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환영하는 병원계 속내는‥"블루오션, 미래 먹거리"

국내 병원 운영, 진료수익에만 의존‥'3분 진료' 속에 선순환적 수익 창출 불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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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뉴노멀(New Normal) 시대, 정부가 비대면 산업 육성 정책의 한 축으로 '비대면 진료 제도' 도입을 천명하면서 의료계가 뜨거워지고 있다.

일찍부터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내세운 대한의사협회와 달리,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던 대한병원협회가 최근 상임이사회를 통해 비대면 진료에 대해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혀 입장이 분열된 것이다.
 
▲생활치료센터 스마트진료시스템

지난 4일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입장문을 통해 "금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원격화상기술 등 ICT를 활용한 정책발굴과 도입이 본격화될 것이며, 본회는 이러한 상황을 일부 부처나 우리나라에 국한된 사안이 아닌, 국민보호와 편의증진을 위한 세계적 추세와 사회적 이익 증대 차원에서 그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제도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사실 병협의 비대면 진료 찬성 입장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역사적으로 병협은 지난 2013년 원격의료 합법화 의료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해 의사협회와 마찬가지로 '반대'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재차 등장한 원격의료 이슈에 대해 병원협회는 종전과 달리 다소 완화된 입장을 보이며, 원격의료 도입의 필요성이 있음을 제기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시기, 대통령이 직접 원격의료 시연을 할 정도로 원격의료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당시 다수의 대학병원들이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치 하에 스마트 헬스케어, 원격의료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며 실제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고신대병원 베트남 원격거점센터

▲부산대병원 원격해외협진시스템

이후 법의 장벽을 넘지 못한 병원들은 현재 해당 원격의료 기술을 해외 환자를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2020년, 그간 원격의료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던 현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 등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면서, 병원계는 매우 적극적으로 원격의료 산업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및 키오스크를 활용한 사전문진시스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병원출입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비대면 진료 기술 개발을 위해 원격의료 기술을 갖춘 전문 기업들과 MOU 체결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명지병원은 보안솔루션 전문기업인 ITX엠투엠과 공동으로 텔레메디신 및 재택의료, 헬스로봇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고, 인하대병원은 ㈜헤셀, 한진정보통신㈜과 MOU를 맺고, 비대면 의료서비스 및 데이터 활성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의 우려 사항을 제기하며, 결사 반대를 외치는 속에 병원계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병원협회는 앞서 지난 5월 6일 '감염병 시대의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주제로 '2020 KHC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병원계는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에서 원격의료, 스마트 헬스케어, 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산업의 도래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이토록 병원들이 새로운 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우리나라 대형병원들이 병원 운영에 있어 지나치게 진료수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병원들은 현 국내 건강보험 체제 하의 저수가 진료체계에서 '3분 진료' 처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환자를 돌봄으로써 진료로 수익을 내거나, 장례식장 등 부대사업을 통해 적자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 대학병원들은 해외 유수의 대학병원들처럼 연구와 교육 등에 관심을 쏟을 여력이 없고, 연구 개발을 통한 선순환적 수익 창출이 거의 불가능해 진료 수익에만 의존하게 되는 쳇바퀴를 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다병상 보유 국가로, 병원 간의 환자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며, 병원들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비대면 산업이라는 블루 오션의 길을 열어주면서, 갈증에 시달리던 병원으로서는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인 것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병원들은 일찍부터 원격의료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새로운 먹거리 산업에 깊이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비대면 진료는 '효율성'이 높은 산업이다. 병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 의료 인력의 확보가 가장 큰 부담인데, 비대면 진료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원격의료 추진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민과 환자에게 적정한 의료제공을 최대의 목적으로 해, 과도한 경쟁이나 갈등이 벌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사전적 논의와 적절한 수가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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