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급여, 환자 위주로 변하고 있지만 소외받는 `피부암`

메르켈세포암과 같은 치명적 '희귀암'에 대한 관심 부족‥치료제 접근성 제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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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이 긍정적으로 급변했다.
 
지금까지 면역항암제는 흑색종, ALK 및 EGFR 돌연변이가 없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위암, 두경부암 등에 적응증을 획득했다. 기전의 특성상 앞으로 면역항암제가 얻을 적응증은 더욱 늘어날 것이 뻔하다.
 
그리고 면역항암제는 몇년간 환자들에게 처방되면서 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국내 항암제 급여환경도 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 역시 '문케어'라는 이름 아래 많은 환자들이 치료 접근성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외받는 암은 여전히 존재한다. '희귀 피부암' 부분이다.
 
그동안 피부암은 한국인이 잘 걸리지 않는 암이라고 인식돼 왔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 야외활동 및 오존층 변화로 자외선 노출 증가,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 향상 및 피부암 인지도 향상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발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피부암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국민이 2013년 5,062명에서 2018년 8,325명으로 5년 새 약 1.6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부암에는 국내 빈도수가 높은 기저세포암을 비롯해 피부 흑색종, 편평세포암 등 다양한 종류가 포함돼 있다. 그나마 흑색종은 치료제 개발과 급여 부분에서 어느정도 해결이 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메르켈세포암(mMCC)`과 같은 희귀 암종은 치료옵션 자체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메르켈세포암은 진피표피접합부(dermo-epidermal junction)에 위치한 메르켈(Merkel) 세포의 악성 변화로 생기는 신경내분비종양이다.
 
미국 기준 10만 명당 0.45명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유럽에서는 매년 2,500여명의 메르켈세포암 환자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미국국립보건원(NIH)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메르켈세포암 환자 중 5% 안팎이 전이성 메르켈세포암종을 진단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르켈세포암은 2cm 미만의 붉은색 또는 자주색의 빛깔을 띄는 융기된 모양의 피부병변으로 시작된다. 이 때문에 다른 암종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희귀암인 것도 모자라 진단이 어려운 이유다.
 
이 메르켈세포암은 예후가 좋지 않으며, 전이가 된 경우 환자(stage IV MCC)의 평균 생존기간은 6개월, 생존율은 11%라고 알려졌다.
 
메르켈세포암에서 아쉬웠던 것은 말 그대로 '치료옵션'이었다. 메르켈세포암은 수술적 절제가 표준치료이며, 국소 림프절 전이가 동반됐다면 수술적 절제 후 방사선 치료를 고려한다. 원격전이가 동반된 세포암이라면 전신치료, 완화 목적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전까지 전신치료는 세포독성항암요법에 의한 방법이 최선이었다. 일반적으로 백금 기반의 병용요법, 독소루비신 항암제, 토포테간 등을 병용하는 고전적인 방법에 그쳤다. 또 독성이 높다보니 환자들 자체가 치료를 어려워했고, 이들을 사용한 후 메르켈세포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에 대한 증거도 부족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식약처로부터 머크·화이자의 '바벤시오(아벨루맙)'가 성인의 전이성 메르켈세포암 단독요법에 시판 허가를 획득하면서 상황은 바뀌어갔다. 바벤시오는 국내에서 성인의 전이성 메르켈세포암 치료에 허가된 유일한 면역항암제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으로도 명확한 치료 이점을 보이지 못한 메르켈세포암에 바벤시오는 치료 개선 효과를 인정받아 국제가이드라인(NCCN)에서 'Category 2A'로 권고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에서 메르켈세포암 대상 급여 치료제는 전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비급여로 바벤시오를 치료받은 최초의 전이성 메르켈세포암 환자 케이스가 보고됐다.
 
환자 수가 적은 희귀질환 환자는 정부의 지원 없이 약을 사용할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접근성 확대를 약속했으나, 메르켈세포암과 같이 희귀 피부암은 아직 관심조차 못받고 있다.
 
특히 메르켈세포암과 같이 대상 환자 수가 매우 적은 희귀암은 일반적인 신약 평가에서 수행하는 수준의 근거를 창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미 등재돼 있는 면역항암제와의 가격 비교보다는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적절한 가치 평가가 중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메르켈세포암은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된 표준요법이 없어 약제의 유효성 평가시 직접비교(Head to head) 임상이 불가능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바벤시오는 리얼월드데이터로부터 얻은 축적된 기록(historical control) 결과를 비교 평가 대상으로 활용해 단일군 임상시험(single arm trial) 결과와 간접 비교했다.
 
그 결과, 바벤시오는 JAVELIN Merkel 200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Part A 임상에서 바벤시오는 단독요법 후 치료에 따른 질병 반응을 측정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이 33.0%에 달했으며, 11.4%는 완전반응을, 21.6%는 부분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종양 반응이 6개월 이상 지속된 비율은 93%이었으며, 71%는 12개월 이상 지속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치료 받은 이력이 없는 전이성 메르켈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Part B 연구의 중간 분석 결과에서는, 39.7%는 객관적 반응을, 13.8%는 완전반응을, 25.9%는 부분반응을 보였다. 종양 반응의 89%가 3개월 이상, 78%가 6개월 이상 지속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메르켈세포암이 얼마나 희귀하고 치료가 어려운 암인지를 생각해보면, 바벤시오의 임상은 상당히 가치있는 데이터다. 바벤시오를 통한 반응률도 좋았지만, 병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 6개월 동안 병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 의 비율도 비교적 높게 나왔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르켈세포암 환자들은 적은 환자 수만큼이나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사회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이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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