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기기산업

의료기기규제연구회 이진휴 위원

메디파나뉴스 2019-08-19 05:58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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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건의료 관련 분야 통계에 따르면, 국민이 지불하는 모든 의료관련 비용을 모두 추산한 비용이 144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하고 GDP대비는 최초로 8.1%로 나타났다.
 
OECD의 경상의료비 평균이 GDP대비 8.8%인 것과 비교할 때 아직 낮지만, 이전 몇 해 동안 6~7%를 유지하다 처음으로 8%대에 진입한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8.3%로 비슷한 국가군이며, 슬로바니아가 7.9%, 그리스가 7.8%로 뒤를 잇고 있다.
 
비슷한 유형은 의료기기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17년 대비 11% 성장한 의료기기 산업의 주요 성장 동력은 치료재료 품목의 생산이 주도했다. 임플란트를 비롯해 급여보장률의 확대로 인한 신규 치료재료품목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국 현재 의료기기산업의 성장세는 정부 주도의 보장성 강화와 규제혁신으로 인한 두 가지 조건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보장성 강화에 따른 지출이 향후 재정위기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의료기기산업계 입장에서는 현재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국내 산업이 발전하게 되면, 이는 곧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어 국민건강증진에 따른 사회적 이득을 높이고 삶의 질이 나아지게 되므로, 전체적인 비용대비 성과에 대한 소위 가성비는 상당히 좋다고 본다.
 
하지만 보장성 강화를 위한 건보 재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 또한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임기 내 70%를 약속했는데, 최근 건강보험 전국민 확대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건보공단의 김용익 이사장은 금년 하반기 결산안을 예상할 때 65% 정도 달성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건강보험 보장률 62.7%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건보 재정의 흑자분과 평년 수준의 인상률, 그리고 한참 국회와 의협, 시민단체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부의 국고지원금 24조 5,000억원이 추가된다면 재정의 규모는 맞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정의 효율화에 있다.
 
효율화에 있어서는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으로 인한 2중, 3중의 진료비 지출 부분과 대학병원의 쏠림 현상 등에 대한 개선안이 필요하며 더불어 지불제도에 대한 다양한 고려가 이어져야 한다.
 
이처럼 재정, 운영에 대한 효율화 방안과 더불어 산업적인 측면에서 어떠한 방안들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국가보험체계에서 산업진흥과 보험의 재정건전화가 이루어지기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얼마 전 유통가에 대한 의무보고를 명문화하려다 업계의 반대로 좌절된 적이 있었다.
 
당시 보장성 등의 강화로 급여에 대한 확대가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던 차에 발생한 단계별 유통가 보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은 명분상 업계가 원하는 바를 얻었지만, 국민과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유통시장의 투명화에 대한 대안 없이 결론이 나버려 이해당사자 간의 신뢰만 저버리는 부작용을 남겼다.
 
산업계가 유통정보 공개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거래 투명화에 대한 업계 대안을 제시했다면, 국민과 정부 입장에서 오히려 신뢰를 얻는 기회가 될 수 있었음에도 아쉬움이 남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으로는 공공재로서의 각종 규제에 정부의 개입 영역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인허가 제도는 세계적으로 비용은 저렴하고 기간은 빠른 편이다. 이런 공공재적인 관점은 각종 수수료를 통제하고 인허가 비용을 낮추어 이후 시장에서 최종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규제혁신을 통한 제품 안전성은 높이고 대신 비용이나 허가 기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혁신규제 개선안이 연구되고 도입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혁신제품을 위한 전담과를 비롯하여 가장 비용 부담이 높은 임상을 대체하는 다양한 입증 방법이 시행되고 있고, 역시 비용에 대한 고려도 중요시하여 Least burdensome이라는 개념을 적용, 규제만이 아닌 비용적 측면에서의 영향도 평가하고 있다.
 
국제조화에 대한 최근 몇 년간의 추진으로 인해 선진국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제품에 대한 허가요건이 크게 개선되었다. 다르게 표현하면 싼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최근 예비급여의 도입으로 인하여 가격의 상한선이 정해지고 이에 따라 본인급여 비율을 통하여 환자의 선택권은 확대되고 만족도는 높아지게 된다. 환자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면 국민은 공적 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며 사보험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보장성 강화를 통한 의료기기산업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은 규제혁신을 통한 인증 및 허가 부담을 줄이고 표준화와 국제조화를 통한 전문성 향상을 통해 국민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추구하는 국가의 역할에 있어 공적부조를 통한 사회복지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 혁신성장을 위한 정책시행안에 치료재료를 통해서 의료기기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토대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환율과 일본과의 관계 악화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 역시 급여확대와 보장성 정책은 의료기기 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진흥과 규제의 정책이 조화되어 어우러질 때 비로소 발전이라는 꽃과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의료기기혁신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의 하위법령이 만들어 지고 있는 이 때,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며 두자리수 이상의 지족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고| 의료기기규제연구회 이진휴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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