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시대 개막? 오프라벨 절차 간소·빅데이터 연계 구축

"유전체검사 급여화로 환자별 최적 항암제 확인 가능하나, 정작 60~70%는 사용 No"
데이터3법 추진과 함께 정부 규제기관→'정밀의료 생태계 조성기관'으로의 새 법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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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암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표적치료제에서 면역항암제, 그리고 이제는 개인 맞춤형 치료인 '정밀의료'시대에 접어든 것.
 
정밀의료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전체 암종에 NGS 유전체 검사를 급여화했으나, 이를 통해 환자 자신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찾더라도 정작 해당 약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가톨릭대의대 강진형 교수<사진>는 지난 5일 유전정보 기반 맞춤형 암치료 현황 및 발전과제 국회토론회에서 이 같은 제한점을 지적하면서, 국가차원의 통합 리얼월드(RWE)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오프라벨(허가초과) 사용 절차 간소화 등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강 교수는 "표적치료제로 암 완치가 다가온듯 했으나 내성으로 실패했고, 이어 내성 없는 면역항암제 시대가 도입됐다.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사람마다 가진 유전자가 달라 효과여부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유전체검사를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는 '정밀의료'가 각광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 FDA와 일본 후생성 등은 정밀의료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맞춤형 치료를 위해 올해부터 모든 암종에서 NGS가 급여화(말기는 50%, 조기암은 90% 본인부담)해주고 있다"면서 "매년 7,000건 이상의 고형암에 대한 NGS가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전체 분석을 시행하면 암종을 초월해 발암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고, 이에 따라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고안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60~70% 이상의 환자들이 오프라벨(허가초과) 대상이며, 더욱 문제는 오프라벨 사전승인 신청 등 복잡하고 긴 절차로 인해 의약품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
 
강 교수는 "복잡한 절차에 따라 서류를 넣더라도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장기간 심사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막연히 기다리기만 해야 한다"면서 "결과가 나오는 사이 말기암 환자의 경우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매달 약 25건의 오프라벨 사전승인 신청 중 절반 가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승인여부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자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강 교수는 "예측 가능하면서 보다 빠르고 간소하게 오프라벨 신청·승인이 가능한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암제 사후관리·신약개발 위한 국가단위 데이터베이스 구축 필요
 
규제 완화와 동시에 사후관리(모니터링), 신약개발 등의 선순환 구조의 정밀의료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 교수는 "복지부, 심평원, 건보공단, 질본, 암센터 등에 조금씩 데이터가 있으나, 이를 하나로 통합·관리시스템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임상데이터와 유전체데이터 등이 합쳐야만 환자치료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정한 데이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속히 국가차원에서 통합 리얼월드 DB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RWE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환자 맞춤형 치료와 사후관리는 물론,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근거에 기반한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하고 의학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내 벤처 등에 공유해 또다른 표적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해 암정복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정미 임상제도과장과 질병관리본부 조성범 생명정보연구과장도 "정밀의료의 핵심은 효율적인 정보 관리와 통합인만큼, 국가단위에서 리얼월드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개인정보보호법과 생명자원법 간의 충돌 문제 등을 고려해 국회에 막혀있는 데이터3법 통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세연 의원과 국회 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김주경 입법조사관은 "현재의 법과 신의료기술인 유전체검사 간의 간극이 너무나도 커 개별법안만으로는 풀기 어렵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물론, 선별급여제도 보완, 의사재량권 확대, 사후승인 강화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법,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규제 권력기관이 아닌 '정밀의료 생태계 조성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방식의 법안 마련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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