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꿈꾸는 'Dreamer' 의대교수 Drummer

[연중기획] 보건의료인들의 취미는? ⑦드럼치는 의대교수 장민욱(한림대동탄성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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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틱-틱-틱, 탁" 드러머의 스틱 마주치는 소리 세 번과 함께 합주실에는 악기가 어우러진다.

'둥둥탁 둥둥탁' 드럼에서 나오는 일정한 비트 위에 묵직한 느낌의 베이스가 덮혀지고, 6개의 줄을 동시에 잡고 연주하는 코드 주법 기타가 합류하며, 줄 하나하나를 튕기며 멜로디 하나하나를 만드는 스트로크 주법 기타까지 자못 소리가 웅장해진다.

이에 키보드가 합류해 멜로디 라인의 길 안내를 하고 보컬의 목소리가 어울려져, 하나의 노래가 만들어져 이내 하모니가 된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일까? 홍대의 롤링홀, 청계천의 버스킹, 인천펜타포트 락페스티벌. 아니다. 여기는 바로 경기도 소재의 대학병원 9층 합주실이다.

비록 많은 관중이 모여있거나, 소리가 짱짱한 스피커가 가슴의 고동을 때리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 진료에 여념이 없는 의료진의 활기를 불러오는 사운드라는 것은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룹사운드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단연 보컬이다. 하지만 그 뒤에서 묵묵히 박자를 맞추고 전체 악기 세션을 보며 사운드를 리드하는 것은 드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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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과의 조화를 지켜보며, 오늘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의사, 이렇게 그룹사운드에 꾸준히 매진한 지 25여 년이 된 대학병원 교수가 있다.

메디파나뉴스는 의과대학 시절부터 밴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사진>를 만나 밴드활동이 삶에 주는 활력에 대해 들어봤다.

◆ 대학병원 연구실 내 드럼 치는 의사 "스트레스도 풀고, 조화도 배운다"   

장 교수가 있는 연구실 한가운데에는 전자 드럼이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인 드럼은 방음장치를 갖추지 않는 이상 소리가 커, 소음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 드럼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어폰을 귀에 연결하고 일주일에 2시간씩 두 번 스네어와 탐, 하이앳과 라이드를 돌아가며 박자에 맞춰 두들긴다. 이를 통해 하루에 있었던 스트레스를 풀고 다가오는 공연을 준비한다.

장 교수는 "드럼은 타악기이다 보니 다른 세션보다 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과거 환우음악회 등 음악을 통해 환자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이런 공연을 하면 환자로서는 진료실에서 딱딱하게만 보였던 의사선생님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장 교수가 현재 활동을 하는 밴드는 총 3개. 지난 1997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 이후 가입한 '환타스틱스', 올해 초 대한신경과학회에서 조직한 'BBB'(Blood Brain Band) 그리고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밴드가 있다.

경력이 많다고 연습을 게을리하면 실력은 바로 녹슬게 되는 법. 3개의 밴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진료실에서 최선을 다해 환자를 보과 일과시간이 끝나면 교수연구실에서 드럼 스틱을 잡고 열정적인 드러머로 변신하게 된다.

장 교수는 "평소에는 일주일에 두 시간 정도 연습을 하지만, 공연시즌이 다가오면 개인연습이 미리 되어야 합주 연습도 원활히 진행되기에 더욱 매진한다"고 말했다.

각 밴드별로 일 년에 한 번씩 공연무대에 오를 기회가 있는데, 이 시즌이 되면 3개월 동안 약 6번, 7번 정도 모여서 합주를 3시간 정도 진행한다고.

최근 공연은 의과대학 밴드의 OB멤버의 공연과 지난 5월 신경과학회 밴드의 공연이 있었으며, 다가오는 연말에도 공연이 예정된 상황이다.

장 교수는 "12월에는 공연이 몰리고 바빠진다. 따라서 평소에 연습을 조금씩 해두면, 크게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공연의 방식도 바자회와 더불어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장 교수는 의과대학, 학회, 대학병원 밴드부에 속해 있는 의사지만, 드럼채를 잡았을 때는 뮤지션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드러머로써 목표를 정하고 닮고 싶은 뮤지션 역시 존재한다.

