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 모르게 처방전 명의자 된 의사‥法 "고의 없어, 무죄"

대진의사 처방전 발급 프로그램 미숙으로 처방전 명의 바뀌어‥法, 1개월 면허정지 처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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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자신이 진찰하지도 않은 환자의 처방전에 의도치 않게 자신의 명의가 사용돼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은 의사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진의사의 처방전 발급 프로그램 사용 미숙으로 벌어진 사건에서, 자신의 이름이 사용된지도 알지 못했던 해당 원장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본인이 직접 진찰하지도 않았는데도 자신의 이름으로 처방전이 발행돼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받은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의사 A씨는 B의원을 개설하여 운영해 오다가, 지난 2016년 7월 13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원고는 2015년 2월 22일 의원에서 자신이 아닌 의사 C, D가 환자를 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처방전을 원고의 이름으로 발행했다'는 이유로 1개월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2015년 2월 22일, A씨는 휴가를 사용하여 출근하지 않았고, 의원 부원장인 의사 C와 대진의사인 D가 B의원에서 근무하면서 환자들을 진찰하고 처방전을 발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A씨 명의 아이디로 로그인된 처방전 발급 프로그램을 C와 D가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미 접속돼 있었던 A씨의 이름이 당일 환자에게 교부한 처방전의 '처방의료인 성명'에 그대로 나오게 됐다는 점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는 'A씨는 환자들을 직접 진찰하지 않았음에도 원외처방전에 처방의료인 성명을 원고로 기재하여 발행했다는 혐의사실에 대해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로 인해 A씨가 얻는 경제적 이익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A씨에게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고, 나머지 의사들 역시 고의로 원고 명의의 처방전을 발행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가 자신의 이름으로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하도록 하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을 들며,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은 의사가 자신의 이름으로 처방전을 작성해 교부하는 경우나,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하는 경우 모두 위 규정에 위배된다며 A씨에게 행정처분을 내렸다.

특히 A씨가 당시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A씨는 B의원의 운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인데 처방전 발행 명의에 관해 관리를 소홀히 했으므로, A씨에게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도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명의로 처방전을 발급할 것을 지시하거나 알면서도 묵인한 사실이 없고, A씨에게 이 사건 처분이 내려져야 할 만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의사 B, C 모두 의료법위반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받은 점, 이 사건 처분으로 A씨의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되고, 원고는 자격정지 누적으로 인한 면허취소의 위험을 안게 되어 피해가 중대한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처분에는 복지부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반발했다.

이 같은 공방 속에 재판부는 A씨의 법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방전의 명의자로 기재된 A씨가 법을 위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의사 B와 C는 A씨가 휴가로 부재중인 때 환자를 진료한 후 원고의 동의 없이 임의로 원고 명의의 처방전을 작성해 교부했고, A씨에게 운영자로서 관리 소홀의 부주의가 있었을 수 있으나 처방전에 원고 명의가 사용된다는 인식을 하거나 이를 용인했다고 보이지 않아 위배라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의료인이라면 환자를 직접 진찰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하는 것은 당연히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사항이고, 자신의 명의로 처방전이 작성되어 발급되었는지에 대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처방전을 작성하여 발급하는 의료인 개인에게 있다며, C와 D의 개인적 개실에 대해 A씨가 의원의 운영자로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C와 D는 A씨에게 처방전 명의를 확인하거나 간호사에게 처방전 발급 프로그램에게 조치를 요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복지부의 A씨에 대한 처벌의 근거인 의료법 제66조 제1항에 따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의료인'의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제재로, A씨가 B의원의 병원장으로서 프로그램 내지 대진의 관리를 소홀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 명의로 처방전을 작성 교부한 의사가 아닌 A씨에게 의료법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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