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위조 정황, 재판 결과에 악영향?‥法 "불리한 정황일 뿐"

전달과정에서 착오일 뿐‥위조 사실이더라도, 원고 주장 곧바로 증명되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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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의 과실로 뇌 손상을 입었다며 병원 측에 손해배상을 제기한 피해자 측이, 의료진의 간호기록이 실제 CCTV와 다른 점을 지적하며 기록 위조를 주장했다.

피해자는 병원 측이 불리한 정황을 숨기기 위해 기록을 조작해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의도적인 위조라고 보기 어렵고, 의도한 것이라고 해도 이로 인해 원고의 주장이 사실로 증명됐다고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급성인후염으로 진단받아 B병원에 내원한 A씨가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4월 14일 B병원 이비인후과 외래에 내원했다가, 의료진으로부터 편도주위 농양 의심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B병원에서 실시한 CT 검사 결과, A씨는 우측 편도주위 농양이 동반된 급성편도염, 심경부간염 및 급성인후염 소견으로 나타났고, 병원 측은 A씨를 입원시켜 향후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14일 15시경 A씨는 계속해서 인후통을 호소하며 진통제 투여를 원했고, 체온이 38.1℃로 올라갔음에도 오한을 호소하는 등 증세가 계속됐다.

같은 날 오후 16시 20분경 A씨의 처가 의료진에게 고름이 차있어 가래가 나오는 증상에 대해 의료진에게 문의했고, 의료진은 오후 18시쯤 고름 제거를 위한 절개 및 배농술을 실시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16시 27분경 A씨가 숨찬 감을 호소해 의료진이 A씨를 외래 진료실로 옮겨 살펴본 결과, A씨의 기도가 폐쇄되어 있음이 관찰됐다.

이 가운데 A씨가 갑작스레 호흡곤란 증상과 함께 심정지가 발생하면서, 의료진은 A씨에게 4차례에 걸쳐 기관 내 삽관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기관절개술을 시행해 기관절개튜브를 삽입했다.

다음날인 4월 15일 B병원 의료진은 A씨에 대한 뇌파검사를 했는데, 중증의 광범위한 대뇌기능 이상이 있음을 확인했고, A씨는 같은 날 오후 뇌CT 촬영을 위해 CT 검사실로 이송되는 도중 기관절개튜브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기관절개튜브 발관에 B병원 의료진은 A씨를 급히 응급실로 옮겼고, 재차 기관절개술을 시행했다.

현재 A씨는 현재 뇌의 영구적인 허혈성 손상이 유발되어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원고 측은 B병원 의료진이 A씨를 CT 검사실로 이동하는 도중 기관 절개 튜브가 발관되었고, 이후의 응급처치 과정의 과실이 A씨에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특히 튜브가 발관되었을 당시, 의료진이 A씨에게 앰부배깅을 시행하면서 즉시 산소를 공급해야 함에도 산소공급조치 등을 취하지 않은 채 A씨를 이송한 점을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러한 과실에도 간호기록에는 마치 의료진이 앰부배깅을 통해 산소공급을 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사실도 드러나, B병원이 기록 조작 등을 통해 원고의 입증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먼저 A씨의 기관절개튜브의 발관에 대한 의료진의 과실 주장에 대해,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를 토대로 A씨의 기관절개튜브가 발관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고, B병원 의료진이 A씨의 기절개튜브 발관 가능성을 예측하고 A씨에게 억제대를 유지한 점 등을 통해 과실을 인정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기관절개튜브가 발관되었을 당시 앰부배깅 등을 하지 않은 것은, 당시 홀로 있던 의료진이 의사 1명이 앰부배깅을 시도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는 것보다 A씨를 응급실로 빨리 이송해 기관절개튜브를 재삽관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이는 의사의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서의 합리적 판단이었다고 보았다.

원고 측이 지적한 것처럼 당시 A씨의 간호기록지에는 사실과 달리 의료진이 앰부배깅을 하면서 A씨를 응급실로 이송했다는 내용으로 기재돼 있는 것은 사실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는 B병원 간호사가 당시 A씨의 이송을 담당했던 의료진으로부터 당시 상황을 보고받아 기재한 것으로 전달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해 잘못 기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당시 B병원 복도와 응급실 구역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어 A씨의 이송 과정이 모두 녹화되어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B병원 의료진이 의료상 과실을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간호기록지를 위조하거나 변조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설령 의료진이 의도적으로 간호기록지를 허위로 작성해 원고의 입증을 방해하는 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이를 하나의 자료로 삼아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피고측에게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음에 그칠 뿐 입증책임이 전환되거나 곧바로 원고의 주장 사실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설령 기관절개튜브 발관 및 재삽관 과정에서 의료상 과실이 있다하더라도, 해당 과실이 A씨의 광범위한 중증의 대뇌기능 이상 및 전두엽 간질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증거도 없다며 B병원 측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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