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난치성 뇌전증`에 새 희망‥'브리비액트'에 거는 기대

기존 치료제로도 효과없던 난치성 환자에 신약 요구도 높아‥효과와 안전성 둘 다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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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뇌전증 치료제는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효과가 따르는 대신 부작용이 심했던 1세대를 넘어, 부작용을 현저히 개선한 2세대, 더 나아가 약물 난치성 환자를 타깃으로 한 3세대가 현 뇌전증 치료제의 역사다.
 
최근 뇌전증 치료는 2가지 이상 약물 치료에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환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적절한 약제를 선택해도 발작 관해에 이르지 못하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뇌손상, 인지 기능 저하, 심장 이상 등 치명적인 합병증과 급작스러운 사망 위험까지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빈번한 발작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장애가 있고, 여러 항경련제를 복합해 복용함으로써 비용도 많이 들고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일어나기 쉽다.
 
안타깝게도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는 새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다. 재발이 잦은 질환의 특성상 환자의 삶의 질 증진과 증상 개선을 위해 신규 치료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라세탐 계열의 3세대 치료제 `브리비액트(브리바라세탐)`가 우리나라에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브리비액트는 임상에서 5가지 약물에 노출된 환자에서도 효과를 나타내 더 기대를 받고 있다.
 

메디파나뉴스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사진>를 만나 약물 난치성 뇌전증 치료에서의 미충족 수요와, 브리바라세탐으로 예상할 수 있는 긍정적 치료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 뇌전증의 기본 '약물치료'‥난치성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신약'
 
 
뇌전증은 다양한 원인과 복합적인 발병으로 인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두 번 이상의 뇌전증 발작이 특별한 유발요인 없이 나타날 때부터 약물치료가 시작되며, 첫 발작일지라도 ▲뇌파에서 뚜렷한 초점성 발작파가 관찰되거나 ▲뇌에 구조적 이상이 있거나 ▲신경학적 검사상 이상이 있거나 ▲뇌전증발작의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력상 뇌감염이나 의식소실을 동반한 외상이 있었거나 ▲현재 활동성의 뇌감염을 앓고 있거나 ▲처음발작이 뇌전증중첩증(30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거나 중간에 의식회복 없이 발작이 연달 아 나타날 경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시작된다.
 
항경련제의 1차 선택은 뇌전증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며, 환자의 나이, 동반된 질환, 다른 항경련제와의 약물상호작용, 복용중인 다른 약물과의 약물상호작용 등의 요인이 고려된다.
 
보통 초기 치료는 한가지의 항경련제로 시작해 약물에 따라 소량부터 복용해 점차 증량하며, 치료 반응에 따라 적절한 복용량을 결정하게 된다.
 
최대 용량까지 증량해 복용해도 만족스럽게 조절되지 않는 경우, 작용기전이 다른 항경 련제를 병용하거나 다른 항경련제로 교체한다.
 
뇌전증 환자의 70% 정도는 항경련제로 조절이 가능 하다. 그러나 나머지 30% 정도의 환자에서는 충분한 기간 동안 약제를 복용하더라도 조절 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으로 분류된다. 
 
특히 난치성 환자들은 환자들은 급작스럽게 사망(sudden unexpected death in epilepsy, SUDEP)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속되는 발작으로 뇌손상, 인지기능 저하, 심장 이상 등의 심 각한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다.
 
수술치료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 모두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뇌전증 유발 원인이 뇌의 한 부분에 국한될 때 수술이 도움이 된다. 뇌전증을 일으키는 뇌의 부분이 너무 광범위하거나 여러 곳에 퍼져 있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로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Q. 뇌전증이라는 단어가 정착되기까지 의료진들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서대원 교수 = 한국에서 흔히 '간질(癇疾)'이라고 불러왔다. 그리고 이를 뇌전증으로 명칭을 바꾼 것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이다.
 
이전부터 간질이라라는 질환명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겨있었다. 또 미디어에서는 뇌전증의 특이한 면, 그러니까 입에서 거품이 나오거나, 쓰러저 몸을 심하게 떠는 경련 모습을 보여줬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했다. 사실 뇌전증의 발작은 환자 개인만 느낄 정도의 특이한 느낌이나, 미묘한 움직임 등 매우 다양하다. 방송에서는 이 세부적인 것을 표현하기 어려워 매우 극단적인 모습만 다뤄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다보니 외국에서도 환자가 'epilepsy'라고 밝혔을 때 실제와 다르게 전신 경련 모습을 보이는 대발작의 모습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질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명칭을 공모했고 '뇌에 전기적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의미로 `뇌전증`이 만들어졌다. 이는 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앤 사례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Q. 뇌전증은 기본적으로 약물치료가 이뤄진다고 알고 있다. 효과는 좋은 편인가?
 
