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성혈소판감소증` 환자 울리는 급여기준‥"가혹한 조건"

원하는 환자에게 TPO-RA 치료제 우선 권고한 해외 가이드라인과 심각한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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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치료 가이드라인'은 시시각각 변한다. 보다 나은 환자의 삶의 질, 그리고 생명 연장을 위해 치료 방법도 발전해야한다는 기조가 자리잡아 있기 때문이다.
 
`면역성혈소판감소증(ITP, Immune Thrombocytopenic Purpura)`의 치료도 마찬가지다.
 
ITP 치료 패러다임은 TPO-RA(Thrombopoietin Receptor Agonist)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그리고 TPO-RA 치료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치료 효과를 원하는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TPO-RA 치료가 심각한 부작용 없이, 증상 및 징후와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데 주목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TPO-RA 치료제의 접근성은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환자들은 이 급여 기준을 놓고, '가혹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5월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0145)에는 '면역성혈소판감소증(ITP) 치료신약에 대한 보험 급여 기준 완화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 ITP 치료의 미충족 수요, 효과의 지속과 부작용
 
면역성혈소판감소증은 몸 안의 면역체계가 혈소판을 공격해 혈소판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멍이나 출혈이 일어나기 쉽고 지혈이 어려우며, 심할 경우 뇌출혈과 위장관 출혈까지 발생할 수 있어 잠재적으로 심각한 희귀 혈액 질환이다.
 
ITP 환자들은 신체적 한계와 만성적인 피로로 인해, 다양한 측면에서 환자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기도 한다. 면역성혈소판감소증 환자들은 수면과 같은 일상생활, 경력 단절이나 우울증 등과 같은 사회적,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성혈소판감소증 치료는 증상 및 징후 뿐만 아니라 환자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스테로이드 처방이나 비장절제술, TPO-RA 치료제 처방 등이 이뤄진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기존 치료제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장기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면역성혈소판감소증의 환자에게 가장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치료 옵션으로 면역체계의 작용을 느리게 해, 혈소판 파괴를 억제하는 치료이다.
 
하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반응이 6~12개월까지 지속되는 환자는 최대 15% 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적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복용은 쿠싱증후군이나 당뇨, 골다공증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한 치료 옵션이다.
 
더불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절반 이상은 부작용을 매우 견디기 힘들어 하고, 3명 중 1명은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투여 용량을 감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치료 옵션상,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다음 치료는 '비장절제술'이 있다. 이는 혈소판이 파괴되는 장기인 비장을 제거함으로써 혈소판 수치의 감소를 막는 치료이다.
 
비장절제술은 수술 후 5년 동안 60~70% 정도 효과가 지속될 수 있으나, 패혈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예방접종 등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혈액을 걸러주고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를 영구적으로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껴 선호도가 낮은 편이다. 실제로 국내 비장절제술을 받는 환자는 단 3%에 불과하다.
 
◆ TPO-RA 치료제,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에게 이익
 

이처럼 일부 치료 옵션은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거나, 수술이라는 점 때문에 환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높인다. ITP 환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이 면역성혈소판감소증 치료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에 맞춰 최근 면역성혈소판감소증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변화가 있었다. 
 
미국혈액학회(ASH, The 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의 면역성혈소판감소증 치료 가이드라인은 치료 옵션의 발전과 환자들의 선택권 및 선호도를 고려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가이드라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가이드라인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보편적인 2차 치료법으로 비장절제술을 제시했으나, 변경된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 선택에 따라 2차 치료 옵션으로 TPO-RA 치료제를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환자들의 실제 선호도를 반영해 비장절제술을 원하지 않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치료 효과를 원하는 환자에서는 TPO-RA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에서 2차 치료 옵션으로 권장된 TPO-RA 치료제로는 노바티스의 `레볼레이드(엠트롬보팍 올라민, eltrombopag olamin)`가 대표적이다. 레볼레이드는 혈소판 파괴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생성을 촉진시켜 혈소판 수치를 상승시키는 기전의 치료제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달리 현재 국내 TPO-RA 치료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면역글로블린에 불응인 비장절제 환자 혹은 비장절제술이 의학적으로 금기인 환자에서만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만약 심리적 부담이 높은 비장절제술이 반드시 선행돼는 조건에 부합하는 환자더라도 '6개월'만 한시적으로 급여가 되는 상황.
 
이 때문에 국내 면역성혈소판감소증 환자들은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6주 미만으로 권장되는 1차 옵션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반복적으로 복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국내에서도 글로벌 가이드라인 변화를 반영해, TPO-RA 치료제 급여 조건 완화 등 면역성혈소판감소증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TPO-RA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사용하는데 타당한 근거는 이미 마련돼 있다.
 
노바티스가 약 8.8년간 진행한 레볼레이드의 EXTEND(Eltrombopag eXTENded Dosing) 임상연구에 의하면, 참여 환자의 86%(n=259/302)가 구제치료 없이 육체적인 활동에 필요한 적정한 수준의 혈소판 수치인 50,000/μL 이상을 달성했으며, 91%(n=276/302)가 혈소판 수치 30,000/μL 이상을 달성했다.
 
혈소판 수치 중앙값은 치료 시작 후 2주 시점에서 50,000/μL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해당 수치는 250주까지 유지됐다. 1년 시점에서 출혈 위험은 기저선 대비 57%에서 16%로 감소했다.
 
레볼레이드는 환자 하위군에 따라 효과의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모든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했다. 평가의 50% 시점에서 환자 하위그룹별로 혈소판 수치 50,000/μL 달성률을 확인한 결과, 비장절제술을 시행하지 않은 환자(67%, 126/187)가 비장절제술 시행 환자(51%, 59/115)보다 더 높았으며, 기저선에서 ITP 치료제 사용을 병행하지 않은 환자(65%, 130/201)가 병행한 환자(54%, 55/101)보다 더 높은 달성률을 보였다.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이전에 시행됐던 레볼레이드 연구와 일치했다. 대부분의 이상 반응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 지표 중 경미한 단계인 1, 2등급에 속했으며,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두통(28%) 및 비인두염(25%), 상부 호흡기 감염(23%)이었다.
 
국민 청원글에서는 환자는 "레볼레이드를 급여 처방 받기위해서는 효과가 불분명하고 큰 부작용을 줄 수있는 비장절제술을 하고 절제 효과가 없어야만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는 너무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급여 조건에 해당이 안돼 비급여로 레볼레이드를 복용할 경우 장기 복용을 해야하는 환자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이어져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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