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성과 이익단체 혼재한 의협, 기능분화 필요 시점"

[인터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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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전국의사총궐기를 통해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 알리기에 나섰지만 등돌린 국민.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해 면허제도 확립을 외치지만 직역이기주의로 보이는 행보, 총파업을 통해 의료계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지만 싸늘한 여론.

급기야 2019년 12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집행부의 미진한 대응을 질타하기 위한 임시대의원 총회까지.

의사단체가 의견을 피력하면 외부에서는 공공성을 외면한다고 질타받고,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 내부에서 의사들의 권익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데 이것은 바로 시스템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 만난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사진>은 향후 의사단체의 기능 분화를 통해 효과적인 대응을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소장은 "의협이 법정단체로 의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지만, 사회에서는 공익적 성격의 활동을 요구받고 있다"며 "여기에서 오는 괴리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의협은 분명히 전문직 단체로 보수교육과 의료감정을 하는 등 일부 면허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돌아보면 의사들의 이익을 극대화 한 적은 없다"고 돌아봤다.

퀘백 등 북미대륙의 의사단체를 살펴보면 회원의 이익과 공공의 기능을 다루는 단체를 각각 설립해 활동한다. 또한, 프랑스의 경우, 의사들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출현했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다가 20세기 초에는 의사 이익단체가 200개에 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동아시아 문화권의 대다수 나라에서는 이 두 가지 기능이 혼재한 하나의 의사단체가 구성된 상황.

안 소장은 "여러가지 성격이 혼재한 상태로 한 단체가 운영되면 굉장히 많은 짐을 맡아야 한다. 이익단체와 공공단체로 분류된 나라의 경우, 면허관리기구 역시도 잘 구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의사단체도 각각 분화되어 단체 특성을 좀 더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최대집 집행부에서 만지작거리던 '의사 총파업' 카드 역시도 의사단체가 기능분화가 되어있지 않아 시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안 소장의 의견이다.

안 소장은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언론은 '전대미문' 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의사파업 자체를 부도덕하다고 몰아갔다. 그 당시 독재개발 논리로 정부가 추진하는 걸 반대하는 것은 다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파업은 노동권 중 하나로 의사단체에서 분명히 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이다"고 술회했다.

결국 사회에서는 의사단체는 공익단체로 인지되는 상황이니, 의사들이 이권을 이야기하면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영국, 독일 등 의사 파업이 진행된 국가 중 이익과 공익의 기능을 둘 다 가지고 있는 의사단체는 많지 않다.

구체적으로 독일의 경우, 면허기구인 독일연방의사회와 상공회의소 개념인 독일의사회가 양분되어 있다. 이 기구는 각각의 역할이 면허관리와 사회활동 등으로 나눠어져 다른 역할을 한다.

또한 독일은 외래의사연합체 하나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두 개 이익단체를 가지고 있다.

안 소장은 "연구소에서 다른 나라 이익단체에 관한 연구를 해보니, 우리 스스로가 힘을 약하게 하는 구조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강한 구조로 바꿀지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기능별 분화 고민해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의협 산하에는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등 지역과 직역을 대표하는 단체가 각각 있다. 그러나 해당 단체들은 산하단체이기에 결국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보다 공신력 있는 독립단체 등으로 서서히 기능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소장은 "과거 의학교육평가원도 산하단체로 있다가 독립해 여전히 의협과 관계를 유지하며 빨리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명확한 정체성을 가진 단체 설립 이후 분화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 소장은 의사들의 자율징계권과 면허관리기구 설립을 위해 2020년에도 입법 노력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안 소장은 "남은 임기 동안 희망사항은 국회에서 '면허관리기구' 설립을 골자로 하는 법안 발의를 하는 것이다. 비록 아직은 시기상조로 안될 것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입법 그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반응을 보면 의사들의 면허관리기구 설립은 국회의원들의 우선순위에서 낮은 수준일 것이다. 지속적인 입법을 통해 이런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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