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해외진출 태동 단계‥의료법인 금융조달에 `난항`

보수적인 태도의 금융기관‥병원과 금융기관의 적절한 리스크 분담 놓고 이견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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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연간 3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도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다.

문제는 자본.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금융지원책이 속속 마련되고 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금융기관들로 인해 의료법인들은 마중물이 될 금융자금 조달에서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GHKOL(Global Healthcare Key Opinion Leaders) 의료해외진출 컨설팅 사례에서 김성환 GHKOL 전문위원은 의료법인의 해외진출에서 금융조달의 어려움과 그를 극복할 방안들에 대해 공개했다.

GHKOL 전문위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정한 해외의료진출 분야별·권역별 민간전문가다.

김성환 전문위원에 따르면, 최근 의료법인의 해외진출 증대와 정부의 '의료 한류' 시책에 발맞춰 국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많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보건의료 분야를 지원우대분야로 정하고, 해마다 지원금액을 급격히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기업의 수출 및 해외투자 지원의 선봉에 있는 수출입은행은 병원, 제약회사, 의료기기업체를 아우르는 보건의료 분야에 2012년 3,642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5,366억 원 지원했으며, 2017년에는 6,00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삼성물산의 터키 가지안텝 종합병원 건설사업을 포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 공장 건설, 코오롱생명과학의 신약 개발 소요자금 등에 이르기까지 보건의료 분야 수출 및 해외진출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러한 수출입은행의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약 산업에 비해 의료법인 분야에 대한 지원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문위원은 "사실 의료법인의 해외진출에 있어서 금융지원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보건의료 분야의 해외진출에서만큼은 가시적인 성과가 미흡한 형편"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제도적인 제약 사항들이 금융기관 여신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사항들을 막고 있다는 점과 병원과 금융기관의 적절한 리스크 분담에 대한 이견이 크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료법인이 기본재산을 물적 담보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무관청의 허가가 필요하고 담보 제공가능 비율이 50%로 제한된다. 또 의료법인이 설립한 자회사에 대해서는 해당 의료법인 순자산의 30% 이내로 투자규모가 제한되며, 의료법인은 국내외 법인 채무에 대해 보증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해당 병원에 담보나 지분 투자를 요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병원의 해외진출 사례가 매우 적어 위험 측정의 통계가 부족하고, 진출국가 보건당국의 정책 변화 등으로 병원 수입 안정성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담보를 제공받을 수 없어 기업금융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또 병원 특성상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담보되지 않고 진출국 또는 사업주에 따라 채권보전책이 미비한 경우가 많아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러한 제약 하에서 의료법인이 활용할 수 있는 금융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김 전문위원은 KTB투자증권 또는 뉴레이크캐피탈 등에서 운영하는 '헬스케어펀드'를 활용하는 방법을 첫 번째로 제시했다.

둘째로, 의료기관이 증권사에 의뢰하여 증권사가 운영사 겸 투자자가 되고 금융기관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프로젝트펀드를 직접 결성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이 경우 의료법인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고, 새로운 병원의 원활한 책임운영을 위해 일부 투자금을 납입해야 해 1,000억 원 이하의 중형급 병원의 해외진출에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셋째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경우 다양한 사업성 검토, 법률·회계비용, 환경평가 비용 등 부대비용이 매우 크고, 프로젝트 계획 단계에서 공사의 첫 삽을 뜨기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통상 대형 병원의 해외진출에 적합한 구조라고 전했다.

이 외 의료법인에 속하지 않는 의원급 병원 또는 건강검진센터 등은 개인 의원이나 기관의 신용 또는 재산을 담보로 여신을 일으키는 기업금융 방식(CF)을 활용한 해외진출이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앞의 투자방식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문위원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기술이 해외로 확산되어 많은 외국인환자들이 국내로 찾아오고 있으며, 또 국내 의료법인은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 곳곳으로 뻗어 나가려는 길목에 있다. 비록 의료법인 입장에서는 보수적인 태도의 금융기관이 좀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수 있지만, 반대로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의료법인이 책임있는 자세로 투자와 같은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바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양측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미래 신성장동력의 중요한 축인 보건의료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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