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급여 핫이슈…의사들 "중단하라", 한약사들 "조제권 분리"

의사단체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자체 반대"
"급여화는 찬성, 처방자와 조제자 분리해야" 한약사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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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의 밑그림을 최종적으로 논의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을 앞두고 의사단체와 한약사 단체가 항의 집회에 나섰다.
 
그러나 의사단체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자체에 제동을 건 반면, 한약사단체는 "처방자와 조제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온도차이를 보였다.

비록 지난 주말 청계천 앞 옥외집회 당시 탕약기 망치질과 같은 자극적인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회의 직전 건정심 위원들을 겨냥한 입장 발표가 상당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3일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안전성, 유효성도 검증안된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철회 촉구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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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최대집 의협회장<사진>은 "안전성도 확보되지 않은 한방 첩약에 대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여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논의자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과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계의 헌신을 뒷전으로 한 채, 포퓰리즘 정책에 빠져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강행코자 한다면,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올해 10월부터 3년간에 걸쳐 연간 500억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여 3개 질환(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 월경통)에 대한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의사단체와 약사단체 등 보건의료단체에서 연이어 반대 입장을 피력했지만, 결국 3일 열리는 건정심 소위에서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되는 수순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첩약 시범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안전성 문제이다. 최근 건보공단이 발주한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 보고서에서도 첩약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못한 채 오히려 향후 도입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만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8년 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첩약 급여화 관련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에 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현재까지 세부적인 관련규정, 원내․원외탕전실 등 관리기준, 약제규격 및 원료함량 등 기준이 미비함을 지적한 바 있는 등 첩약 보험급여 인정을 위한 관리 기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최 회장은 "첩약의 조제와 차이가 크게 없는 한약제제와의 비교를 통해 첩약 급여화의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는데, 첩약의 급여화는 동일한 성분, 효과, 제형의 한약제제에 비해 6배 이상 초과비용이 발생하는 등 경제성 측면에서 효과성이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은 의사단체 뿐만이 아니라 시민단체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교통사고 이후 자동차보험을 활용한 한방진료를 받은 환자 4명 중 3명은 한약(첩약) 일부를 버리거나 방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회장은 "이렇듯, 안전성, 유효성, 경제성이 불분명한 사업에 향후 몇 조원 이상의 건보재정이 소요될 지도 모르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강행하려는 것은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할 뿐 아니라, 시범사업을 하면서 안전성 평가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권강권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진행하겠다는 발상이다"며 반대입장을 공고히 했다.
 
또한 의사단체의 반대 집회와는 별개로 같은 시간 한약사들도 건정심 소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집회신고를 하고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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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사단체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전면 거부하는 의사단체와는 달리 '급여화 자체는 환영'하지만 '처방자와 조제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한약사회(회장 김광모, 이하 한약사회) 회원들은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처방자와 조제자가 분리되는 분업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상질환 중 월경통은 보약과 다이어트 한약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약사회 김종진 부회장은 "한약은 조제와 탕전 과정에 따라서 같은 약재를 투입하더라도 그 결과물인 한약의 유효성분 함량이 천차만별이 된다"며 "조제 과정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 약효 균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제 과정을 표준화하고 조제의 전문가인 한약사가 조제를 해야한다"하고 강조했다.

이어 "무면허자에 의해 조제된 한약에 국가보험을 지급하면 환수대상임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이에 대한 대비책 없이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조제 과정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약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대상질환 중 월경통 처방은 대부분 보약 약재로 구성되어 조금만 가감하면 보약과 다이어트 한약으로 변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따라서 치료용 목적이 아닌 보약과 미용 목적의 한약에 국민보험 재정을 투입하게 되는 결과가 우려된다.

한약사회는 "그동안 보약은 치료용 목적이 아니라 적용되지 않던 의료실비보험이 치료용 목적으로 둔갑 된 보약과 미용 한약에도 적용되어 보약으로 못 찾아 먹으면 일명 바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월경통 처방을 삭제하거나 그보다 더 근본적 해결방안인 의약분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양방에서는 의사가 약물 처방을 하지 않더라도 동일한 진단료가 책정되어 약물을 처방하는 기준이 '약물 투약의 필요성' 한가지에만 집중되지만, 첩약보험에서는 한의사가 얻는 수익인 처방료와 더불어 조제 비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조제료를 삭감 없이 과하게 책정하여 한의사가 한약 처방을 남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며 의약분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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