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금지‥의료기기는 무조건 '일회용'?

정형외과, 저수가에서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기 관행적으로 사용
"어디까지를 일회용으로 보느냐 범위 정해야‥재사용 영역도 명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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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모든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금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가운데, 일부 의료계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해당 법안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 사용마저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모든 의료기기를 '일회'만 사용하도록 해, 의료기관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주사기 재사용 등 의료용품과 치료재료의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모든 일회용 기기의 재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 가운데 저수가 체계에서 관행적으로 재사용 의료기기를 사용해왔던 정형외과는, '일회용'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정형외과 관계자는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위험이 높은 주사기 등은 절대적으로 재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맞고, 그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리유저블(reusable)이라고 하여 횟수를 제한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들이 있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형외과에서 무릎 관절경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료기기가 사용되는데, 무릎에 구멍을 내고, 물을 공급하고, 지혈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의료기기들을 모두 일회용으로 사용할 경우 어깨 관절경 수술비는 약 2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관절경 수가는 32만 원으로, 모든 의료기기를 일회만 사용하고 버릴 경우 의료기관에서는 어마어마한 적자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해당 관계자는 "해당 법의 시행으로 모든 의료기기를 일회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정형외과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드릴도 한 번 사용하면 버려야 하나? 그렇게 되면 현 수가에서 정형외과는 모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현재 수가가 책정될 때도 의료기기를 여러 번 재사용하는 것을 감안해 책정 됐다. 관절경 수술도 실제 금액의 1/4로 수가가 책정돼 있다. 그러니 현장에서는 재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정부도 이를 인정해 왔다"고 설명했다.

저수가 현실에서 일부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기의 사용이 관행적으로 용인되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도 정형외과의사회는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의 발의를 대의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히면서도, '일회용'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요청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모든 의료기기가 일회용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며, 재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마저도 일회만 사용하도록 해 의료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반드시 일회만 사용해야 의료기기는, 꼭 일회만 사용할 수 있도록 더욱 기준을 강화하고 단속하는 게 맞다. 하지만 모든 의료기기를 일회용으로 사용해라? 이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재사용 할 수 있는 영역이나 범위를 명확히 하여 괜한 오해를 없애야 할 것이다. 어디까지를 일회용으로 보느냐, 그 범위를 정하지 않으면 일선 의료기관에서 지나치게 큰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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