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요양원도 아닌 '요양병원'‥기능전환 or 기능정립?

요양병원, "애매한 포지션‥기능전환 필요" vs "한국형 의료-돌봄 통합 모델"
政, 급성기병원-요양병원-요양시설-지역사회 커뮤니티케어로 전달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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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고령화와 함께 노인에 대한 의료와 간병 서비스 제공이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 혼재 이슈가 재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의료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병원'과 노인의 신체활동, 가사활동 지원 및 간병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요양시설' 기능의 '요양병원'이 고령사회에서 어떠한 정체성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애매한 포지션의 요양병원이 급성기 병원 혹은 전문재활병원 또는 요양시설로 기능을 전환해야한다는 주장과 의료의 기능을 강화해 의료와 돌봄을 모두 필요로하는 노인환자를 위한 통합 돌봄 제공 기관으로서 역할 정립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 제8 간담회실에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기능정립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실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간의 역할 정립의 문제는 요양병원계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10년전부터 제기된 이슈다.

이런 기능정립 이슈가 최근 다시 떠오른 이유는 지난해 노인의료비가 30조 원을 돌파하고, 전체 국민 의료비의 40%를 차지하는 등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요양병원은 단기적 치료를 수행하는 급성기병원과 장기적 돌봄의 요양시설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형태로, 외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지난 10년 사이 중증환자비율은 감소하고, 경증환자비율과 평균입원기간이 증가하는 등 '병원'의 기능보다는 '시설'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요양병원 입원환자 25.7%가 입원치료가 불필요한 환자로 나타나는 등 요양시설과 큰 차별점을 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제에 나선 상지대학교 의료경영학과 송현종 교수는 "요양병원에 대한 의료법과 의료법 시행규칙의 규정이 일관적이지 않고,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요양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요양병원은 의료와 요양, 치료와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을 동시에 수행하는 곳을 의미해, 엄밀한 의미에서 의료기관이라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송 교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요양'이 익숙한 국민에게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에, 요양병원이라는 명칭 재설정 및 의료법에 명확한 정의로 수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현 상황에서 요양병원이 '의료'의 역할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능 분화 및 전환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송 교수는 "정부는 요양병원이 회복기 재활 치료에 특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재활의료기관 지정 과정에서 참여하고자 하는 요양병원으로 하여금 '병원'으로 종별 전환을 단서로 단 바 있다. 반대로 복지에 초점을 맞춰 요양병원이 요양원 등 시설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요양병원의 애매한 포지션을 재활전문병원으로 분화하거나, 급성기병원 또는 요양시설 등으로 전환하는 것을 제안한 것이다.

이날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조용형 회장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기능정립 보다는,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 그리고 요양시설의 기능정립이라는 큰 틀에서 요양병원의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요양병원의 기능분화 의견에 동의하며, 요양병원의 급성기병원 전환과 요양시설 전환을 통해 보건정책이 아닌 유인책으로 안착시킬 방안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거시적 차원에서 특별히 의료기관을 지향하던 요양병원이 요양시설로의 기능전환이 부담스럽다면, 일본의 개호노인보건시설제도의 도입과 전환병원의 지원정책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항석 대한요양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노인인구는 높은 만성질환 유병률 외에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상태의 저하를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보건 복지 서비스에 대한 복합적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보건, 의료, 장기요양, 간병, 복지 측면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 요양병원은 노인의료와 보건, 복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요양체계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항석 정책위원장은 "서비스의 분절은 서비스의 중복과 낭비를 초래함으로써 비효율을 조장할 수 있기에, 통합적인 제공체계를 갖춘 요양병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요양병원은 만성질환, 복합질환 환자 등 유지기 환자의 치료 및 합병증을 예방하고, 혼수 등 24시간 간호가 필요한 환자, 치매 등 행동장애 환자의 치료 등에 있어 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간 요양병원이 요양시설화된 데에는 의료 질 관리가 불가능한 정액수가제, 의료 질 향상 및 환자 호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전혀 없는 제도와 정책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요양병원 수가가 과연 적정한지를 먼저 평가해야 하며, 사무장병원, 비리병원, 덤핑, 환자유인행위를 색출하고, 간병제도를 확립하고 기능강화를 도모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의료와 더불어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요구하는 노인 환자의 욕구에 맞춰 한 기관에서 병원과 시설의 운영을 통한 연속적인 케어가 가능하도록 하는 한국의 요양병원은 전세계 고령화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반된 주장 속에 오창현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지난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선 사항에 대해 소개하며, 요양병원의 역할 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과장은 "요양병원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 시범사업도 계획중이다.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통해 사회적 입원 문제를 해소하고, 기능을 분화하는 한편, 통합 돌봄과 연계해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와 요양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계속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요양보험제도과 임은빈 사무관 역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성격이 다르지만, 공급자적 측면 보다는 직접 이용하는 환자와 보호자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의료적 욕구 등으로 요양시설이 아닌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많은 만큼, 환자와 보호자 측면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정립에 대해 풀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 사무관은 "당장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혼재된 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양병원 입원과 요양시설 입소에 대한 통합적 등급판정체계 도입을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라며, "향후 요양병원-요양시설-커뮤니티케어를 통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으로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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