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입원가면 나올 수 없다?‥"정신과, 급성-만성 구분해야"

지역 정신의료기관 내 급성기-만성기 병동 나눠 상이한 서비스 제공‥의료급여 차별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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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 사건 등으로 정신과 치료에 대한 개선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신과 병원 내 급성기와 만성기 병동 구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신의료기관 병상을 급성기, 회복기, 장기요양 병상으로 세분화하는 내용의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간 정신병원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오명을 받을 정도로 장기입원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이에 윤일규 의원은 정신과도 일반 병원처럼 급성기-회복기-장기요양으로 병상을 구분함으로써 급성기 환자의 경우 빠른 치료를 통해, 지역사회로 돌려보내는 '탈시설화'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사실 정신과가 '장기입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생성된 배경에는, 정신과 환자에 대한 낮은 수가 정책이 있다.
 
정신병원들이 급성 정신질환자와 만성 정신질환자를 구별하지 않은 채, 수익을 위해 환자들을 무작정 장기입원 시켜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상'을 구분해야 한다는 윤일규 의원의 주장에 대해, 지역사회 정신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하나의 정신병원 내 급성기 병동과 만성기 병동을 구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접근이 쉬운 지역의료기관이 모든 환자를 받되, 급성기 환자와 만성기 환자를 구분하여 빠른 시일 내에 치료가 가능한 급성기 환자는 집중 치료를 통해 빨리 퇴원시키고, 장기간의 치료와 케어가 필요한 만성기 환자에게는 충분한 입원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정신보건연구회 회장인 오승준 의정부 새하늘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과거에는 급성환자에 대한 구별이 없어 집중 치료를 받고 퇴원하여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는 환자인데도, 만성환자처럼 10~20년을 입원시키기도 했다"며, "이는 하나의 병원에 급성기와 만성기 환자가 혼재 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는 정신병원에 급성환자가 오든, 만성환자가 오든 비용도 서비스도 똑같이 제공되는 상황이다. 의사들이 환자들을 구분할 여력도 동기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만성환자를 많이 보는 게 더 이득이 되기 때문에, 만성환자들을 확보해 장기 입원시키고, 증상이 심각한 급성 환자는 꺼리게 된다.

이는 환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급성환자와 만성환자가 같은 병동에 입원하다 보니, 급성환자들은 장기 입원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더 반발하고, 만성환자들은 불안정한 급성환자들을 보고 안정이 깨지는 등 서로에게 부정적 작용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 원장은 "급성 환자와 만성 환자는 치료의 방향과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여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과 일본 등 해외의 경우 환자의 캐릭터에 따라 하나의 정신병원에 급성기 병동과 만성기 병동을 나누어 서비스의 내용이나 치료의 목표를 아예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급성기 병원-만성기 병원 등 병원 자체를 구별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 경우 현재와 마찬가지로 대학병원 등을 중심으로 급성기 병원이 마련되면서 의료급여 환자 및 재정적 부담이 큰 환자들은 정신과 치료에서 더욱 멀어지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수원 아주편한병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정신과 급여환자에 대한 차별을 언급하며, 급성기로 적극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임에도 '의료급여' 환자라는 이유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를 설명했다.

정 원장은 "의료급여 환자들은 그들이 나태해서 의료급여가 된 것도 아닌데 의료급여라는 이유만으로 정신과 치료에서 여러 차별을 받고 있다"며, "이번 법 개정에서도 의료급여 환자는 급성기 치료에서 제외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물론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급성기 정신질환자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치료 비용 등으로 환자들에게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에 지역사회 정신병원 내에 급성기와 만성기 병동을 구분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대다수 국민이 적극적인 정신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원장은 "급성기 병동과 만성기 병동을 나누는 기준은 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무조건 입원기간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의 상태나 증상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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