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법‥"약제비 지출 구조를 바꾸자"

약제비 중 '신약'에 대한 비중 높여야‥과도하게 높은 경증 의약품 사용량도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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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신약에 대한 접근성은 높지 않다.
 
우리나라의 약제비 지출 중 신약 비중은 과거 10년간 20% 전후를 유지중이다. 적자 건강보험 재정 속에서 신약은 경제성 평가에서 비용효과 측면에만 과도하게 무게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선도국들은 약제비 중 신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거나 그 근처다.
 
신약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해 급여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자는 주장은 거듭 나오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재정'에만 집중하다보니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비급여로 유통되거나 비급여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27개의 신약이 추가 등재 ▲과거 10년간 우리나라에 출시 되지 않은 신약 158개가 추가 출시 및 등재 ▲현 건강 보험급여 기준에 의거해 국내에 출시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54개의 신약이 출시되고 등재된다고 가정해도, 향후 10년간 건강보험 재정 지출 영향은 약 0.6%로 미미한 수준이라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결국 약제비 지출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 우리나라는 정말 '약제비' 지출이 높은 것이 문제일까?
 
지난 7일 개최된 '신약의 사회적 가치와 건강보험 재정 관리방안' 정책 토론회에서는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에 있어 여러 걸림돌이 발표됐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신약, 특히 중증질환 치료제 중심으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올라갔다고 자신했다.
 
그 말은 사실이다.
 
보장성 강화 대책 이후 421개 비급여 의약품이 급여가 됐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항암제 지출은 41%, 희귀질환치료제 지출은 81%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6월에는 신약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를 위해 위험분담제 적용 대상 질환을 기존의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외에 중증난치질환까지 확대했다. 이번 제도 개정으로 중증 아토피에 사용되는 신약이 조만간 급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非만성질환, 非경증질환 약제를 제외한 스페셜티 의약품의 약제비 비중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0년간 국민건강보험은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 경감에 기여해왔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재정 지출은 꾸준히 확대돼 왔고, 이에 정부는 재원 확보를 위해 약제비 등 의료비 전반에 대한 비용 통제 위주의 정책을 시행해 왔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선도국 대비 높은 약제비 비율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기준 약품비 지출 규모는 건강보험 전체 지출 중 1/4 수준인 약 17조 8천억 원이다. 또한 매년 약 1조원 내외로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일까.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제1차 국민 건강보험 종합계획은 보장성 강화를 통한 의료비 부담 경감, 의료 접근성 향상과 건강수명 연장을 목표로 약제비 적정 관리가 포함된다. 일명 '트레이드 오프 (trade-off)'를 통해 사회적 요구가 높은 중증 및 희귀질환 의약품의 보장성 강화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 접근은 1)약제비 관리가 타 재정 지출 관리 대비 상대적으로 추진이 용이하고, 2) 우리나라 약제비 지출이 타 주요국 대비 높다는 인식, 그리고 3) 특히 특허로 보호되는 신약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건강보험 재정 지출 확대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인식에 기인한다.
 
이를 놓고 아이큐비아 부지홍 상무는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 중 약제비 지출의 '비중'이 높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이는 약제비 지출의 '규모' 혹은 의약품의 '가격'이 타 주요국 대비 높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의약품의 '가격'은 낮은 반면 '사용량'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약품 단가는 우리나라가 타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다. 의약품 표준단위 당 가격 수준은 타 주요국 대비 구매력지수(PPP) 조정여부와 상관없이 40% 이상 낮은 수준.
 
정리하자면 우리나라 약제비 지출은 OECD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이는 의약품 '가격'이 OECD 및 A7 주요국 대비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 반면, 소화제, 제산제, 항생제 등 다빈도 의약품의 '사용량'은 선도국 대비 2배 가까이 높다.
 
따라서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 중 약제비의 지출이 건강보험 재정 지출 부담 확대의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 '선진화'된 약제비 지출 구조의 필요성
 

결과적으로 이번 토론회의 주요 내용은 환자 중심의 혁신 신약에 대한 보장성 강화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의약품 사용량 관리 등 지출 구조의 선진화가 요구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는 약제비 관리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 김성주 전문위원은 "약제비 적정 관리를 통해 보장성 강화 재원을 확보한다는 정부의 취지는 표면상 타당할 뿐 아니라 최선의 방법을 찾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약의 사용은 건보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약제비 통제를 통한 단기적 목표 달성이 아닌 신약의 올바른 사용과 적정 수준의 사용량 또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선진화된 약제비 지출 구조는 '신약'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약제 사용량 관리'를 통해 그 비중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의약품 사용량은 선진국 대비 2~10% 수준으로 그리 높지는 않으나, 일부 경증약물의 경우 2배 넘는 사용량을 보인다.
 
아이큐비아 코리아 부지홍 상무는 "일부 약물에 있어 우리나라는 과용 수준을 보인다. 보험재정 건전성을 위해서는 사용량 재고가 필요하다. 만성질환 및 경증질환 의약품 사용에 대한 지출 합리화는 5개년 계획에서도 언급됐듯, 이를 통해 절감된 보험 재정을 중증/희귀질환 의약품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곽명섭 과장은 약제비 지출 구조의 선진화에 동의했다.
 
곽 과장은 "최근 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 약제비 지출 구조를 합리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현재 지출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지출 부분을 건드리지 않으면 답은 미시적 접근에만 머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약제비 지출 구조 상 신약에 들어가는 비중이 적은 것이 맞다. 특허가 끝난 약은 제네릭이 대체하는 구조가 되어야 건보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에 따라 제네릭의 약가 제도 개편을 시작했고, 특허가 끝난 의약품과 급여 목록에서 제외돼도 되는 의약품 재평가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곽 과장은 '사용량'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는 "일부 의약품 사용량 부분은 큰 문제가 맞다. 기본적으로 약제비 사용량 자체가 의료 이용량과 거의 정비례 관계다. 우리나라의 입원율은 OECD의 2배, 외래는 2.3배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약제비가 많이 차지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복지부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관계부처 차원에서 검토해 답을 찾아야할 듯 싶다. 기본적으로 환자 중심으로 정책을 꾸려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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