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원 부당청구 혐의 개원의사 항소심서 이겨 1억 과징금 면제

법원 "사실 확인서 받았어도 강제로 작성하거나, 근거 미비 경우 증명자료로 삼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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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현지조사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인정한 사실 확인서가 '만능 치트키'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확인서가 현지조사 과정에서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범죄 사실을 뒷받침할 내용이 부족할 경우, 그 신뢰성 문제로 인해 증명자료로 삼을 수 없다는 판결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5행정부는 보건복지부가 의사 A씨에게 내린 1억여 원의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의사 A씨는 이번 고법 판결로 1심에서 1억여원의 과징금 부과가 유효하다는 판결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받아 1억원의 과징금 전체를 내지 않아도 되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2년 10월 25일부터 2012년 11월 2일까지 A씨가 운영하는 B의원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실시한 것에서 비롯됐다.

복지부는 당시 현지조사에서 얻은 일계표를 근거로 A씨가 실제 내원하여 진료한 사실이 없음에도 진료한 것으로 진료기록부에 기록하여 2,900여만 원의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하고, 72만여 원의 검사료를 부당 청구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후 A씨의 의견 및 재정산을 거쳐 복지부는 부당청구액을 2,500여만 원으로 인정한 후 50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50일간의 업무정지가 부담된 의사 A씨가 과징금 부과처분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갈음해 복지부는 A씨에게 1억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1심에서 복지부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심에서도 계속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속여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할 목적이나 허위청구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부당청구 역시 직원의 단순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나 복지부가 단순히 일계표에 기재되지 않은 환자들이 모두 내원하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거짓 청구 등의 혐의를 제기하고 있는데, 일계표는 입금액을 기재한 서류로서 실제 내원한 환자들이 착오로 기재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반발했다.

문제는 현지조사 과정에서 A씨가 '일계표에 기재되지 않았으나 청구된 환자들은 실제 당일 내원하지 않았으나 만성질환 환자 등 약품수량이 많아 처방을 나누어서 실제 내원하지 않은 날에 내원한 것으로 진료기록부에 기재하고 청구했음'이라는 내용을 담은 사실 확인서를 자필로 제출했다는 점이다.

현지조사 마지막 날인 11월 2일에는 A씨가 내원일수 허위청구자 명단의 수진자들에 대해 실제 진료받지 않은 날짜에 진료받은 것으로 진료기록부에 허위로 기록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고, 검사료 부당청구자 명단의 수진자들에게 각종 검사를 실시했으나 정밀검사료로 청구해 부당하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행정청이 현지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 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쉽게 부정할 수 없지만,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또는 그 내용의 미비 등으로 인해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와 달리 보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물론 A씨와 그 직원이 사실 확인서를 통해 범죄 사실 등을 인정했지만, 해당 사실 확인서의 신뢰성 문제로 인해 범죄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A씨는 일계표가 진료비 정리를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진료만 하고 처방을 하지 않은 경우, 지인이어서 환자의 본인부담진료비를 면제한 경우, 간호사들의 퇴근이나 진료로 바쁜 시간에 실수로 누락한 경우 등 일계표에 기재되지 않은 실제 내원 환자들이 존재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4차례에 걸쳐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직원들도 복지부 현지조사원이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A씨의 직원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의 신뢰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

특히 A씨의 범죄사실을 다룬 검찰청 검사는 착오로 일계표에 이름이 다르게 기재되거나, 일계표 등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약국 처방내역이 확인된 경우, 진찰만 하고 진료비를 받지 않아 일계표에 기재되지 않은 등의 상황은 거짓청구로 볼 수 없다고 판단,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일계표에 누락된 환자들을 모두 입원일수 거짓청구로 보고 과도한 과징금을 처분을 내린 복지부가 재량권을 일탈 및 남용한 것이라고 보아, 해당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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