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기대 사이 '첨단재생의료'‥"환상 아닌 환자안전 향해야"

치료대안 없는 환자 절실함vs불확실한 치료효과·안전성 논란 여전‥첨바법 하위법령 보완 촉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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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바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또다시 첨단재생의료에 대한 견해차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0일 '재생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주제로 진행된 제4회 헬스케어 미래포럼 토론장은 재생의료의 시행을 1년 앞두고 여전히 첨예하게 엇갈리는 의료현장과 환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재생의료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치료법이기에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의견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이 불확실한 치료법을 일단 시행해보자는 수준이 의료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또다시 충돌한 것이다.
 

 
첨단재생의료 시행에 긍정적인 이들의 입장은 분명했다. 재생의료는 대안 없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옵션이자 의료발전의 흐름이기에 안전장치만 충분히 마련한다면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김한수 이화여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는 "재생의료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인류는 계속해서 첨단의료를 행해왔으며 이제는 국가가 공공의 시각에서 첨단의료가 안전한 것인가를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다"며 "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은 첨단재생의료가 거스를 수 없는 치료법이라면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고, 사회가 제공하는 비용이 효율적으로 투입될 수 있게 법률을 통해 방법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유승권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생명공학부 교수는 "1997년 처음 인간배아줄기세포가 발견된 이후 재생의료치료제 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도 임상승인이 이뤄진 사례는 없다. 이는 아직 우리가 재생의료를 통한 치료제 개발을 위한 디딤돌 단계에 놓여있다는 의미다"면서 "첨바법 제정은 노력의 첨단재생의료의 실현을 위한 노력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입장은 더욱 분명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사진>는 "치료제가 없는 환자들에게 기회와 안전성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주제다. 재생의료는 환자들에게는 기회와 절실함의 문제다"며 "그간 안전성 문제로 관련 논의의 진전을 두려워했다면 이제는 문제 발견 시 첨바법을 통해 보완해 발전해나가길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첨바법 제정을 통한 재생의료 시행은 득보다 실이 많은 일이라 보는 이들도 상당하다. 불확실성에 기댄 치료는 윤리적으로도 이뤄져서는 안될 일이라는 것이다.
 
김병수 고려대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재생의료를 위한 규제완화도 필요한 일이지만 인보사 사태처럼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재생의료를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일이다. 품질관리를 담보한 규제완하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며 "줄기세포치료제 등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들은 가능성과 동시에 리스크가 높다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임상과정에서 치료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환자들이 치료결과를 보고 느끼는 배반감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백한주 가천의대 류마티스 내과 교수도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거기반의 치료와 근거에 기반한 임상가이드라인의 준수인데,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충분하지 못한 근거와 시간으로 임상가이드라인 등이 마련되지 않은 재생의료치료제들을 비판하고, "범용 가이드라인조차 갖춰지기 전에 첨생법을 제정, 환자들의 절박함을 대상으로 과도한 환상이나 심어줘서는 안된다. 지금은 부작용과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근거없는 치료가 산업적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글루코사민이나 비타민 마케팅처럼 또다른 시장을 형성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미 첨바법 제정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반대는 의미가 없다면서도 김소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의료법윤리학과 교수<사진>는 "첨바법 제정 전 윤리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는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재생의료의 위험성이 무엇인지도 잘 알 수 없는 상황이다"며 "이는 의료윤리의 제1원칙인 '충분한 설명에 의한 동의하의 치료결정 존중'조차 위반하는 것이 된다.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할 수 없으면서 일단 해보자는 재생의료는 윤리학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유승권 교수는 "재생의료는 안전성이 확보된 치료제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사용할 수 있게 제도가 마련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다. 환자가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혜택을 받을 수 있게하면서, 행정적 낭비도 막을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단,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성 문제는 우회(bypass)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이사는 "재생의료를 받기 위해 선진국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등으로 가서 치료를 받다가 오히려 중태에 빠진 환자들도 상당 수 있는 상황이다"며 "재생의료에 대한 우려가 많음은 알고 있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법을 통해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소라 이하대학교 재생의료전략연구소 센터장도 "첨바법을 시행중인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여전히 법이 끊임없이 진화중이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첨바법 하위법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환자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논의결과를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한수 교수는 "첨바법은 기존의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에서 다룰 수 없는 부분을 다루기 위해 탄생했다"며 "향후 환자안전과 환자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의료보험 재정 내에서 재생의료를 논의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돈 있는 사람만이 받는 치료가 아닌 보편적 치료법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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