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해외여행, 안전망은 없다①
해외에서 발생한 응급사고‥'돈' 없으면 '희망'도 없다?

천문학적 해외의료비용에 국내 이송 중요하지만‥유일한 희망은 '사설 이송업체'
사설 해외이송업체 관련 규제 없어‥막대한 비용·전문성 부족으로 문제 악화시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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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매년 급증하는 해외여행.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인 해외 여행객이 4,556만 명으로 나타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증하는 해외여행만큼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일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재외국민에 대한 국가의 안전망은 제로에 가깝다.

국가의 외면 속에 사실상 무방비에 처한 재외국민들의 안전 실태에 대해 살펴본다.
 

급증하는 해외 안전사고‥천문학적 해외 의료비용·이송비용 '부담'

웃음이 넘쳐야 할 해외 유명 관광지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한 순간에 비극으로 변하는 사례는 이미 언론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미국 그랜드캐년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추락사한 사건, 라오스 호텔 수영장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한 사건, 헝가리 유람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이 대거 사망한 사건 등 등.

올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실이 외교부에 요청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출국자의 안전사고는 지난 2016년 9290건, 2017년 1만 2529건이나 된다.

비행기를 통해 입국한 응급환자의 수는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항공사 별로 대한항공의 해외 발생 환자 이송 건은 연간 1000건,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부터 2019년 7월까지 82건, 에어서울은 2건으로, 하루 평균 3명꼴로 나타났다.

미리 예고를 하는 사고는 없듯이, 당신에게도 해외여행 중 응급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 '돈 있는 사람만 보호받을 수 있다'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내 119구급대와 마찬가지로 해외 현지 응급의료를 이용해 일차적으로 구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지 의료기관의 의료비는 재외국민에게 가히 '천문학적 수준'에 달한다.

당신에게 이 같은 병원비를 충당할 여유가 없다면, 최대한 빨리 건강보험이 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당장 산소발생기 등 의료 장비를 갖추고, 의료용 침대를 놓을 수 있는 대형 비행기를 구할 수 있을까?

국내에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문 해외 응급환자 이송 비행기가 없기 때문에, 사설 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

하지만 정부의 관리에서 벗어난 이들 사설 업체는 전문성도 부족하고, 가격도 비싸 역시나 여유가 없는 환자의 경우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있다.
 
지난해 말 그랜드캐년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은 환자의 이송사례는 그나마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면서 구제받은 사례다.

그랜드캐년 추락 피해자 박 씨는 사건 발생 후 52일 만에 애초 2억 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알려진 이송 비용을 약 2500만 원 선으로 크게 줄여 한국에 올 수 있었다. 그 배경에는 박 씨의 가족이 청와대 홍페이지에 미국 현지에서 치료하고 이송하는 데 10억 원 이상의 막대한 금액이 든다며 국가의 지원을 호소하며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환자 A씨는 동남아에서 골프를 치다가 위장관 출혈로 쓰러졌다. 며칠 동안 동남아 현지 병원에 입원하였으나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환자는 재정 형편이 좋은 편이었고, 개인적으로 앰뷸런스 비행기를 불러 즉각 이송되어 결국 목숨을 건졌다.

중국으로 여행을 간 B씨 부부. 뇌출혈이 발생해 현지 병원으로 갔더니, 예치금으로 1만 불을 바로 보내라는 소리를 들었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금액을 지불했지만, 매일 치료비가 700만 원씩 고지됐다. 운이 좋아 뒤늦게 한국으로 이송될 수 있었지만, 이미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 후였다.

제도권 밖 사설 해외이송업체로 문제 악화되기도‥대한응급의학회 해외환자 이송팀 활용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사진>는 국내 해외환자 이송 전문가로, 몇 해 전부터 해당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김호중 교수는 "해외에서 환자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국민들이 제일 먼저 도움을 요청할 곳이 영사관이지만, 현재로서는 영사관에서도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한 마디로 자력으로 해당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외국민에게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안전망이 없다보니, 돈이 있는 국민들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 목숨을 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해외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송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환자를 골든타임 안에 국내로 이송해 적절한 응급 처치를 받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에 대한 국가적 안전망이 없어, 사설 이송업체들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

현재로서는 이들 사설 이송업체에 대한 정부의 설립 및 규제가 없어, 의료진과 의료장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부실 업체들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의사를 사칭하는 무자격자 또는 환자 진료 경험이 부족한 인턴 의사를 해외로 데려가 환자를 국내로 이송하다가 오히려 환자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사설 이송업체이다 보니 해외 현지에서 갑자기 많은 추가 비용이나 장비 사용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나타났다.
 
▲김호중 교수가 출연중인 유튜브 채널 'Dr. 김호중의 살릴레오' 중
 
김호중 교수는 "해외에서 국내 이송을 의뢰하는 환자는 대부분 생사를 다투는 중증 응급환자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충분한 응급환자 진료 경험과 이송 경험을 가진 의료진이 동행해야 한다. 이에 대한응급의학회에서 해외환자 이송팀을 마련해,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okems119'를 통해 365일 24시간 해외 응급 이송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서 환자 발생했을 때는 나이, 질환, 사고의 원인 등 다양해 다 커버할 수 있는 과가 응급의학과이기 때문에 학회에서 인정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보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의 최소화롤 추구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으로 희망을 놓아버리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비행기가 직항으로 다니는 여행지를 고르라고 말했다.

저가항공기가 취항하는 나라의 경우, 저가항공기는 의료용 침대를 만들 수가 없어 비행기가 있어도 환자를 데려올 수 없다. 또 직항이 없는 나라의 경우 경유지에서 재이송해야 해 그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김호중 교수는 재외국민 안전에 대해 일반 사설 업체나 학회가 아닌, 정부가 책임을 져야함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재외국민도 '국민'이다. 그런데 해외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환자가 알아서 병원을 찾아가야하고, 사설 이송업체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사설 이송업체마저도 믿을 수가 없는 실정으로 정말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한다"며, 재외국민 안전 및 해외 응급환자 이송 등의 문제에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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