술하기로 약속했던 집도의사가 아닌 생면부지(生面不知)의 다른 의사가 사전 동의도 받지 않고 수술을 하거나 수술한 후 사후 고지를 하지 않는 유령수술을 했는데도 의료법 상 형사처벌 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입법적 흠결이다"고 꼬집었다.
 
만일 해당 산부인과의원의 주장이나 관할 보건소의 판단처럼 의료법 제24조의2의 전신마취에 수면마취가 제외된다면, 국회는 신속히 의료법 개정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
 
환연은 "수술에 있어서 환자의 신체를 훼손할 수 있는 모든 권리는 환자가 수술을 허락한 집도의사에게만 있고, 환자로부터 위임된 집도의사의 권리는 환자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양도될 수 없다. 또한 집도의사라고 하더라도 환자가 허락한 수술 부위에 대한 신체훼손 행위만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실에서 환자를 전신마취 한 후에 환자 동의 없이 집도의사를 바꿔치기하는 '유령수술'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행위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환연은 이번 산부인과의원 유령수술 또한 CCTV 영상이 없었다면 밝혀낼 수 없었음을 강조했다. 지난 5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제26조의2(의료행위에 관한 촬영 등)를 신설하는「의료법」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지난 7월 12일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법안이 상정은 됐으나 첫 관문에 해당하는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아직까지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올해 상반기 중에 수술실 안전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으나 'CCTV 설치 장소를 수술실 안과 밖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료계·병원계·환자단체·소비자단체·관련학회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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