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커지는 다국적사 '제약 노조'‥'갈등' 해결의 열쇠는?

노조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가 가장 큰 상처‥"노사, 적극적 대화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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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12년 출범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의 몸집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사노피파스퇴르 지부 ▲한국노바티스 지부 ▲한국다케다제약 지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지부 ▲한국BMS제약 지부 ▲쥴릭파마코리아 지부 ▲박스터 지부 ▲머크 지부 ▲한국페링제약 지부 ▲한국엘러간 지부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 지부 ▲한국애브비 지부 ▲코오롱제약 지부 ▲한국아스텔라스 지부 ▲한국MSD 지부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코리아 지부 ▲한국먼디파마 지부 ▲쥴릭파마솔루션즈서비스코리아 지부 ▲갈더마코리아 지부 ▲한국룬드벡 지부 등 20개 제약사가 포함돼 있다. 조합원 수는 2,050여명.
 
지난 3월, 민주제약노조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는데 이후 쥴릭파마솔루션즈서비스코리아, 갈더마코리아, 한국룬드벡이 새롭게 가입했다.
 
다국적 기업이라고 하면 흔히 높은 연봉과 함께,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훌륭한 복리후생 등을 생각한다. 외국에 본사가 있는만큼 수직문화와 군대식 문화가 팽배한 한국 기업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국내에 법인을 설립한 다국적제약사 내에서는 2012년부터 노조 지부가 계속해서 출범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들은 다국적 제약사 내에 그만큼 곪은 구석이 많음을 제대로 알아달라고 요청해왔다.
 
지난 18일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본부 회의실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는 9월 현재, 기존 지부에서 임·단협 체결, 노동쟁의, 법률투쟁 및 사측의 노동탄압 등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표적으로는 ▲한국다케다제약 쟁의행위 ▲사노피파스퇴르 해고자 복직투쟁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징계관련 투쟁 ▲한국애브비, 한국엘러간 법인합병 ▲한국MSD 복수노조 설립 ▲한국MSD 지부,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코리아 지부, 한국먼디파마 지부 신규 지부 교섭상황 ▲쥴릭파마솔루션즈서비스코리아 지부, 갈더마코리아 지부, 한국룬드벡 지부 설립 및 현황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 지부 쟁의 행위 ▲한국페링제약 지부 2018, 2019년도 임금협약 체결 ▲박스터 지부, 머크 지부 단체협약 갱신 ▲한국애브비 지부,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지부 최초 단체협약 체결 ▲쥴릭파마코리아 지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이 있다.
 
◆ 다케다-샤이어 합병 과정에서 진통‥갈등 계속되는 중
 
다케다제약은 샤이어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상위 제약사로 올라섰다. 현재 한국 법인도 합병 과정 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샤이어 문희석 대표가 한국다케다제약의 수장이 됐다.
 
그런데 이 합병 과정에서 한 부서 내 다케다 소속 직원과 샤이어 소속 직원간 직급제, 인센티브제 등이 샤이어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전 직장 소속에 따라 급여 차이가 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다케다 노조는 합병 및 인사 과정에서 기존 직원들에 대해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국다케다제약 측은 한국 법인은 아직 완전히 합병이 되지 않은 상태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케다 측은 "현재 한국 내에서 다케다와 샤이어는 별도의 법인으로 통합은 내년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인통합에 따른 각종 제도에 대해서는 법인통합 일정에 맞춰 추후 검토될 예정이다. 다만 양 조직의 경영상황에 따라 급여 및 인사 제도 전반이 다르게 운영되고 있으므로, 전체적인 제도를 도외시 한 채 어느 특정 항목만을 가지고 단순 비교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통합 과정 중 포지션 T/O가 생겨 지원한 다케다 직원 2명의 불합리한 인사도 지적됐다. 1명은 절차가 진행되던 과정 중 중단됐는데, 현재 그 자리에 샤이어 직원이 이동한 상태다. 또 다른 1명은 HR 승인 통보까지 마친 상태에서 취소됐다고.
 
다케다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못밖았다. 직원별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을 검토했고, 이에 따라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다는 입장.
 
