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산 너머 산'‥7대륙 최고봉 모두 섭렵한 암벽 등반가

[연중기획] 보건의료인들의 취미는? ⑨ 순천향대 서울병원 박종관 방사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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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생과 사를 오가는 치열한 응급실에서, 매일 환자들과 씨름하는 보건의료인. 그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할까?

매일 새롭게 들어오는 응급환자의 X-RAY 검사를 책임지고 있는 순천향대 서울병원 박종관 방사선사는 전 세계의 정상을 정복하면서 그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오세아니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남극, 아시아 등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섭렵한 소문난 암벽 등반가인 박종관 방사선사는 매번 새로운 정상을 향한 도전을 통해 삶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응급실 교대 근무·반복적인 업무 힘들지만‥"새로운 도전으로 삶의 활력 얻어"

박종관 방사선사는 1991년도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입사한 후, 1994년부터 암벽 등반을 취미로 삼았다.

평소에도 등산을 좋아하던 그는 전국의 높은 산을 정복한 후, 보다 스릴 넘치는 취미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암벽 등반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박종관 방사선사는 "사실 암벽 등반은 일반 등산과는 전혀 다르다. 충분한 준비 시간도 필요하고, 전문 장비도 갖춰야 한다. 일반 등산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매일 근력운동 등을 통해 체력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사 후 약 28년 동안 한 직장에서 근속할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자신의 취미인 암벽등반을 꼽았다.

그는 "현재 응급실에서 응급환자 X-RAY를 찍는 업무를 맡고 있다. 매일 생과 사를 오가는 응급환자들을 상대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3개월은 주간, 1개월은 야간근무를 하며 똑같은 업무의 반복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다. 그런데 암벽 등반을 생각하기만 하면, 기분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새로운 산을 정복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그의 가슴을 뛰게 한다는 것이다.

박 방사선사는 "암벽등반은 사실 내가 하고 싶은 꿈이다. 일과는 별개로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와이오밍주 '데블스 타워' 정상에서
 
암벽 등반을 위해 매일 노력‥건강한 삶의 리듬 생겨

박종관 방사선사는 현재까지 오세아니아-칼스텐츠, 북아메리카-매킨리, 아프리카-킬리만자로, 유럽-엘부르즈, 남극-빈슨 매시프, 아시아-에베레스트, 남아메리카-아콩카과 등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섭렵했다.

이들 중 가장 낮은 산이 오세아니아 칼스텐츠인데, 그 산도 해발 4,884m에 달한다. 지구 상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의 경우에는 무려 해발 8,848m다.

이 높은 산을 등반하기 위해 그는 매일 마라톤을 뛰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박종관 방사선사는 "5개년 단위로 암벽 등반 계획을 짜는데, 그를 위해 돈을 모으고, 필요한 장비를 구하고, 구체적인 운동 계획을 짜고, 원정대에 함께 할 팀을 꾸린다. 이런 준비 과정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너무나 큰 기쁨이다"라고 설명했다.

암벽 등반이라는 목표가 있어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리듬감있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는 "일정이 다가올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목표한 산을 정복하기 위해 작전을 짠다. 그런 준비 과정에서도 큰 기쁨이 있다"며 암벽 등반의 모든 과정에 애정을 담아 이야기 했다.

그는 "내 인생은 산 정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사는 삶이다.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을, 그리고 또 다른 산을 계속해서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일아침 마라톤을 하고, 헬스장에 가고, 인공암벽장에 가서 연습을 한다. 이런 과정들이 내게는 너무나 보람되고 즐겁다"고 설명했다.
 
▲ 히말라야 산맥 '초오유' 정산에서
 
사실 해외에 있는 산들을 섭렵하려면 오랜기간 휴가를 내야만 한다. 이에 근무 일정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데 지난 2014년에는 병원 40주년 기념으로 히말라야 등반을 약속해 2년치 연차를 모아 히말라야 산맥의 초오유에 다녀오기도 했다.
 
수많은 암벽 등반 기억 중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힌 순간은, 남미 최고봉인 아르헨티나 '아콩카과' 산을 등정했던 기억이다.

그는 "보통 원정대를 꾸리는 데, 이 때는 혼자 산에 올랐다. 정상을 앞에 두고 산 7,000m 부근에서 갑자기 눈보라가 심해지더니 눈 앞이 완전히 하얘지는 화이트 아웃이 왔다. 강풍이 치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1박 2일 동안 그 상태가 지속되니까 정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포기할까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 갑자기 안개가 거치면서 해가 보였다. 그때 정말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를 계기로 더욱 긴장하며 안전 제일로 암벽 등반에 철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방사선사는 "사실 암벽등반하는 도중에는 실수 한 번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집중해야 한다. 산소도 부족하고, 춥고, 바람도 불고 너무 힘들면 내가 왜 여기 왔지 하는 생각도 든다. 밤을 지새우면서 가족에게 잘해야지, 효도해야지, 한국에 가면 무엇을 먹어야지 이런 생각도 하는데, 내려오고 나면 다시금 그 다음에는 어떤 산을 갈까 하고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실내 암벽장에서 연습하는 모습
 
"인생에 산이 없었다면 나는 루저‥뛰면 세상이 바뀐다"

박종관 방사선사는 "내 인생에 산이 없었다면 나는 루저였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저 하루하루 꾸역꾸역 일만 하다가, 괴로울 때는 술을 마시며 시간을 낭비하는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박종관 방사선사는 주변에도 암벽 등반, 또는 마라톤을 권하며,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라고 전도하고 있다.

그는 "당장 암벽 등반을 하기는 체력이나 여러 여건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뛰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일단 뛰면 세상이 달라진다. 건강은 물론이고, 엔돌핀이 나오면서 삶이 긍정적이고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병원 마라톤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1년 2번 가량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하고 있다.

박종관 방사선사는 "잠든 세포를 깨워라. 그러면 세상이 달라진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일단 뛰는 것이다"라며, 운동을 통해 삶의 활력을 깨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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