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특수성 인정‥급성 호흡곤란 환자 처치 응급의 '무죄'

위급한 환자에 대해 영상의학적 검사 없이 응급처치 시행해 환자 사망
처음 대면한 위급 환자에 최선의 처치한 의료진‥法 "과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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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급성 호흡곤란 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에 대해 영상의학적 검사 없이 응급처치를 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응급실에서 위급한 환자를 처음 대면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영상의학적 검사 보다는 응급처치를 우선한 것을 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6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와 B씨에 대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에 대해서 무죄, 범죄 사실을 인정한 당시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였던 전공의 B씨에 대해서는 항소를 기각해 유죄를 인정했다.

C대학병원 응급실에 근무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와 당시 전공의였던 B씨는 지난 2014년 급성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산소 및 약물을 공급하고 환자 상태를 감시했다.

이후 호흡곤란이 악화되자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는 기관삽관을 시도했으나, 목의 부종 탓에 실패하고 뒤늦게 목 주위를 직접 절개해 산소를 공급하게 하는 윤상갑상막절개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사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피해자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결국 7개월여 뒤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이들이 피해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확인했더라면 목 후두의 부종이 매우 심한 상태여서 기도폐쇄를 야기할 수 있는 급성 후두개염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영상의학적 검사를 수행하지 않아 잘못된 응급처치를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는 의료진들의 과실을 인정,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와 B씨에게 각각 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면서 대한응급의학회는 성명을 통해 응급실 내 특수 환경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응급의학과라는 현실적 조건 하에서 분업화된 진료체계 내에서 피고인의 과실을 판단하는 주의기준에 대해 오해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응급 환자에게 응급의학과 의사가 적절하게 시행한 응급처치는 정확한 진단명을 확진하기 위한 영상의학적 검사 결과 확인보다 우선시된다"며 "환자에게 종국적으로 발생한 사망이 응급의학과 의사가 초기 영상의학적 검사 결과 확인 유무와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민사적 손해 보상이 완료된 이후에 형사적 책임을 묻는다면 앞으로 응급의학과 의사를 포함한 모든 응급의료종사자들은 방어 진료, 과잉 진료 그리고 진료 회피를 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2심 재판부는 급성 호흡곤란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하여 처음 피해자를 대면해 진료했을 당시 이미 피해자의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줄어들어 당장 기도유지가 필요한 위급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해, A씨가 정확한 진단을 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기관삽관을 결정해 시행한 것을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같은 급성환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기관삽관을 시도하는 것이 제일 앞선 응급처치인 이상, A씨가 기관삽관 전에 의무기록이나 엑스레이를 확인하지 않고 기관삽관을 우선 시행한 것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나아가 "A씨는 피해자를 처음 대면해 진료한 시점으로부터 13분 내에 기관삽관을 성공해 피해자에게 산소가 공급되게 했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와 같은 진료과정이 당시 의료수준에 미달하거나 의사에 요구되는 일반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레지던트 3년차였던 B씨에 대해서는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그의 과실이 중대하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 점,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의 양형조건을 고려해 항소를 기각했다.

무죄 선고를 받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는 "해당 사건으로 너무나 힘들었다. 응급의학과의 현실이 아직까지 쉽지 않다. 나뿐만 아니라 응급의학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개인적인 부분을 떠나 우리 학회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려는 분들을 위해 해당 사건이 올바르게 판단돼길 바랐는데, 이런 결정이 내려져 너무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간 해당 사건의 올바른 판결을 위해 약 1,000여 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탄원서를 받는 등 노력을 기울인 응급의학회 역시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대외협력이사는 "이번 판결에 진심으로 감사들인다"며, "법원이 응급의료의 어려운 현실을 일정 부분 고려하고 인정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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