다케다 측은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 후 인사 발표가 완료돼야 해당 내부 공모 절차가 종료된다. 따라서 전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현업 부서의 니즈와 조직 및 개인의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변수가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는 노조 측이 말하는 통합 과정에서 샤이어에서는 그만 둔 직원이 없으나, 다케다 직원은 삼십여 명이 퇴사를 하는 등 이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다케다 측은 "통합 발표 이후 퇴직한 직원들의 사유로는 외부의 경력 발전 및 승진 기회, 개인 사업 등 자발적인 사유로 인한 퇴직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구 샤이어 직원도 퇴직한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는 다케다제약 노사간의 갈등은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노조는 집회를 신고해 회사 앞에 현수막을 걸어놓은 상태이며, 다음달 11일에 일본 본사 앞에서 쟁의가 계획돼 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집회 및 피켓 시위를 할 것이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이 때 일본 노조위원장과 Q&A를 통해, 기존 다케다 직원의 불공정한 일을 보고할 것이다. 이와 함께 당뇨사업부나 순환기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어떤 입장인지 본사 차원에서 직접 알려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글로벌 CEO와도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갈더마코리아, 최소한의 고용을 보장해달라는 입장
 
갈더마코리아는 현재 회사 매각과 ERP 등 여러 이슈가 산적해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2018년 8월 르네 위퍼리치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조기퇴직 프로그램으로 인해 기존 90여명의 직원 중 영업부, 마케팅, 회계팀 등에서 30명 이상이 퇴사했다.
 
이러한 인력 감축 이후 인력 충원 계획이 없거나 적임자를 찾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수의 직원들이 심각한 수준의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노조는 사측이 이미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정기적인 노사협의회를 진행하지 않는 등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노조 측은 노조지부장의 고용계약서 재발행을 거부하는 등 노조 활동 방해로 의심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갈더마 노조는 회사 경영진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한 상태다.
 
이와 관련 갈더마코리아 측은 "노조 측에서는 노사협의회에서 협의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노사협의회 미팅을 진행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노사협의회 미팅을 열고 협의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노사협의회를 통해 논의된 개선 사항 중 현재 이미 이행된 것이 있고, 나머지는 이행되고 있거나 준비 단계에 있다. 이 또한 3분기 또는 4분기 내에 완료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갈더마 측은 "갈더마코리아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장기적으로 안정된 근무 환경을 만들고자 노사협의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 아울러 2019년 3월 말 설립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산하 갈더마코리아 노동조합과도 단체협약 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건강한 노사협력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노조 측은 체감상 어떠한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갈더마코리아 노조 관계자는 "노사협의회는 분기별로 규칙적으로 열었어야 했다. 새로운 사장이 온 뒤 요청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았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고발을 하자, 그제서야 1년 플랜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조의 의견은 아주 잘 들어주기는 한다. 그런데 노조와의 입장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노조 측은 회사가 또 다시 조기퇴직을 종용하는 일이 또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고용을 보장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원하지 않는 사람을 내보내야 할 때에는 반드시 노조와 논의를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국내 근로조건은 개선되는 중
 
노조 관계자들은 기업, 그리고 임원들이 노동조합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따른 인식 제고를 요구했다.
 
단적으로 노동조합은 무조건 시위를 하는, 반대를 하는 집단이 아니다.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노동 조건의 개선과 경제적 및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를 뜻한다.
 
노동조합은 대한민국 헌법 제33조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보장받고 있다. 헌법상 근로자들은 스스로 노동조합을 결성·가입해 기업에게만 유리하거나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나는 부당한 근로조건과 기업 행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국내에 있는 다국적제약사 내에서 왜 노조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원초적으로 돌아보면, 이는 결국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연결된다.
 
2019년 7월 8일, 민주제약노조에 20번째로 가입한 한국룬드벡 지부의 경우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강했고,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에 위기감을 느껴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노조에 속해있다.
 
한국룬드벡 노조 관계자는 "취업규칙 변경은 법적으로 과반수 이상의 의견을 묻고 설명 의무가 있었는데, 임직원에게 불리하게 반영되는 대기 발령권 부분을 빼놓고 서명을 받았다. 그래서 노사협의회를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제보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금 돌이켜봐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다국적제약사들의 노조 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몇년이 채 되지 않았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노동조합으로 인해 긍정적인 변화는 분명히 나타났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이지만 여전히 복리후생이 타 회사에 비해 떨어지거나, 공정한 인사가 아닌 임원들의 '입맛 경영'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고 현 상황을 직시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럼에도 노동조합이 생겨난 후 근무조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개선시킴으로써 직원들의 생산성이 높아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회사에 좋은 선순환이다. 또한 노조가 생겨나면 불합리한 것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제도를 단체협약으로 만들어놓기 때문에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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