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고소 남발에 환자 피해‥"보험사기특별법 개정해야"

보험회사의 무차별적 보험사기 고발에 암환자들 피해‥보호 규정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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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최근 일부 보험회사들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피보험자를 고소·고발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장기입원이 불가피한 암환자들이 보험회사의 타겟이 되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김성주 대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로 인한 환자들의 폐해가 너무나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보험사기행위의 조사·방지·처벌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정해,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그 밖의 이해관계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6년 3월 국회에서 통과돼 그해 9월 30일부터 시행됐다.

해당 법 제4조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보험금을 취득할 자, 그 밖에 보험계약 또는 보험금 지급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자(이하 "보험계약자등"이라 한다)의 행위가 보험사기행위로 의심할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금융위원회에 보고할 수 있다'고 보험회사에 보험사기행위의 보고권을 주었다.

또한 제6조에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보험회사로 하여금 보험계약자등의 행위가 보험사기행위로 의심할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보험사기행위로 의심할 만한 '합당한 근거'의 범위가 모호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만 있으면, 보험회사들이 보험사고 조사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해 보험회사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보험회사의 재정 악화가 심화되면서, 보험회사들이 충분한 근거가 없음에도 일단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한 보험금을 회수하기 위해 환자들을 상대로 보험사기 혐의를 들어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있다.
 
△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김성주 대표는 "최근 문제가 되는 '허위·과다 입원형 보험사기'의 경우 환자들이 수사기관과 억울함을 다투는데 최소 수년 이상 소요되고 있다. 이에 해당 법률규정은 보험계약자 등의 보호가 아니라, 사실상 보험사를 위한 규정이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남발되는 보험사의 고소·고발 속에 무고한 환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방안이나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보험계약자의 탈법과 위법에 대한 개념 규정은 있으나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부당하게 지급규정을 어기거나 보험사의 탈법, 위법에 대한 개념 규정과 그 행위 처벌규정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유방암을 진단받아 수술 후 항암 치료를 받던 환자 A씨 역시 충분한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보험사로부터 보험사기로 고발을 당했다.
 
A씨는 집도 멀고 몸도 불편하여 방사선 치료를 받는 대학병원에 입원치료를 문의했으나 거절당해, 결국 인근 병원에 입원하여 통증 및 부작용 완화 치료를 받으며 대학병원으로 통원 했는데, 보험사는 이를 '허위·과다 입원형 보험사기'라고 경찰에 고발한 것이다.

A씨는 3년 동안 경찰과 검찰을 상대로 보험사기 조사를 받아야 했고, 이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보험사기 피의자'라는 낙인으로 인해 다른 병원에서도 입원을 거부당하는 등 실질적 피해를 보았다.

결국 A씨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그가 받은 고통과 명예실추 등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사과하거나 보상하지 않고 있다.

김성주 대표는 "보험사기 특별법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부분은 보험가입자에 대한 보호가 가혹할 정도로 소홀하다는 점"이라며, "보험사들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악용해 형사고발과 고소 혹은 진정이라는 수단을 남발함으로써 보험계약자들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험계약자들의 불안감을 조장하여, 선량한 중증암환자들을 사기범으로 몰아가 합의를 이끌거나, 치료 자체를 중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이러한 보험사의 무책임한 고소·고발 횡포를 막기 위한 규정이 없고 환자들이 무혐의를 받아도 고소·고발사건을 남발한 보험사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도,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환자들을 구제할 방법도 없는 악법 중 악법"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충분한 근거도 없이 고소와 고발을 남발하는 보험사 처벌 규정 및 피해자 구제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나아가 김 대표는 근본적으로 입원의 적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심평원은 자신들이 이미 요양급여신청시 입원의 적정성을 인정하여 심사평가하여 급여를 지급해왔다. 그런데 그 심사를 했던 기관이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평가를 하여 입원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면 애초에 평가를 담당했던 심평원의 직원의 평가에 문제를 삼아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우리 암 환자들은 힘이 없다고 혹은 가난하다고 혹은 무지하다는 이유로, 보험회사, 국가 수사기관 혹은 보건당국이 환자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거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지나치게 보험사만 유리한 특별법이므로 이 법 자체를 폐지하거나 아니면 법 개정을 통해 보험계약자들에게 남발하고 있는 고소, 고발 및 진정 시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규정과 보험사들의 지급규정을 어길 시 그 책임을 물어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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