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투약기 시범사업 의지 보인 복지부, 약사사회 파장 예고

박능후 장관 "검증 해보자" 강조… 약사들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와, 공공심야약국 도움줬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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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신은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부상으로 우려됐던 화상투약기 도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약사사회의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현재 실증특례 신청으로 논의를 앞두고 있는 화상투약기에 대해 시범사업 등을 통해 검증하는 방안에 대한 계획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화상투약기 도입 추진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나서는 등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재로 오늘(30일) 오후 2시 ICT규제 샌드박스 제10차 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화상투약기는 실증특례를 신청한 상태로, 이날 심의위에 상정돼 검토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상투약기는 지난 2013년 쓰리알코리아 박인술 약사가 약국에서 직접 의약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개발한 이후 지속적인 도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약사직능 훼손과 의약품 비대면 판매에 반대하는 약사사회의 반발로 추진은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복지부가 화상투약기 도입을 위한 약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추진이 불발됐고 이후 규제 샌드박스 과제로 화상투약기 도입이 실증특례로 접수되며 다시 수면 위에 올라왔다.
 
지난해에는 과기부 사전검토위원회 심의를 받았지만 약사사회와 복지부 등의 반대로 안건 상정이 미뤄지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비대면이 강조되는 분위기가 화상투약기에 대한 추진 동력이 되는 모습이다.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29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상투약기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3년여의 시간동안 정부차원에서 화상투약기를 대체할 사업들을 시행하고자 했으나, 약사회가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치 못해 여전히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에 문제 해결차원에서 '일단 해보자'는게 복지부의 입장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남인순 의원은 원격의료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현안사안으로 30일 ICT규제샌드박스 검토위원회에서 검토 예정인 원격화상투약기 도입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을 요구했는데,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았다.
 
박능후 장관은 "(화상투약기 도입)파급효과가 클 것 같지는 않다. 시범사업 내지는 특례규정을 통해 한번 해보고 폐해가 있는지를 검증해보고 싶다는 게 현재 복지부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화상투약기 도입은 오랜기간 논의되어온 쟁점이었다. 국민들의 편의성과 약품관리의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를 고민해왔다"며 "논의가 될 때마다 약사계에서 대안으로 제시했던 주말당번약국, 심야약국 등을 추진하려 했으나 실제 지난 3년간 약사회에서는 실효성있게 사업을 실현하지 않았다. 주말당번약국, 심야약국 등이 국민이 원하는 만큼 열리지 않았기에 (화상투약기가)해결수단으로서 등장한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화상투약기 도입 배경엔 약사회의 책임이 크다며 화살을 약사회에 돌린 셈이다.
 
남 의원은 이 같은 복지부의 답변을 질타하기도 했다. 19대 국회부터 거론된 화상투약기가 도입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분명히 있으며, 공적마스크 공급 등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 온 약사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더 수렴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남인순 의원은 "그간 대한약사회 등 약사사회는 공적마스크 공급 등 정부정책에 굉장히 협조해왔고, 공적마스크 사업은 내일자로 종료되는 시점이다"라며 "또한 화상투약기 도입은 19, 20대 복지위에서도 계속 우려를 표해왔고 박근혜 정부 하에서 여당이 반대했던 내용이다. 반대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개선을 위한 여러 대안이 제시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대안을 살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오히려 의약품 접근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더 떨어뜨릴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논의를 앞둔 상황에서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약사사회에 큰 충격파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한 약사는 "정부에서 화상투약기로 약을 팔 생각을 하는 발상을 하다니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온다"고 분개했고, 또 다른 약사는 "공공심야약국 추진에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정부가 화상투약기 추진 이유로 공공심야약국을 꺼내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능후 장관에 대한 해임 국민청원도 나오면서 약사들의 강력한 반발심리가 표현되기도 했다.
 
청원에 나선 약사는 "화상투약기는 법제처 법령해석으로 명백한 현행의 약사법 위반임이 인정된 바 있는데 반해서 현행법상 합법인 공공심야약국과 관련해서는 복지부가 단 한번도 시범사업을 추진하거나 지역약사회들이 어렵게 지자체를 설득해 추진하는데 어떠한 도움을 준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약사는 "결국 복지부 장관은 현행법상 합법인 멀쩡히 존재하는 좋은 제도는 폄하하면서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인 제도는 시행해보자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며 "국민의 보건복지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해서는 결코 안될 행위다. 해임해줄 것을 청원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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