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계 오랜 숙원사업 `병원 통행료` 문제 사라질까?

공급내역보고 '최종가격'으로 변경, 골칫덩이 '간납사' 입지 좁아져.."이번에는 해결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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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오랜기간 의료기기업계의 숙원사업인 병원 '통행료' 문제가 사라질 전망이다. 업계의 노력과 함께 제도적으로도 간납사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표준코드(UDI)와 공급내역 보고, 의료기기산업협회 간납사TF 운영 등을 통해 이 같은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제약업계에서는 특수관계자의 참여를 불법으로 규정해 병원 계열사를 통한 간납사 참여를 불법화하고 있으나,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다.
 
때문에 현재 병원별 간납사의 규모는 파악 가능한 업체로만 100여개를 육박하고 있다.
 
간납사들은 치료재료 실거래가 상한가를 이용해 업체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공제한 후, 납품하게 한 뒤 다시 병원에 치료재료 상한가를 청구해 그 차액 만큼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
 
실제 최근 이대병원에는 이수케어가, 동국대병원에는 정진코퍼레이션이 신설됐으며, 건대병원에서는 재단 간납사를 추진 중이다. 이지메디컴은 아산병원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유통업자들의 병원 통행세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간 해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기기산업협회 등이 TF를 운영해왔고, 국회, 정부 등에 정책개선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업계 불만에 더해 최근 잇따라 주사기 등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문제가 발생하자,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의료기기 안전성 강화와 유통구조 투명화를 위해 표준코드(UDI) 시행에 이어 최종가격·공급내역 보고를 시행하기로 한 것.
 
당초 최초가격 보고를 시행키로 했으나 의료기기업계의 반발로 '최종가격'으로 변경되면서, 의료기기 판매의 최종 관문인 간납사에 보고의무가 돌아가게 됐다.
 
즉 공급내역 보고 시행시 병원 납품가가 공개되면서, 간납사의 매출 구조와 수익이 전면에 노출돼 업계의 숙원사업인 '간납사 철폐'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상황.
 
간납사 측에서는 최종가격 보고 의무화 계획과 관련, "치료재료의 경우 병원에 상한가로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노출 부담이 크다"면서 "신고를 위한 행정비용, 일부 비급여 제품에 대한 매출까지 드러내야 하므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식약처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정부의 강한 정책 추진 의지..업계 다시 '간납 철퇴' 위한 TF 운영키로
 
이 같은 반발에도 공급보고의 주관인 식약처, 복지부 등 보건당국에서는 국민 안전과 건보 재정 지속가능성, 유통시장 투명화 등을 추진 이유로 내세우면서 간납사 실태파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정책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정책 방향이 180도 변경되면서 그간 추진 동력을 잃어왔던 협회 TF도 다시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띄고 있는 상황.
 
실제 기존에 협회 윤리위원회 등에서 TF를 꾸려 간납사를 대응해왔으나 일부 다국적사 중심의 편파적인 운영과 위원 간 견해차이로 인해 조직이 분열됐다.
 
게다가 간납사가 더욱 확대되면서 투쟁의지를 잃고 지지부진하게 TF활동이 마무리됐는데, 최근 정책, 제도 변화에 힘입어 협회 윤리위에서 조직을 배제한 '독립적인 간납사 대응 TF'를 구성 중인 것이다.
 
다국적사 업계 관계자는 "비영리기관인 병원이 단순히 유통내역보고를 위해 영리목적의 간납사를 병원에 귀속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결국 간납사는 수수료에 보고 비용을 전가시키거나 식약처에 예외 규정을 마련 등을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둘 다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업계가 합심해 간납사 철폐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간납사를 통한 유통은 이윤 공유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직접 물류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어 병원입장에서는 선호한다"면서 "하지만 국민의 혈세로 사용되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병의원의 목적 외 수익으로, 결국 국민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추가 부담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기업계 입장에서 봐도, 일부 지방 간납사들의 경우 50%에 달하는 과다한 수수료를 '통행료' 성격으로 지불하고 있어 반발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계산서 발급 업무 부담, 리베이트 양산 가능성 등 기형적 유통구조를 고려할 때도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일부 국내 제조사들 입지 축소 '우려'.."국공립 간납 대행 방안 고려"
 
한편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간납사가 없어지게 되면 국내사들이 병원에 납품할 수 있는 기회가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병원입장에서는 단일 상한가가 존재하는 치료재료의 경우, 같은 가격이면 외국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
 
이를 위해 일부 산업계에서는 "치료재료도 약가처럼 실거래가 상한제에 대한 절감을 일부 보전해 병원에 제공하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어렵다면, 정부가 유통센터를 만들어 국공립병원에 대한 간납업무를 대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정부의 강한 의지로 공급내역 보고가 추진되고 있는만큼, 간납사 철퇴와 국내 제조 의료기기 입지 확대 등이 가능해질지에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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