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공적마스크 공급 한 달, 약국가 "안정화 단계 접어들어"

1인 2매 제한·5부제 시행 영향 커… "재고 물량 나오며 공급량 탄력 운영 가능"
약국 현장 고려없어 혼란 자초 '오점'… 소분 포장 업무 부담부터 욕설·폭력 스트레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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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승부수인 '공적 마스크' 판매가 오늘(26일)로 꼭 한 달을 맞았다.
 
그간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준비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로 약국 등 현장의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마스크 5부제 도입 등 제도 보완을 통해 서서히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마스크 수급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나머지 준비가 채 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제도를 강행하려는 시도로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마스크 대란 속 공적 마스크 도입, 혼란→안정
 
약국가에 따르면 공적 마스크 도입 초기와 비교해 한 달 사이 마스크 판매가 수월해지면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시행 중인 마스크 5부제 판매로 국민들의 마스크 구매 시기를 제한하면서 혼란이 안정으로 변화됐다는 설명이다.
 
공적 마스크 공급 초기 약국당 100매를 5장씩 제한했고 중복 구매를 걸러낼 수 없으면서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푸념들이 나왔다.
 
그러다 1인당 마스크를 2매로 제한하고 심평원의 요양기관포털을 통해 마스크 중복구매를 걸러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여기에 마스크 5부제 도입으로 지정된 날짜에만 구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길게 늘어선 줄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5부제 도입 초반에는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혼선을 겪기도 했지만 점차 5부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민원 제기 횟수도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공적 마스크 공급 비율이 초기 50%에서 80%로 높아졌고 공적 판매처 역시 공영홈쇼핑 등을 제외하면서 약국을 중심으로 한 제도 운영을 추진했던 것도 안정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면서 일부 약국에서는 재고가 발생하는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약국간 양도양수를 허용하거나 지역별로 마스크 공급량에 차등을 두며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다.
 
여전히 약국을 찾아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제도 초기에 비하면 물량이 소진되는 시간이 길어졌고 앱이나 포털에서 약국별 재고를 확인할 수 있으면서 마스크 보유 여부를 묻는 문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종합병원 앞 문전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초반보다 전화도 줄고 약국에서 마스크 있냐는 문의도 줄어 마스크 부담이 확연이 줄었다"며 "토요일에 많은 물량이 배포되니 평일에는 수요가 줄어든 것 같다. 구입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없어진 것 같아 만족해 한다"고 전했다.
 
A약사는 "변화되는 상황은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5부제 시행이 제일 큰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어제도 재고가 남았는데 오늘 낮에 다 팔긴 했지만 재고가 나오는 것을 보니 조금은 안정화에 접어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의 B약사는 "1인 2매, 5부제 시행 이후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다는 공포감이 사라졌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며 "5부제와 2매 구매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는 다수 주민들은 해당 요일과 편한 시간에 찾아와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변화되면서 다음주부터는 약국별 공급량을 탄력 운영하려는 시도도 이어질 예정이다. 여유 재고가 발생하는 약국이 증가하면서 공급량 변경 신청을 통해 현재 공급량보다 축소하거나 확대해 공급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이와 관련 약사회 관계자는 "회원들의 헌신으로 공적 마스크 공급 상황이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여유 재고가 발생하는 약국이 증가함에 따라 판매되지 않은 누적 재고분은 유통업체를 통해 반품하고 공급량 신청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5일 진단업체 씨젠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적마스크 공급을 기존 1인당 2매에서 조만간 3매에서 4매까지 늘려갈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하며 기대감을 갖게 했다.
 
◆ 잦은 제도 변경 속 약국 업무 부담·피로감 가중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해도 공적 마스크 판매로 인해 약국의 피로감과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은 오점으로 남게 됐다.
 
공적 마스크 공급은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한 긴급수급조정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당일 생산량의 일정 부분을 공적 마스크로 돌려 지정된 판매처에서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급하게 추진된 제도는 곳곳에서 삐걱거리며 혼란을 자초했다.
 
 
공급량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었음에도 초반에 약국당 100매씩 공급해 5매씩 판매하며 20명 밖에 판매하지 못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마스크 대란 속 줄을 섰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의 항의는 약국 등 판매처가 감수해야 했다.
 
유통업체의 마스크 입고 시간이 약국별로 제각각이었던 것도 약국 업무 마비의 원인이 됐다. 마스크가 입고되기 전부터 마스크를 판매하는지 여부를 묻는 민원이 빗발쳤고 약사들은 같은 말을 수백번씩 해야 하는 곤혹을 겪었다.
 
1인 2매를 제한해 판매하기로 결정했지만 긴급 물량을 공급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 2매 소분 재포장이라는 변수도 불거졌다.
 
벌크 포장을 비롯해, 10매, 5매, 3매로 포장된 마스크가 입고되면서 약국에서는 마스크 판매 외에도 2매씩 소분하는 것이 일과가 됐다. 소분된 마스크에 대한 위생 문제를 제기하는 구매자들도 다수였고 이를 응대하는 것 역시 약사 몫이었다.
 
심평원의 중복구매확인시스템 역시 2~3차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일정 시간 동안 약국의 업무를 어렵게 만들었다. 당시 우체국에 대한 중복구매확인시스템 도입과 마스크알림앱 시행이 동시에 이뤄지며 서버 불안정이 예상됐던 상황이었지만 안일한 대응이 화를 자초했다.
 
또한 약국의 소분 작업이 애로사항으로 꼽히면서 약국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발표한 유통업체를 통한 2매 소분 공급도 준비 과정이 부족해 혼란을 겪었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은 사람들과의 마찰은 사회문제로 불거지기도 했다. 욕설부터 폭력, 심지어 낫을 들고 협박을 하는 사람들도 나타났고 경찰들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도 연출됐다.
 
이와 관련 C약사는 "제도 시행 과정이 그때그때 땜질을 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불안했었다"며 "제도가 도입되고 금방 바뀌고 하면서 약국에서는 너무 힘들고 피곤했다. 준비가 없었고 약국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제도였다는 것이 너무도 티가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약사는 "하루종일 마스크로 시작해 마스크로 끝나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적인 역할을 한다는 명분에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는 있지만 많은 시행착오로 인해 약사들이 받은 피로감은 크다. 앞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준비된 정책을 시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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