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위한 무균조제 시스템, 약사가 제일 잘 알아야 발전"

국내 최초 美 무균조제 전문약사 취득 서정남 약사, "우리나라 병원 현장에 도움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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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올해 처음으로 '무균조제 전문약사'가 신설된 가운데 한국인 합격자가 탄생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약제부 서정남 약사<사진>가 미국약사협회(American Pharmacists Association,APhA)가 인증하는 전문약사 자격시험(BPS, Board of Pharmacy Specialties)에 합격한 것이다.
 
환자를 위한 조제업무 시스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약사가 제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서정남 약사를 메디파나뉴스가 만났다.
 
미국에서도 올해 처음 시행된 무균조제 전문약사 제도가 시행됐다. 무균조제 전문약사들은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는지 궁금하다.
 
서정남 약사(이하 서) : 무균조제 전문약사는 실무적인 성격이 강하다. 약은 약 자체로서 독성을 지니고 있기에 취급하는 약사들로부터 차단되어야 하며, 함부로 혼합되어서도 안되기에 이를 위한 각종 설비와 절차가 필요하다.
 
즉, 무균조제를 하기 위해서는 적정환경을 갖춰야 하는데 환경을 갖추는 것 뿐만 아니라 보호장비, 절차, 작업환경 등에 대한 인지도 충분히 해야한다. 무균조제 전문약사는 이러한 내용들을 모두 인지하고 있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2016년 미국 종양약료 전문약사와 한국 종양약료 전문약사 자격을 대구·경북 지역에서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미국 무균조제 전문약사 자격증에 도전한 이유가 무엇인가.
 
: 종양약료 전문약사 분야는 이론적인 측면이, 무균조제 전문약사 분야는 실무에 관한 내용이다. 두개 자격증을 모두 취득해야 이론과 실무 모두를 갖출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 전문약사 자격증이 있다보니 미국에서 개최되는 학회에 참석했다가 최신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인 USP 797과 800을 기준을 갖춘 현지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이런 시설에서 조제된 약을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복용약제는 바로 흡수가 되지는 않지만, 주사제는 환자 혈관에 직접 투여되는 약제다보니 조제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설을 보기만 해서는 어떤 조건과 절차를 갖추어야 하는지 알 수 없기에 공부해야겠단 생각이 들던 차에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이 증축을 준비하면서 조제실도 새롭게 구성할 기회가 생겼다.
 
무균조제는 시설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선 약사들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무균조제실을 갖추는 과정에는 시설 전문가들이 참여하지만, 실제 조제업무를 수행하는 약사들이 목소리를 내야 제대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일반 무균조제실과 항암조제시설은 설치 위치, 음압조절, 벽 재질 등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하며 이러한 조건을 갖추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병원 입장에서도 합당한 이유가 제시되어야 의견을 수용,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여러가지 상황이 맞물리다보니 무균조제 전문약사를 취득해야겠다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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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사들은 항상 인력부족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험준비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
 
: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서도 조제팀이 하루 300건 이상의 무균조제를 수행한다. 한달에 주말 당직을 6번 하고 나면 근무시간 외 개인시간은 한달 기준 3일 정도다. 그 시간에 공부를 하고 시험준비를 하려다보니 많이 지쳤다.
 
다른 보건의료직역도 그렇지만 월급만 받자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없다.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기에 보상이 없음에도 따로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취득한다. 그렇지만 약사들이 더욱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전문약사 법제화와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꼭 있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무균조제라는 실무를 수행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를 해왔기에 시험공부가 아주 어렵지만은 않았다. 이론부분인 종양약료 전문약사 자격증이 있어 더욱 도움이 된 측면도 있다. 공부자체보다는 시험을 볼 때 컴퓨터를 사용해야 했는데 그게 더 어렵더라.
 
사실 이번에는 무균조제 전문약사 시험이 어떤 시험인지 한번 봐보기나 하자는 마음을 갖고 내년 합격을 목표로 시험을 준비했었다. 시험과는 무관하게 제대로 된 무균조제실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절차와 장비들이 제대로 된 게 맞는지 궁금했던게 합격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처럼 USP 797과 800을 갖춘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 무균조제는 시설이 중요하다 하셨는데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무균조제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해도 도움이 안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도 USP 797과 800을 갖춘 의료기관은 드물다. 병원마다 사정이 다른데 장비를 무작정 바꿀 수는 없으며, 365일 가동되어야 하는 조제실에서 공사를 진행할 수도 없다.
 
미국의 시스템이 지향점이지도 않다. 다만 병원약사라면 지향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래를 위한 변화의 시점을 맞이했을 때 약사가 지향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원하는 시설, 필요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약사가 알아야 한다.
 
'국내 1호' 무균조제 전문약사 자격 취득자다. 향후 국내 전문약사 분과 신설을 추진할 계획은 없으신가.
 
: 일반 병원약사이기에 주도적으로 움직이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다만 우리나라 병원들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지식을 공유하고 싶다.
 
주사제 조제를 담당하는 병원약사의 수가 워낙 적다보니 분과위원회를 위해 모이면 서로의 사정을 묻고 궁금한 것을 해소하느라 늘 바쁘다.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하는 욕구가 엄청난게 약사들이기에  무균조제 전문약사 취득은 현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무균조제 전문약사 자격증은 향후 한국 병원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준비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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