서대원 교수 = 뇌전증 관리에는 생활관리, 약물치료와 비약물적 치료(수술, 시술 등)가 있는데, 거의 모든 환자들은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뇌전증에서는 약물치료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 방향이다. 그리고 환자의 60-70%는 약으로 조절이 되며, 2-3년간 약물 복용 후 추가적인 발작이 없을 때는 약물을 중단한다.
 
Q. 뇌전증 약물치료는 단계적 치료(Step therapy)라고 한다. 처음 약물을 1개로 시작해 병용하는 방식인가?
 
서대원 교수 = 그렇다. 단일 약제로 시작해 발작이 조절되지 않으면 약제를 추가해서 병용요법으로 간다. 이것이 바로 단계적 치료(Step therapy)의 개념이다.
 
우선 뇌전증 치료는 진단이 명확하게 된 것을 전제로 한다. 첫 번째 발작이었는지, 아니면 환자가 몰랐던 발작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첫 발작이었다고 한다면 다음 발작이 발생할 가능성이 60% 이상 되는지, 발작이 특정 뇌전증 증후군의 첫 발작이었는지, 두 번 이상 발생한 뇌전증 발작인지 확인을 한다. 이 세 가지 카테고리에 해당이 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고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약제의 선택은 환자의 나이, 성별, 경제적인 상황, 발작의 특성과 더불어 약제의 제형, 복용방법, 약동학적, 약력학적 면을 고려한다.
 
그리고 연구 측면의 근거의학으로, 지침서, 전문가 의견, 메타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차 약제를 선택한다. 여기서 1차 약물치료는 대부분 단일요법이다.
 
그런 다음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두 번째 약제를 추가해 병용하거나, 기존의 약제를 바꿔 이차적인 단일요법을 시행한다.
 
그래도 발작이 조절이 안된다면 또 다른 약을 세 번째로 추가하거나 일차병용요법의 효과 없는 약제를 다른 약제로 대체하거나, 이차 단일요법에 새로운 약제를 추가한다.
 
◆ `브리비액트`, 의미있는 임상데이터‥난치성 환자들에게 '혜택' 기대
 
 
뇌전증 1세대 치료제로는 ▲비가바트린 ▲클로바잠 ▲에토숙시미드 ▲밸프로에이트 ▲카바마제핀 ▲페노바비탈 ▲페니토인 등이 있다.
 
2세대에는 ▲라모트리진 ▲레비티라세탐 ▲가바펜틴 ▲옥스카바제핀 ▲조니사미드 ▲토피라메이트 ▲비가바트린 등이 보고된다.
 
최근에서야 등장한 3세대에는 ▲브리바라세탐 ▲에스리카바제핀 ▲에조가빈 ▲ 라코사미드 ▲페람파넬 ▲프레가발린 ▲루피나미드 ▲세노바메이트 등이 개발됐다.
 
여기서 주목되는 약은 유씨비제약의 `브리비액트(브리바라세탐)`다. 브리비액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6세 이상의 뇌전증 환자에서 2차성 전신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 발작치료의 부가요법으로 2019년 3 월 허가받았다.
 
브리비액트는 라세탐 계열의 3세대 뇌전증 치료제로, 뇌의 신경 전달과 관련된 뇌내 시냅스 소포 단백질 2A(SV2A)에 작용해 항경련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이다.
 
브리비액트는 SV2A에 고도의 선택적 친화성을 나타내는 약물로, 높은 흡수력과 생체이용률을 보인다. 브리비액트는 이런 선택적 작용 기전과 특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연구를 통해 성인 뇌전증 환자에서 효과적인 발작 증상 조절 효능과 내약성 프로파일을 확보했다.
 
브리비액트는 기존 뇌전증 치료제와 달리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적정 용량을 찾기 위해 용량을 늘리거나 줄여나가는 적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며, 첫 투여부터 정해진 치료용량 대로 투여 가능하다. 브리비액트는 경구용 정제와 액제 형태로 4가지 용량으로 환자에 맞춰 사용가능하다.
 
