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웹기반 항생제 적정 처방 도울 플랫폼 개발에 도전장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적정처방·오류감소 기대
"암 만큼 중요한 항생제 내성, 예방 기반될 플랫폼 되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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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국인의 40% 이상이 페네실린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고, OECD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2050년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 경고했음에도 우리나라의 항생제 적정처방을 위한 노력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모 의료기관은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단 두명의 감염내과 전문의가 병원 내 환자 전원의 항생제 적정처방을 검토해야 하고, 항생제 적정처방을 위한 전담약사를 두고 있는 병원은 전국에 5개가 되질 않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가 항생제 적정 처방을 도울 플랫폼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추진하는 '혁신형 의사과학자' 프로젝트를 통해 항생제 적정관리를 지원할 '환자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한 한국형 웹기반 항생제 관리 플랫폼'(이하 플랫폼)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메디파나뉴스는 항생제 적정처방의 첫 걸음이 될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김봉영 교수를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환자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한 한국형 웹기반 항생제 관리 플랫폼'은 기존에 없던 프로그램이다. 어떤 이유로 이런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나
 
김봉영 교수(이하 김) : 그간 항생제 스튜어드십 프로그램(ASP) 연구를 계속해왔다. ASP는 항생제 적정 사용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얻고 항생제 내성도 줄이는게 목표인 활동인데, 이를 위해서는 원내 전산을 통해 충분한 환자 정보 수집이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
 
즉, 항생제 처방은 환자의 혈압, 체온, 염증수치, 균 배양검사 결과, MRI 및 CT소견 등 다양한 정보를 인지한 후 이뤄져야 하는 것인데 전산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진 일부 병원을 제외하면 처방의가 일일이 환자 정보를 찾아 확인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병원마다 감염내과 인력은 소수라 처방검토 업무를 수행하는게 쉽지 않은데 환자 정보가 모두 흩어져 있다보니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AI를 이용한 의료기술 시스템 개발 등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게 사소한 시스템마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곳이 대다수인 실정이다. 환자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줄 프로그램만이라도 있다면 좀 더 나은 항생제 적정처방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플랫폼 연구개발을 시도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항생제 전담약사도 많질 않은데 항생제 적정 처방을 위한 환자정보 취합시스템도 따로 없다는게 충격적이다. '한국형 항생제 관리 플랫폼'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어떤 플랫폼들이 운영되고 있나
 
: 조사를 해보니 덴마크 등 해외에서는 전산 시스템을 이용한 항생제 적정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덴마크의 모 회사는 병원과 해당 회사가 계약을 맺으면 자사의 프로그램을 병원 사정에 맞게 환자정보를 연동시켜주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항생제 적정사용량 산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개발하고자 하는 플랫폼은 항생제 적정사용량 산출까지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한 곳에서 항생제 적정 처방을 위한 정보들을 볼 수 있게하고 싶다.
 
각 병원마다 전산 사정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환자정보를 취합해 처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체 시스템 개발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전산구축이 어려운 병원들에게 웹기반 플랫폼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보는 것이다.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항생제 적정처방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 플랫폼이 적용된다면 처방검토 시간과 처방오류는 줄고 처방검토량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순천향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ASP를 위한 소요시간을 산출한 연구에서 보통 1건당 15분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왔다. 환자 면담 등의 시간은 축소가 어렵지만 플랫폼을 통해 환자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만 있어도 건당 3분 가량은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는 없지만 물리적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플랫폼인 것이다. 처방의가 환자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만 있어도 임상현장에서는 상당히 유용하리라 본다. 열악한 환경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항생제 처방을 할 때 어떤 정보들을 확인해야 하고 주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전문분야가 아닌 과에서는 잘 모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개발하고자 하는 플랫폼은 이러한 정보를 담아 항생제 처방 시 필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게 해서 적정처방을 유도하는데도 목적이 있다.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현장의 불편함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개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 일단 '혁신형 의사과학자' 연구과제로 선정된 것이기에 프로그램 개발이 목표다. 유용한 프로그램이 되어 제품화까지 되었으면 한다.
 
사실 혁신형 의사과학자 연구에 배정된 예산 5억은 총 7명에게 배정된 것이라 의사 1인이 받게 되는 예산은 7천만원으로 프로그램까지 개발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수준이다. 그래도 플랫폼이 개발되면 항생제 적정처방이 한 단계 발전하고 더욱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생제 적정사용은 감염관리와도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항생제 적정사용도 감염관리만큼이나 별도의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고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항생제 적정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암에 비해 결코 중요도가 낮지 않고 무시해서 안되는 문제이지만 암은 어떻게든 해결하려 하면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는 다소 단순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항생제 적정사용은 환자 완치를 가능하게 아는 일이고, 평생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니만큼 더욱 신경쓸 필요가 있다. 플랫폼 개발이 항생제 적정처방의 토대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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