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절반가량 '설명의무 분쟁'‥환자 '자기결정권' 고려

예상되는 악결과 모두 설명했다는 근거 남겨야‥예외 아닐 경우 본인에게 직접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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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분쟁 사건의 절반가량이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분쟁으로 나타난 가운데, 의료기관 종사자의 설명의무 준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의료법 제24조의 2를 통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 시 환자에게 설명하고 서면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시 의료계는 신체에 직접적 침습을 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의료행위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반발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설명의무 관련 분쟁이 증가하고, 의료기관의 배상으로 그 조정이 마무리되는 사례가 늘면서, 환자 입장에서 신체와 생명에 직결되는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을 고려해 설명의무 분쟁을 예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이 '의료사고예방 소식지 MAP(Medical Accident Prevention)' 12호를 통해 공개한 '설명의무 관련 의료분쟁 조정·중재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감정 완료된 4,405개의 사건 중 설명의무 분쟁사건은 2,102건으로, 전체 조정신청 사건 중 절반가량인 47.7%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분석한 결과,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26.0%로 가장 많았으며, 의료유형 단계 중 '수술 및 시술' 관련 사건이 81.5%로 침습적 의료행위 관련 설명의무가 분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명의무 분쟁사건의 조정·중재 결과, '조정합의'가 1,175건(55.9%), '조정성립'이 191건(9.1%)으로 조정성립율은 88.6%였으며,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위자료 배상액은 500만 원 미만이 54.8%(109건)으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3천만 원 이상은 3%(6건)이었다.

중재원은 몇 가지 주요 사례를 통해 설명의무와 관련해 의료진들의 주의를 요청했다.

환자 A씨는 정형외과에서 우측 발목관절 통증, 부종으로 내원하여 병원 권유로 족관절 고정 골유합술을 받았으나, 이후 통증이 지속되고, 우측 발목관절의 완전 강직이 발생하는 등 악결과가 발생했다.

중재원은 병원 측이 적절한 수술 방법을 택해 실시했음에도, 수술 후 악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다는 증가가 없었다며, 의료기관 측이 환자에게 4백만 원을 배상하도록 하는 선에서 조정을 마무리했다.

중재원은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구체적 내용과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이나 후유증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대립되는 상황인 바, 이러한 경우 의사가 충분한 설명의 시행 여부를 증명하여야 하는데, 의무기록(수술, 마취 동의서)을 작성할 때 이러한 부분이 증명되었다고 할 정도로 이르도록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B씨의 경우 성인으로서 판단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수술·마취·검사 요청서와 설명내용의 각 서면에 환자 본인이 아닌 아버지가 서명한 것으로 되어 있고, 쟁점이 된 마취 및 수술의 부작용과 재수술 가능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됐다.

▲긴급한 경우 ▲의식이 없거나 불완전한 경우 ▲미성년자인 경우 등 예외사항이 아닌 경우 친족의 승낙으로써 환자의 승낙에 갈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긋난다. 결국 해당 의료기관은 B씨에게 800만 원을 배상했다.

환자 C씨는 담낭제거술 후 고열로 의식불명이 되어 전원 후 사망한 환자로, 의학적으로 특별히 주의가 부족했거나 과실을 발견하기 어려운 케이스였고, 수술 전 수술의 목적과 필요성,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 이뤄졌음에도 의료기관이 유족 측에 400만 원을 배상했다.

이유는 해당 사건의 수술동의서에는 담낭절제술의 일반적인 합병증 등에 대하여는 기술되어 있으나 사망 가능성에 대한 기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백경희 교수는 "의사의 의료행위에 관한 설명이 불충분하여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잘못 행사했을 경우 이는 의료분쟁의 시발점이 될 수 있고, 실제 의료사고에서도 의사의 설명의무를 다투는 사안의 수가 적지 않다"며, "의사의 충분한 설명의무 이행은 침습적 의료행위가 형사 처벌이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근거이기도 하며, 동시에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와의 의료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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