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침 쇼크 손해배상 선고‥도움 준 가정의학과 "책임 없다"

시술 한의사 유족에 약 4억 원 배상‥선의로 응급의료 행위한 의사는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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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경기도 부천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고 쇼크로 사망한 피해자 유족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해자를 도운 가정의학과 의사에게는 배상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직접 봉침시술을 한 한의사에게는 주의의무 위반의 책임을 물어 유족들에게 4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9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봉침 쇼크 사건의 피해자 A씨의 유족이 봉침을 시술한 한의사 B씨와 쇼크에 빠진 A씨의 응급 처치를 도운 가정의학과 의사 C씨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C씨의 소는 기각하고, 한의사 B씨에게만 손해를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한의사 B씨는 A씨의 남편에게 약 2억 원을, A씨의 부모에게 약 1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사건은 지난 2018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30대인 A씨는 허리 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찾았다가, 한의사 B씨의 권유로 봉침을 맞고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반응을 일으켰다.

이후 B씨는 119 구급대를 불렀으나, A씨의 상태가 나빠지자 같은 층에 있는 가정의학과의사 C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C씨는 119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으나, A씨는 끝내 사망했다.

이후 A씨의 유족은 봉침을 놓은 B 한의사와 응급처치를 도왔던 가정의학과 C씨에게 9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C씨가 응급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유족이 응급 상황에서 선의를 갖고 응급 처치에 나선 가정의학과 의사 C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데 반발했다.

국내에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 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을 통해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를 제공한 사람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의료계는 해당 사건으로 근무 외 의무가 없는 응급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적극적인 응급의료 행위를 꺼리게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법조계에서도 '착한 사마리아인 법(Good Samaritan Law)'의 의미를 담아 도입된 해당 법에 따라, 근무 중이 아닌 의료인 가정의학과 의사 C씨가 '대가(代價)'를 바라지 않고, '호의(好意)'로 응급의료 행위를 했다면 면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특히 국내에서 '착한 사마리아인 법'과 관련한 판결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향후 관련 사건의 주요한 판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판결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

결국 재판부가 응급상황에서 의료인으로서 책무를 다하려했던 가정의학과 C씨에게는 A씨의 사망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소송이 진행된 것 자체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면서도, 해당 소송으로 선의를 가진 의료인의 행위가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대변인은 "선의의 행위에 대해서 소송으로 갔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현실을, 각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선의의 의료행위를 꺼리게 하는 사례를 만들 수 있는 소송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올바른 의료제도를 위해서 의료인, 법조인, 국민 모두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의사회 전성훈 법제이사(법무법인 한별)은 "합당한 결론이라고 본다. 한의사는 진료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의무에  따른 과실 책임을 물은 것이고, 의사는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계약에 따른 의무가 아닌 호의로 도와준 것"이라며, "의사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도 다퉜을 가능성이 있지만, 설령 과실이 있더라도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지는 않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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