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DO 자회사에 그룹명 빼는 동아·일동·제일·안국…이유는?

큐오라클·아이디언스·온코닉·빅스바이오 등 그룹과 구분
그룹 자회사 편견 극복, 외부물질 도입 기회 확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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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업체를 설립하는 제약사들이 그룹명과 차별화된 회사명을 선택하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이달 초 연구개발 전문회사를 100% 출자 법인으로 설립하면서 회사명을 ‘온코닉(Onconic) 테라퓨틱스’로 정했다.

이는 그간 설립된 자회사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제일약품은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를 비롯해 그룹 내 종속기업인 제일헬스사이언스, 제일앤파트너스, 관계사인 제일에이치엔비까지 총 5개 기업이 모두 ‘제일’을 기업명에 활용하고 있다.

제일약품에 따르면, 온코닉이라는 회사명은 임직원 의견수렴과 투표를 거쳐 확정됐다. 신약개발분야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종양학(Oncology) 분야에 특화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같은 특징은 제일약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4월 신약개발·연구 자회사 빅스바이오를 100% 출자 법인으로 설립하고, 김맹섭 안국약품 연구소장(부사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하도록 했다.

빅스바이오는 안국약품 신약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업체지만, 안국바이오진단·안국건강·안국뉴팜 등 기존 계열사와 달리 ‘안국’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일동제약도 지난해 5월 NRDO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아이디언스를 지주사 일동홀딩스 100% 출자법인으로 설립하면서 회사명에 ‘일동’을 쓰지 않았다. 아이디언스 중 ‘아이디(ID)’가 일동 이니셜을 한글로 풀어낸 것이지만, 이름만으로는 일동그룹 자회사라고 연상시키기 어렵다.

이는 일동생활건강, 일동에스테틱스,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일동히알테크, 일동이커머스 등 일동그룹 내 계열사 상당수 회사명과 차이가 있다.

같은 시기인 지난해 5월 동아에스티는 의약품 연구개발 전문업체 큐오라클을 100% 출자법인으로 설립했다.

큐오라클은 동아쏘시오그룹 사업다각화 전략에 따라 NRDO 사업을 전문으로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자회사지만, 회사명에서는 동아에스티나 동아쏘시오그룹 영향력을 찾기 어렵다.

동아에스티는 큐오라클을 이미 경영에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8월 큐오라클 유상증자에 대한 현물출자 방식으로 자체 연구개발 중이던 대사내분비 신약후보물질 ‘DA-1241’과 ‘DA-1726’을 기술양도했다. 수년간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경영관리를 책임져온 이상근 동아에스티 경영관리본부장(상무이사)이 현재 큐오라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NRDO 사업에 뛰어들은 4개 그룹 모두가 해당 사업을 맡은 회사명을 그룹과 분리한 셈인데, 이에 대해서는 신약연구개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룹과 연계되는 회사명을 갖게 되면 그룹에서 주도하는 신약후보물질 연구개발만 맡거나 집중할 것이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NRDO는 여러 기업·기관 등 곳곳에서 탐색된 신약후보물질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것이니만큼, 굳이 그룹명을 따라갈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명 차원에서 독립적인 NRDO 업체를 설립하면 외부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할 수 있는 장벽이 비교적 낮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그룹 자체적으로 신약후보물질을 탐색·확보해야 하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몇 제약사는 이미 오랜 의약품 사업으로 특정 분야에 전문화돼있다는 인상이 심어져 있어, 신약연구개발 범위를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그룹명과 독립된 NRDO 업체를 통해 신약개발·기술수출 과정에서 겪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NRDO는 학계·정부·기업 등 외부로부터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전임상부터 1·2상 등 초기 임상시험 개발을 빠르게 마친 후, 기술수출(판권이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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