무엇보다 브리비액트의 임상연구는 의사들로 하여금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1~2가지 약제로 발작 조절이 어려운 성인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브리비액트 50, 100, 200mg/day를 적정성 없이 투여해 부분발작 치료 관련 유효성 및 안전성을 탐색한 주요 임상 3상이 N01252, N01253, N01358 등 3가지나 존재하기 떄문이다.
 
N01252 연구는 서유럽/동유럽, 아시아 내 성인 뇌전증 환자가 대상이었으며,  N01253 연구는 북미/라틴 아메리카, 호주 내 뇌전증 환자가 포함됐다. N01358 연구는 유럽, 북미/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의 환자들이 환자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브리비액트는 인종, 지역, 국가에 상관없이 일관적인 효과를 보임을 보여줬다.
 
브리비액트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고자 진행한 주요 연구들의 통합분석 결과, 브리비액트 50mg, 100mg, 200mg 투여군의 28일간 부분발작 감소율은 각각 19.5%, 24.4%, 24%으로 우수한 발작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부분발작이 최소 50% 이상 감소된 환자 비율은 위약군이 20.3%를 기록한 데 반해, 브리비액트군이 각각 34.2%, 39.5%, 37.8%의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확인했다.
 
베이스라인 대비 부분발작 횟수 감소율 또한 위약 대비 브리비액트 50, 100, 200mg 군 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발작이 없는 비율은 위약군이 0.5%(2/418)을 나타 낸 반면, 브리비액트군은 브리비액트 50~200mg 를 투여 받은 742명 중 31명(4.2%)이 이를 달성했다. 내약성 역시 모든 용량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Q. 뇌전증 치료 약물은 현재 세대가 나뉘고 있다. 또 그만큼 계열이 다양해졌다. 세대별 약제를 비교해보자면 어떠했는가.
 
서대원 교수 = 뇌전증은 뇌에 발생하는 흔한 신경계 질환 중 하나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뇌졸중, 치매에 이어 3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3대 뇌질환이다.
 
게다가 다른 신경계질환에 비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초기 약제들은 한국 전쟁 시대 때부터 사용됐던 치료제들이다. 페니토인, 페노바비탈, 페니토인+페노바비탈 복합제인 디피정이 있었다. 이러한 약제 덕분에 길에 쓰러져 발작하는 상황들을 줄일 수 있었다.
 
1970년대 이후 뇌전증에 대한 기전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카르바마제핀, 발프로에이트, 벤조디아제핀 등의 약제들이 등장했다. 이러한 1세대 약들의 특성은 효과는 있었지만 부작용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페니토인을 복용했던 환자들의 경우 눈썹이 진해지거나, 피부에 여드름이 심해지거나 잇몸이 심하게 부으면서 안면이 변형되는 경우가 많았다. 페노바비탈을 복용한 어린 환자들의 경우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지능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이런 1세대 항뇌전증제의 문제점을 개선한 약들이 1980년대 이후에 10개 정도 나왔다. 이러한 약제를 제 2세대 약제로 불린다.
 
이 중에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약제도 있고, 뇌전증 효과보다는 통증 효과가 강력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약제도 있지만, 대부분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초기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갈수록 새로이 개발되는 약들의 특성은 부작용이 적고, 사용이 편하다는 측면이 있다.
 
Q. 3세대 약물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서대원 교수 = 1세대 약물의 부작용을 줄여 2세대 약제가 등장했다.
 
3세대 약제는 기존의 약제들의 약물대사, 반감기 등의 약동학적인 측면이 개선되거나, 뇌전증 증후군 중의 희귀질환군 같이 특정 대상층을 목표(target)로 한다. 또 약물의 작용기전이 새롭거나 개선한 약력학적인 측면을 증가시켜 효과를 증대시키는 약물들도 있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흥분에 의해 발생되는데, 과거에는 뇌신경세포의 신경전달물질이나 이온 통로 정도에서만 확인이 됐다. 반면 최근에는 시냅스의 소포를 통한 전달물질의 분비, 수용체 그리고 다양한 흥분, 억제 방식에 대한 내용이 밝혀졌다.
 
뇌전증 기전을 좀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면서 3세대의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 개발된 셈이다. 이를 통해 약물 난치성 환자들에게도 하나의 희망이 생기게 됐다.
 
뇌전증 치료제는 앞으로도 계속 많이 개발될 예정이며, 신경계질환 치료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Q. `브리바라세탐`은 3세대 계열 치료제인데, 어떤 환자에게 도움이 될까?
 
