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공백 해결책 'PA'와 '의사 증원'?‥전공의 "자괴감"

전공의법 이후 전문의 고용 대신 PA 활개‥의사인력 확충 주장까지
전공의들 "전문의 자격 따야 할 이유 모르겠다‥의사 절대적 수 부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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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전공의법 시행 3년에도 변하지 않는 수련 환경 속에, 전공의들이 의료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병원과 국회의 대책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수련병원들은 전문의 채용을 늘리는 대신 진료보조인력인 PA(Physician Assistant)에 의존하고 있고, 국회는 복지부에 의대 정원을 확대해 의사인력 확충하는 방안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통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가 시행된지 약 3년이 지났지만, 수련병원들의 수련환경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250곳 중 31.6%인 79개소에서 전공의법 수련규칙을 미준수하고 있고, 특히 79개소 중 22곳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공의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과거 주 100시간을 근무했던 전공의들이 전공의법 시행과 함께 주 80시간으로 근무 시간이 제한됨에 따라 병원에 근무할 의료인력의 급감 문제가 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등으로 전공의들이 해야 할 업무는 더 늘어났지만, 전공의의 근무 시간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병원들은 500만 원의 과태료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기거나, 대체 인력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전공의를 대체할 '전문의'를 채용하기에는 병원들의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결국 대다수의 대학병원들은 해당 '인력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료보조인력 'PA'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의사를 대신해 수술, 시술, 처치, 환부봉합, 처방, 진료기록지 작성, 동의서 설명 등을 대행하는 PA는 엄연한 '불법 의료인력'으로서 수년 간 전공의 및 의사 단체에 의해 제기된 문제였지만, 최근에서야 경찰도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의료법 위반 혐의로 일부 대학병원을 압수수색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 속에 일선의 전공의들은 자괴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공의 A씨는 "전문의 자격을 왜 따야하는지 모르겠다. 전혀 메리트가 없다. 오랜 기간 수련을 해도 파라메딕(paramedic, 진료 보조자)과 경쟁해야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실제로 일부 전공의들은 수련 과정에서 지도전문의교수가 아닌 PA와 같은 진료보조인력이 전공의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교수들도 전공의들보다 기존에 함께 일해 온 진료보조인력을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료 현장의 무면허 불법 보조 인력들이 전공의, 전문의를 딴 이들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게 전문의를 따는 것인지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서 병원에서 일할 의료인력 수가 부족해지고 있다. 이에 더욱 더 진료보조인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존 진료보조인력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학병원에서 진료보조인력 없이 순수하게 돌아가는 병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진료보조인력이 현장에서 직접 배운 경력이 있어 전공의들 보다 능력이 더 뛰어나고, 인건비 측면에서 전문의 보다 메리트가 있다는 후문이다.

전공의 B씨는 "특히 기피과나 직접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 전공 과목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심하다. 기피과다 보니 전공의 부족이 극심해 파라메딕이 더 많다. 파라메딕이 이미 전공의, 전문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전공의법 이후 병원들이 의료인력 공백을 이야기 하는데, 그러면 전문의를 고용하면 되지만, 비용 측면 때문에 전문의 고용은 거의 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복지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통해 수련병원들로 하여금 전문의의 채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막대한 인건비와 처우 문제 등으로 여전히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의과대학 히포크라테스 선언식(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게다가 최근에는 국회와 복지부가 PA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의대 입학 정원 증가를 통한 '의사 인력 증원'의 필요성을 내비치고 있어, 전공의들은 자괴감과 함께 박탈감도 호소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여한솔 부회장은 "절대적인 의사인력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현재 존재하는 의사인력을 제대로 배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로컬 등에서 떠 도는 의사들을 대학병원으로 데려 올 유인책만 있다면, 충분히 의사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복지부는 그간 계속해서 전공의 정원을 감축해 왔다. 현재 의사인력을 활용할 생각은 안하고, 병원에 의사인력이 부족하다고 단순히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린다는 발상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PA에 대해 "대전협은 지난 2015년부터 PA는 불법이라고 누누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태껏 불법 행위를 관행으로 여기고, 암묵적으로 인정해왔다. 병원들도 값싼 무면허 인력을 동원해 불법을 저질러 놓고 이를 합법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문제다"라며, "병원들도 무면허 인력이 아닌 전문의를 채용하도록 이어져야 하나 수가 문제 등 때문에 어려운 것은 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먼저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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