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7년만에 부활…'속도' 놓고 노조 vs 의료계 이견

보건의료노조 "도민 열망 높아, 조기 설립 추진 vs 지역의사회 "실효성 있는 의료기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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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조운 기자] 지난 2013년 폐업된 진주의료원을 대체할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이 확정됐다.

건강불평등에 시달려 왔던 경남 서부지역 도민들이 민주적 절차를 거쳐 진주시 공공병원 설립에 대한 합의문을 마련했지만, 의료계는 이 과정에서 지역 의료계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단순히 '공공병원 설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서부경남(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주민들로 구성된 도민참여단이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 도민참여단 합의문을 마련해 발표했다.

해당 도민참여단은 지난 6월 13일 1차 도민토론회를 시작으로 7월 4일까지 총 4회에 걸쳐 공공병원 신설 여부를 포함한 공공의료 확충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도민참여단 중 95.6%가 공공병원 신설 필요성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공공병원 설립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실제로 진주의료원 폐원이후 서부경남 5개 시·군의 사망률, 미치료율, 건강·기대 수명 등 의료취약과 건강불평등 문제가 심화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경남권 서부지역 환자들은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해 양산과 창원으로 가야만 했다.
 
이에 따라 도민참여단은 진주시 (구)예하초등학교, 남해군 남해대교 노량 주차장 일원, 하동군 진교면 진교리 산27-1 외 10필지 3곳을 부지 후보로 선정하고, 각 지자체에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역할을 주문했다.

진주시에는 ▲종합병원 간 협력체계 구축과 보건소-보건지소 간 역할 확대 ▲사천시는 의사, 간호사 등 전문인력 확충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모성관련 병원 건립 ▲남해군은 응급의료 서비스 개선과 도립남해대학 간호학과 신설 ▲하동군은 응급실 운영과 전문의료진 확충 ▲산청군은 보건의료원 인력 및 장비 보강과 예방의학분야 강화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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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을 대신해 300병상 이상 규모에 산부인과 등 9개 진료과목과 응급의료 기능을 갖춘 공공병원 설립을 요구하는 안에 김경수 경남도지사<사진>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의료원인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은 것은 지역의 공공의료가 무너지는 것 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가 사라진 일이었다"며 "이번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과정은 과거의 역사를 잘 치유하는 과정이자, 도민의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통해 새로운 미래 100년의 서부권 공공의료체계 구축 작업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도민참여단의 논의 과정과 오늘의 합의문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여러분과의 약속, 꼭 지키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강조했다.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에 속한 도민참여단의 활동은 이날 4차 도민토론회에서 김 지사에게 합의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적자 운영·강성 노조 등으로 폐업한 진주의료원
 
진주의료원의 역사는 지난 2013년 2월 2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적자 심화를 이유로 당시 경상남도 홍준표 도지사가 폐업방침을 발표하고, 같은 해 5월 29일 폐업신고를 거쳐 7월 1일 해산조례 공포, 7월 2일 해산 등기를 거쳐 9월 25일 최종적으로 청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경남도는 "의료원의 방만한 경영이 적자를 불러왔다"고 주장했고 국회와 노조는 "공공의료기관은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기반해야 한다"고 반발하며 장기간 강도높은 투쟁을 했었다.

이후 2015년 메르스 사태와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지방의료원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었으며,  정부 역시 지자체에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하자 경남도에도 진주의료원 대체 병원 설립 열기가 불었다.

올해 초 '진주권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준비위원회'가 구성됐으며, 도민토론회는 6월 13일 제1차 토론회를 시작으로 7월 4일 마지막 제4차 토론회까지 4주간 진행되었다.

의료기관 재설립의 여론을 모으는 과정에서 의료계와 잡음도 일었다.

토론회가 진행중인 가운데 시민단체가 나서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 촉구' 서명을 도지사에게 전달하자 지역의사회가 우려의 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6일 경상남도의사회는 "참여연대가 서부경남의 주민들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이미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토론회 과정에서 도지사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자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후 공론화운영위는 7월 중으로 제7차 공론화운영위 및 제2차 공론화협의회 연석회의(운영위, 자문단, 검증단, 의원단)를 개최하여, 경남도에 정책 권고안을 정식 제안하고 공론화 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 "환영‥조기 설립 위해 노력 필요"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역시 지난 6일 진주의료원을 대체할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에 환영 의사를 밝히고, "도민의 생활과 건강에 중요한 정책을 권력자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도민의 직접 참여로 결정한 것은 경남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공공병원 조기 신축을 위해 '서부경남 공공병원 조기 신축을 위한 민·관 협의체' 같은 공동추진기구를 구성하고, 병원 설립과 운영에 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가칭)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위원회’와 같은 조직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이제 경남 서부지역은 최종 후보지 확정을 위해 타당성 조사와 여러 검토 및 협의 절차가 남아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병원을 빠르게 설립하기 위해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투융자심사등 절차도 최대한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신속하게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도의회,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국회, 정부와의 협의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도민참여단이 결정해 주신 공공병원 설립을 법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경남도는 조례안을 제출하고 도의회는 조례 심사와 의결을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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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의사회, 공공의료기관 설립에 치중‥실효성 있는 의료기관 돼야
 
속도를 낼 것을 요청하는 보건의료노조와 달리 의사회는 신중한 모습이다.
 
경상남도의사회(회장 최성근, 이하 의사회)는 7일 "경상남도 공공의료 자문단 회의부터 주민토론회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도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지만, 공공의료 전반에 대한 논의 보다는 새로운 공공의료기관 설립에 치중된 토론회가 된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공공의료기관의 설립에는 원칙적으로 찬성을 하나 주민토론회에서는 반대토론을 하는 시간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인구추계, 의료진 확보, 재정추계 등의 논의는 없었다"며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속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일방적으로 과대하게 포장되었으며, 공공의료기관의 장점만 부각된 토론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서부경남의 가장 큰 의료문제는 뇌심혈관계 사망률을 높다는 것인데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단순히 공공병원 설립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

의사회는 원칙적으로 서부 경남의 공공의료기관의 설립을 찬성하지만,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의료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새롭게 지어질 의료기관은 높은 뇌심혈관계 사망률을 대비한 병원이 되어야 하므로 특화된 병원이 되어야 하며 응급진료, 외상진료가 되어야 한다"며 "양질의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의료기관과 경쟁하지 않는 공공의료기관이 되어야 하며, 이 의료기관은 일반 행정감사와 전문감사로 나누어서 받아야 한다. 또한 인구구조의 변화, 재정추계 등이 설립에서 반드시 고려가 되어야 하고 설립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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