서대원 교수 = 브리바라세탐은 약력학적으로 시냅스 전달을 더욱 강력히 조절한다. 기전적으로 뇌 내 신경전달물질인 시냅스 소포 당단백질 2A(SV2A)에 작용하는데, 비교적 새로운 약이라 할 수 있는 레비티라세탐 보다 시냅스 소포 당단백질 2A에 대한 작용이 10배 이상 증폭됐다.
 
약의 효과 측면에서도 강력한 면을 보여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환자군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임상시험 결과를 보자면 브리바라세탐은 데이터가 굉장히 잘 나왔다.
 
기존 약들은 임상시험 대상군이 대개 몇 주 동안 1~2제 또는 2~3제 정도에서 효과가 없어 한 두 번의 발작이 있는 환자군이다.
 
그런데 브리바라세탐 임상에는 5제 이상의 약제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 혹은 주단위로 많은 발작을 보이는 매우 강한 환자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브리바라세탐은 난치성 뇌전증과 같이 다른 약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차세대 약제다.
 
Q. 3세대 약물인 빔팻과 비교하자면, 브리비액트는 어떤 점이 다른가?
 
서대원 교수 = 빔팻은 라코사마이드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이다. 브리바라세탐과는 약물의 작용 기전 자체가 다르다.
 
라코사마이드는 소듐 통로 차단제인데, 신경세포의 과흥분을 억제하기 위해 소듐 채널을 초 단위의 속도로 느리게 불활성화(slow inactivation)한다.
 
아직까지도 라코사마이드는 임상 현장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브리바라세탐과 기전적으로 달라 동등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난치성 환자에서 첫 번째 약제가 소듐 통로 차단제 계통의 약이었다면 거기에서는 유사한 계열의 라코사마이드 같은 약물이 아니라 브리바라세탐과 같은 다른 기전의 3세대 약물이 선호될 수 있다.
 
임상시험 면에서도 라코사마이드는 국소발작에서 효과(efficacy)를 확인했고, 2차성 전신발작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브리바라세탐은 5제 이상의 약제에도 주 단위로 빈번한 발작을 보인 난치성 환자군에서 연구된 결과를 갖고 있다. 때문에 적용 대상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Q. 그렇다면 브리바라세탐도 병용하는 개념인가?
 
서대원 교수 = 단계적 치료(Step therapy)의 개념에서 2개의 약제를 '잘 선택해 적절하게' 썼음에도 효과가 없다면 난치성이라고 본다.

브리바라세탐은 5개 약제까지 썼던 환자가 많이 포함된 연구에서도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이 약물을 추가 하면 효과가 높을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약물에서 50-60% 정도가 효과를 봤다면, 나머지 40-50%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들에게서 약물을 2제에서 5제까지 추가한다면 발작이 조절되는 반응군이 10~15% 정도 밖에 늘지 않는다. 약제가 5개 이상 늘어나면 1~2% 정도 밖에는 효과가 없다. 대부분 현재의 항뇌전증 약제로는 치료가 잘 안되는 쪽으로 고착된다고 볼 수 있다.
 
브리바라세탐은 이런 약물저항성이 높은 절대적 난치성 뇌전증(absolute pharmaco resistance)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그리고 이 강력한 효능을 임상시험에서 증명했다.
 
따라서 브리바라세탐은 약물저항성 난치성 환자에서 병용요법으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Q. 임상결과를 확인할 때 흔히 직접비교임상이 가장 좋지 않나. 그렇지만 브리바라세탐은 위약 비교 실험이었다. 위약군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예상할 수 있을까?
 
서대원 교수 = RCT(randomized clinical trial, 무작위대조군연구) 중에서 비교 임상시험은 대개 위약이 아닌 대체약제(해당 적응증의 치료제)가 가장 좋다.
 
그러나 뇌전증 분야에서는 그런 임상이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까지의 허가 연구를 보면 그렇게 실험된 적이 없다.
 
뇌전증은 환자군이 매우 다양한 질환이며, 보이는 발작의 양상도 다양하다. 전신발작, 부분발작, 그리고 부분발작 중에서도 강직발작(tonic seizure), 무긴장 발작(atonic seizure), 감작발작(sensory seizure) 등 세부적으로 나뉠 수 있다.
 
발작이 발생하는 뇌의 부위에 따라 다양한 환자군이 있다. 그렇다보니 발작에 광범위하게 더 잘 듣는 약이 있고, 부분발작에 더 강력하게 잘 듣는 약이 있다. 또는 전두엽 뇌전증과 같이 경련발작(convulsive seizure)을 주로 일으키는 뇌전증에 잘 듣는 약이 있고, 측두엽 뇌전증과 같이 변연계 발작(limbic seizure)에 잘 듣는 약도 있다. 
 
