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요양급여비 착오 청구인데 50일 업무정지 法 "과도"

감경배제 대상 '속임수 사용'에 포함되지 않아‥복지부 '재량권 남용'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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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개원 초기 전산청구 프로그램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단순 착오청구를 한 의원에 업무정지 최고한도인 50일 처분을 내린 것은 과도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기관업무정지처분 취소 청구의 소에서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의원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의사 A씨는 조사 대상기간을 2014년 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그리고 2016년 1월부터 3월까지로 정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요양급여 부당청구 여부 등에 관한 현지조사를 받았다.

피고 복지부장관은 위 현지조사 결과를 기초로, '원고가 보험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부당하게 요양급여비용 합계 2천여만 원을 부담하게 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8년 50일간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업무정지처분 사유는 ▲비급여 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 ▲건강검진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 ▲진찰료 산정기준 위반청구 등이다.

원고 A씨는 비급여 대상 진료에 대한 이중청구 및 건강검진 후 이중청구 등이 개원 초기 전상청구 프로그램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단순 착오 청구라고 밝혔다.

전산 프로그램을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해 조작 과정에서 종전에 '비청구'로 설정한 묶음코드의 하부 항목이 '청구'로 변경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 어느 한 기관이라도 이중청구 사실을 A씨에게 알렸더라면 즉시 수정할 수 있었을 것인데, 양 기관이 1년에 한 번만 청구정보를 공유한 탓에 이중청구가 1년 동안 누적된 이후에야 해당 오류가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복지부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법령상 제재처분 기준의 최고한도인 50일의 업무정지를 명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6년 8월 2일 개정되기 이전의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70조 1항 [별표 5]에서는 업무정지 처분기준과 함께 그 감경처분 기준을 제시하면서, 구체적으로 '위반행위의 동기·목적·정도 및 위반횟수 등을 고려해 업무정지기간 또는 과징금 금액의 2분의 1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속임수를 사용하여 공단·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감경배제사유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장관은 처분의 업무정지기간을 최고 한도로 정하면서 ‘속임수를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재량에 의한 감경을 참작할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하여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감경배제사유로 '속임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비용 청구 원인이 되는 사실관계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서류를 거짓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지급받는다는 의미"라며, A씨의 경우를 '속임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론 원고에게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행위의 태양이나 경위에 비추어 이를 위 규정이 속하는 속임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러한 사정 및 이 사건 처분사유에서 문제된 금액이 원고의 부당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사유의 동기나 비난가능성 또한 처분과정에서 참작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지난 2017년 12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정 실무협의체'에서 착오 등의 부당청구에 대해 요양기관이 부당청구 여부를 자율 점검하고 부당이득을 반납하는 자율신고제 도입을 추진할 것이 논의된 것을 언급했다.

해당 실무협의체에서는 심평원이 요양기관에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의 가능성을 인지하여 해당 요양기관에 그 사실을 통보하면 요양기관이 자체 점검한 후 결과를 자율적으로 제출하는 자율점검 제도를 규정했고,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11월 1일부터 해당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비록 위 제도는 이 사건 처분사유 발생 이후 시행되어 이 사건에 적용되지는 아니하나, 위 제도의 목적이나 취지에 비춰보면 단순한 요양급여비용 청구 프로그램상의 착오로 인한 부당청구는 위 자율점검 제도를 적용할만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 위반의 동기 및 정도를 참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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