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EMR 접속 차단 문제‥전공의 vs 병원, `불꽃 논쟁`

대전협 "병원들의 편법 위한 것" vs 병협 "수련시간 계측 및 전공의 돕기 위한 것"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전공의법이 시행 3년차를 맞은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정면으로 병원들의 편법 문제를 제기했다.

전공의의 법정 근무시간에 맞춰 전공의의 의료전산시스템(EMR) 접속을 차단하는 병원들의 행태가 전공의를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며 해당 문제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 26일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전공의법 3년, 전공의 근로시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은 지난 2015년 제정됐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6년 12월부터 시행돼 올해로 3년차를 맞이했다.

이날 손상호 대전협 고문은 열악한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설명하며, 전공의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느끼는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초 당직실에서 35시간 연속 당직을 서고 주 110시간 이상을 근무하다가 수련병원 당직실에서 사망한 故신형록 전공의의 사례를 설명하며, 전공의법과 정부의 수련환경평가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이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발언하고 있는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오른쪽)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이처럼 전공의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병원들의 꼼수를 꼬집었다.

박 회장은 대표적인 꼼수로 근무 시간이 초과되면 저절로 해당 전공의의 EMR 접속이 로그아웃되며, 다시 로그인조차 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을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전공의들이 가장 많이 제보하고 있는 것이 EMR 차단 문제이다. 근무 종료 시간인 6시 이후에는 로그인 자체가 되지 않아, 자신의 ID로 처방 기록 등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외과의 경우 수술이 늦게 끝나 근무 시간을 초과할 경우, 수술에 참여한 전공의가 직접 EMR을 기록할 수가 없다. 로그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속 차단이 꼼수가 되는 이유는, 병원의 EMR 접속 기록만 봤을 때는, 해당 병원 전공의들이 근무 시간을 준수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전공의 입장에서는 EMR이 차단됐다고 해서 하던 일을 갑자기 멈추고 퇴근할 수 없다. 주치의로서 자신의 일을 마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당직 중인 다른 전공의의 ID를 빌려 처방 기록을 한다"며, "실제로 많은 전공의가 근무 시간을 넘어 일하고 있지만, EMR 접속 기록이 없어 마치 근무 시간을 지킨 것 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즉, 병원들이 전공의법을 준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같은 대리처방, 대리기록은 일종의 의료법 위반이다. 혹시 이 처방이 잘못됐을 경우 전산상 ID를 빌려준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또 더욱 위험한 것은 ID 빌려주는 이 같은 관행이, 무면허 인력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의사의 처방권이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대리 처방 등이 이처럼 병원 안에서 만연히 이뤄지고 있지만, 나와 내 동료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신고조차 할 수 없다"며 병원과 정부를 향해 해당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책을 요구했다.
 
▲은백린 대한병원협회 병원평가 부위원장(중앙)
 
이에 대해 은백린 대한병원협회 병원평가 부위원장은 "꼼수를 위해 그 같은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면, 병원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사실"이라며, "전공의 법이 시행되면서 전공의 수련 시간을 계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고, 수련 시간을 정확히 계측하는 방법이 전공의의 전산시스템 로그인, 로그아웃 시간을 계산하는 것 이어서 이 같은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해당 근무 시간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측면에서 일종의 극약처방으로 근무 시간이 초과되면 강제로 로그아웃 되도록 하고, 로그인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병원들이 전공의법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려고, 혹은 당직비를 지급하지 않으려고 악용하기 위해 만든 꼼수는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은 교수는 "우리 병원의 경우 실제로 근무 시간을 넘어 EMR이 차단된 전공의는 바로 퇴근하도록 하고, 그의 잔업은 윗년차 당직 의사가 오더를 내게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회에 참여한 다른 전공의들도 EMR 접속 차단 시스템의 의도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해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임영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사무관은 "병원들이 해당 시스템을 만든 것은 결코 나쁜 의도에서는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전공의 입장에서 자기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길 원할 것이고, 이에 EMR에 다시 접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막을 방법을 앞으로 함께 찾아가자"고 중재했다. 
기사속보

이 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수첩]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 의료기기가 보여준 잠재력
  2. 2 메트포르민 불순물 우려‥"위험도 아직 크지 않아"
  3. 3 '비정규직 정규직화' 갈등…금주 최대 분수령
  4. 4 응급실에서 간호사 폭언·폭행한 환자‥주취에도 '징역 1년'
  5. 5 "불순물 조사 세계적 추세"… 업계로 공 넘어온 불순물 사태
  6. 6 'NMIBC' 치료도 면역항암제가 해냈다‥'키트루다' 우선심사
  7. 7 젬백스 임상 2상 결과에 연일 상승세…치매 치료제에 관심
  8. 8 政 "쏠림현상 文케어 때문 아냐..병원-의원간 각자도생 탓"
  9. 9 특허 만료 임박한 넥사바, 간암 치료제 시장 판도 바뀔까
  10. 10 韓 의료관광 늘어난 러시아 잡으려면? "암 환자·종합검진 집중해야"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