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가 에너지 충전" 자연과 함께하는 약사의 행복론

[연중기획] 보건의료인들의 취미는? ⑫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유기연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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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파란하늘과 넓은 들판. 생각만 해도 벅차오르는 풍경이지만, 요즘 현대인들이 고개를 드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마저 깨어있는 순간에는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주변의 풍경과 하늘의 색을 돌아보는 여유가 없는 요즘. 우리는 정년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다.

특히 좁은 진료실에 있는 경우가 많은 의사나, 조제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 활동하는 약사 등 보건의약인들은 더욱 이런 세상 속에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깨고 나와 자신이 자랐던 공간, 바람이 불고 햇볕이 내리쬐는 농장을 주말마다 방문해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약사가 있어 화제이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원예치료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유기연 약사<사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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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마다 찾는 자연농장, 밭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그는 인터뷰 중에 연신 웃었다. 그리고 행복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리고 그 기운이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자연 속에 철학이 있고 진리가 있다"고 말해준 유 약사의 말이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유기연 약사가 흙의 냄새를 좋아하고, 꽃의 향기를 좋아하며, 넓은 대지를 사랑하는 것은 어쩌면 태생부터 마련된 환경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는 유 약사로부터 위로 8대째 내려온 삶의 터전인 땅이 있는데, 매주 토요일이 되면 여기를 방문해 자신만의 '힐링'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 약사는 "초가집부터 시작해 우물, 펌프, 수도꼭지를 거쳐 근처 아파트까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이곳에서 지냈다. 이 땅은 조상의 터전이자 이제는 홀로 남으신 어머니와 내가 이어가고 있다"며 "옛날부터 이곳에 복숭아나무, 아카시아 꽃을 보면서 에너지를 충전 받았고 관심을 가졌다"고 돌아봤다.

지난 2016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문을 열고 유 약사는 여기에 참여한 1기 직원이자 유일한 약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힘과 기운을 얻는 공간이 바로 '주말농장'이다

유 약사는 "평일에는 약사로써 의무를 다하고 일에 집중한다. 하지만 토요일 오전이 되면, 애완견과 여기 밭을 찾아 밭으로 찾아가 밭일을 한다. 대추나무, 블루베리, 두릅, 뽕나무 꽃, 넝쿨 장미 등 많은 작물이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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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일어난 주말 느껴본 상쾌함이라던지,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며 맞는 새벽공기의 상쾌함을 유 약사는 밭일하며 매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날씨 좋은 주말 아침, 농장을 방문해 꽃을 보고, 간이의자에 앉아 두릅이나 부추를 넣어 끓여 먹는 라면이 일품이다"고 웃는 유 약사는 책 한 권을 읽는 여유도 가진다고 웃었다.

밭일은 보기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유 약사는 자신이 세운 기준이 있다. 바로 자신의 평화가 깨질 정도로 힘든 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

유 약사는 "풀을 베면 잡념이 없어지며 자유롭고 해방감, 평온함을 느낀다. 그러나 밭에서도 적당한 노동과 강도를 한다. 밭일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노동은 두 시간 이상은 하지 않는다. 만약 이 이상 일을 하면 그것은 또 다른 일이 되고 부담이 된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혼자서 밭을 매고 있으면 어머니는 '이제 그만하라'고 하신다. 이는 이를 취미가 아니라 개간 경작 등의 관점으로 보시기 때문이다. 항상 평화와 평온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다. 스트레스가 많다면 못다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 800여 평이 되는 공간을 사실상 혼자서 관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기보다는 본인이 행복감을 느낄 정도로 일하고 나머지의 여유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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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과 함께 소통" 원예심리치료사 자격증 취득

꽃과 흙을 좋아하는 유 약사는 이와 관련해 최근 원예치료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원예심리치료사는 꽃, 식물, 채소 등 식물을 활용해 사회적·정서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전문 종사자로 아직 우리나라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요양기관 등을 중심으로 원예치료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화여대 약대 평생교육원 과정에도 원예치료사 과정이 있어 유 약사가 여기에 참여하게 된 것.

유기연 약사는 "본인이 약사이긴 하지만, 창의수학지도자 과정의 학원을 운영한 적도 있다. 배움은 끝이 없는데, 평생교육원의 프로그램을 확인하던 중 원예치료사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아 여기에서 수업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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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상술했듯이 유 약사는 밭을 운영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노년에 뭘 하고 살까", "어디에 나의 쓰임이 있을까" 등 등이었다. 이런 사유의 끝에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자격증에 도전해 이내 합격하게 된 것.

유 약사는 "약사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 제 2의 인생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예심리치료사는 '사람은 소통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명제로 꽃을 좋아하는 본인에게 정말 잘 맞는 영역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생교육원에서 15주 과정을 거쳐 시험을 보고, 3번 이상의 세미나 참여를 해야 한다. 이후 심화부문으로 원예심리지도사 과정이 있지만, 이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도전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원예심리치료사는 최근 한 다큐멘터리에서도 다뤄지며 조명된 바 있다.

여기에는 이화여대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 원예심리지도사 교육과정 신상옥 교수가 출연했는데 반려식물로 인한 심리방역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유 약사는 "병을 일으키는 것은 물리적, 심리적 요인이 있다. 본인이 약사이지만 마음을 치료한 이후에 약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 원예치료는 의미가 있고 장래에도 유망한 직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예치료를 배우면서 내담자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더욱 알았다. 이를 위해서는 타인에 대해 관심을 둬야 하며 존중과 배려를 해야 한다. 복약지도를 하면 약 드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데 상대방을 아끼는 마음으로 관심과 배려를 진심으로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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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는 무엇을? "저는 약초정원을 만들거예요"

지금은 약사로써 환자의 복약지도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도 언제가 될지 모를 미래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다.

"만약 퇴직하게 된다면?" 이라는 질문에 유 약사는 주저하지 않고 "약초정원을 만드는 것이다"고 확고히 말했다.

유기연 약사는 "누군가 보기에는 잡풀일지는 모르겠지만, 가꾸어지지 않은 채 피어난 야생화도 너무 좋아한다. 이 야생화를 보다 보면 그야말로 약이되는 풀이 있다"고 술회했다.

꽃도 이쁘고 동시에 약이 되는 식물이 있는데, 도라지,비비추, 명이나물, 참나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유 약사는 "꽃인데 약으로 쓸 수 있는 식물들을 꾸미는 약초정원을 만들어 티테이블 놓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싶다"며 "퇴직을 한 다음에 임업후계자로 나만의 정원을 가꿔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흙이 주는 평온함과 동시에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했다.

유 약사는 "흙과 하는 사는 삶이 너무 좋아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쓰는 것 같다"며 "그러나 자연에서 많이 배운다. 각종 꽃과 풀을 심고 물을 주며 흙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내버려둬도 금방 잡초가 생기고 시들어 죽게 된다. 원칙을 지키지 않을 때는 가차없다"고 전했다.

유 약사는 진료지원팀 약국에 근무하며 주 업무는 조제와 마약류 관리이다. 또한, 의약품 주문과 재고관리 약무행정업무를 하고 있다. 끝으로 유 약사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구성원으로서 발전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약사는 "푸르메재단 재활병원은 기부로 세워진 병원이다. 따라서 인건비나 약국을 효율적으로 최적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퇴직하고 후임자가 오더라도 합리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약국을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건비 문제로 사람을 많이 채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약사가 많지 않더라도 약화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이미 인증도 받은 만큼 어느 후임자가 오더라도 메뉴얼대로 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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