이처럼 환자마다 뇌전증의 발생 기전이 다르고, 약제 마다 작용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약제 효과를 직접 비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약제의 효과(outcome) 측정에서 보자면, 모든 환자가 자신의 발작을 모두 인지할 수가 없다는 맹점이 있다.
 
환자가 수면 중 전신발작을 하고 낮에는 전조만 느낀다고 할 때, 이차적 전신발작에 효과적인 약은 효과 측정을 낮에만 하고, 수면발작은 환자가 자각하지 못해 측정하지 않게 되면 효과 평가에 편향(bias)이 들어갈 수 있다.
 
뇌전증 치료제 개발시 위약(플라시보)과 비교한 임상이 가치있다고 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Q. 3세대 약물을 사용하려면 먹어야 하는 약물도 많아지지 않나. 이때 약물 상호작용이나 부작용도 고려 대상일 것 같다. 브리바라세탐은 괜찮았는가?
 
서대원 교수 = 브리바라세탐과 비슷한 스펙트럼에 레비티라세탐이라는 약이 있다. 브리바라세탐으로 진행한 3개의 임상연구 보면, 레비티라세탐의 부작용 중에서도 행동(behavior)이나 감염(infection) 관련 부작용이 굉장히 줄었다.
 
레비티라세탐 사용 시, 상기도감염(URI, upper respiratory infection)이 생겨도 환자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들도 브리바라세탐은 연구에서 살폈고, 위약과 큰 차이가 없는 정도로 개선됐다.
 
1-2세대 항뇌전증약에서 보여지는 간독성이나 백혈구 감소, 스티븐존슨증후군 같은 피부발진, 장기 손상 등 심한 부작용들은 보여지지 않았다.
 
대부분 비교적 가벼운 졸림 증상이나 어지럼, 두통 정도였다. 첫 일주간 보인 부작용 발생 비율과 장기적 관찰에서 보인 비율은 유사했고, 용량과의 관련을 보였지만 강도는 약해 중단한 경우는 드물었다.
 
통상 레비티라세탐도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평가되는데, 그 약 대비 브리바라세탐은 부작용이 더 잘 잡혔다고 본다.
 
약물상호작용 면에서도 브리바라세탐은 레비티라세탐처럼 95% 이상 소변으로 배출된다. 1세대 항뇌전증 약물들은 간에서 대사돼 약물상호작용이 많은 편인데 브리바라세탐은 그런 부분에서 걱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Q. 임상데이터가 좋더라도 다국적제약사 치료제는 대부분 외국인 대상이다. 브리바라세탐이 아시아 환자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낼지 의문이다.
 
서대원 교수 = 브리바라세탐의 세 가지 임상연구 대상 국가를 봤을 때, 프랑스에서 나온 N01252 연구는 서유럽, 동유럽, 인도가 포함됐다. N01253은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인데, 북미, 남미, 호주가 포함돼 있다. 마지막 임상인 N01358 연구에서 아시아가 포함됐다.
 
브리바라세탐 임상에는 인종이 고르게 분포돼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도 대상이 됐다. 그러므로 균형감있는
연구를 거쳤다고 볼 수 있다.
 
Q. 치료제가 출시된 이후 중요한 것은 `급여`이다. 여태까지 기존 치료제들은 보험적용이 잘 적용됐는가?
 
서대원 교수 = 뇌전증 환자들은 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업, 취업, 결혼 등등 사회에서 배제 당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질병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어려움도 매우 크기 때문에 정책적 차원에서라도 지원했으면 한다. 이 환자들의 절실함이 고려돼 필요한 환자들에게 신약이 적절하게 제공되길 바란다.
 
기존 약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환자들의 경우, 새로운 약에 대한 소식을 듣고 왜 사용하지 못하는지 역으로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큰 아쉬움 중 하나다.
 
Q. 브리바라세탐을 써야 할 환자들이 국내에도 많은 편인가?
 
서대원 교수 = 우리 병원에서는 뇌전증 수술 전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많다.
 
브리베라세탐이 난치성 환자들에게서 좋은 결과를 보인 점을 고려한다면, 해당 약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국내에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어떤 약도 듣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도 위축됐던 뇌전증 환자들에게 브리바라세탐의 출시는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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