장 교수는 "드럼을 치면 칠수록 잘 치고 싶은 욕심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더 오지 오스본, 너바나, 판테라 등 전통헤비메탈을 사운드를 좋아하기에 하드록에 가까운 드럼을 잘 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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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밴드 '시나위' 드러머와 만남으로 시작된 관심…25년 차 드러머로

장 교수가 처음 드럼스틱을 잡은 것은 의과대학 밴드동아리 '환타스틱스'에서지만, 이미 고등학교 시절 드러머의 꿈을 꾸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국내 최고 락밴드 '시나위'의 드러머 신동현 씨를 만나면서이다.

장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 본인의 고향인 충주 농구장에서 농구시합을 하다가 우연히 신동현 씨를 만나게 됐다. 스포츠 이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밴드 세션 중 드럼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의과대학을 입학한 이후 밴드에 가입했죠. 당시엔 음악도 음악이지만, 무엇보다도 의대 선·후배 간 끈끈한 인연을 맺게 된 점이 가장 좋았어요"

이렇게 '환타스틱스'과 함께 6년의 캠퍼스 생활을 보낸 장 교수는 인턴을 시작하고 처음 받은 월급으로 드럼을 구입해 밴드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대학생활을 돌아보면 공부보다 밴드활동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이런 마음에서 첫 인턴 월급으로 부모님 내복 2장을 사드리고 용돈을 더 보태 그룹사운드에 드럼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동아리 활동에 애착이 있었으며, 약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후배들이 그 드럼을 사용해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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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주실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장민욱 교수

장 교수의 밴드사랑은 의대생 때에만 그치지 않았다. 인턴 생활을 했던 서울시립의료원에서도 밴드를 조직해 환우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으며, 대학교수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 자리를 잡으면서 이 병원에도 밴드를 만들게 된 것.

장 교수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말 송년회 장기자랑을 위해 악기를 잘 다루는 의료진을 수소문했는데 그 결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내과 의사와 간호사, 전공의까지 함께 밴드를 조직했고 반응이 좋았다"고 언급했다.

이 송년회 행사를 계기로 병원에 정식으로 동호회 등록을 했고 9층 빈 곳에 별도의 연습실 공간도 확보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대한신경과학회에서도 최근 밴드를 조직해 1년에 한번씩 공연을 목표로 연습하고 있다.

장 교수는 "신경과는 뇌를 다루는 과로 복잡한 학문이다. 이에 전문의들 간 밴드를 통해 단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신경과를 선택하는 전공의들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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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회 밴드 'BBB'  


◆ "밴드활동 통해 느낀 연대감, 후배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일상적인 진료에 3개의 밴드 활동을 겸임하고 있는 드러머이지만, 자그마한 꿈 역시 품고 있다. 바로 개인 연주실을 가지는 것과 가족을 동반한 공연을 지속해서 나가는 것.

장 교수는 "개인 연습실을 가지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언제나 합주도 할 수 있고, 음악도 감상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근교에 컨테이너로 된 작은 합주공간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장 교수는 의과대학 2학년 시절 공연준비를 위해 충주시에 컨터이너박스로 된 연습실을 만들어 한 달 정도 합주를 한 적이 있다. 당시의 자유롭게 오가며 연주를 하고 추억을 나누던 것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는 것.

아울러 현재 교류를 맺고 있는 밴드멤버와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을 정기적으로 여는 것도 지속적인 소망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환타스틱스 OB멤버는 지금도 매년 가족들까지 모여 우리만의 공연을 하고 있다. 밴드 멤버만해도 100여 명으로 가족까지 포함하면 200여 명이 참석하는데 공연과 함께 한쪽에서 맥주도 한잔하고 담소나누는 재미가 있다"고 술회했다.

현재 32기까지 있는 환타스틱스에서 장 교수는 딱 절반 기수인 16기이다. 의과대학 시절 같이 밴드생활을 했던 선·후배 동기들은 가족이 생기고 이제 아이까지 자라, 공연 날이면 꼬마아이들이 공연장에서 뛰어놀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장 교수는 "가족까지 참여해 공연을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우리 기수가 느끼는 연대를 후배 의대생이 느낄 수 있도록 지속해서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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