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나온 고흥 병원 화재‥ 중소병원, 안전관리 '사각지대'

2018년 세종병원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근본 안전관리 여전히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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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세종병원 화재 사건 이후 2년 만에 전남 고흥 소재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2년 전 중소병원의 안전관리, 화재예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화재에 취약한 중소병원에 대한 안전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새벽 전남 고흥군 고흥읍 소재 윤호21병원에서 화재가 나 환자 3명이 숨지고 2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국과수와 합동 감식 결과, 병원 1층 천장형 에어컨에서 전선이 끊어진 흔적을 토대로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경찰은 다음 주 국과수와 2차 감식을 진행한 뒤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으로 나타났다.

멀쩡한 병원에서 갑자기 전선이 끊어 질리는 만무할 일.

실제로 해당 병원은 앞서 소방당국의 소방특별조사 과정에서 '화재취약 건물'로 지정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강기윤 의원에 따르면 해당 병원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연달아 소방특별조사 과정에서 불량 사항이 적발됐다. 2018년에는 '옥내소화전 펌프 누수'로 인해 불량 판정을, 2019년에는 '유도등 예비전원 불량'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원은 지적 사항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지만, '화재취약 건물'인 해당 병원은 올해 소방당국에 의해 소방특별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은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뚜렷한 곳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경우에 소방특별조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조사대상을 선정한 후 소방공무원으로 하여금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게 할 수 있다.

앞서 경상남도 밀양에 위치한 세종병원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47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총 18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 등이 발생하며, 중소병원에 대한 소방점검 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국회와 정부는 의료기관에게만 화재 점검 및 예방의 책임을 부과했다. 해당 사건 이후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 시행령'개정안이 공포돼 중소병원에도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된 것이다.

열악한 중소병원의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비용마저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자금 유동성이 낮고 채무 비율이 높은 중소병원들은 큰 비용이 소요되는 스프링클러 설치에 부담을 제기하며, 재정 지원을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던 것.

결국 2022년 8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이 적용됐지만, 스프링클러가 병원 화재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기에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한 후 그 불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화재의 직접적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시설에 화재 가능성을 완전히 뿌리 뽑는 확실한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것.

앞서 의료기관의 자체적인 화재예방 및 안전관리 등도 중요하지만, 열악한 중소병원의 경우 자체적인 관리 감독이 어려워 전문적인 점검업자가 점검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지난 6월 19일과 22일 병원 규모와 관계없이 스프링클러 설비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실내물품 방염처리를 의무화하며 특정소방대상을 건물관계자가 아닌 점검업자가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방시설법 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현행법에서는 특정소방대상물 관계인이 소방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거나 관계인이 선임한 관리업자 또는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된 소방시설관리사, 소방기술사가 이를 점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제3자가 아닌 경우가 많아 주먹구구식으로 점검이 이뤄진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기동민 의원은 "제천 화재에서는 건물주 아들이 직접 점검해 부실 점검 논란이 발생했다"며,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밀양 세조병원 화재의 경우 중소병원이 소방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됐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점검의 객관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화재에 취약한 병의원의 경우 안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기윤 의원 역시 "현행 법령상 소방특별조사 대상의 선정과 실시 횟수에 대한 관한 세부적인 기준이 없다"며 "화재 대피 등에 취약한 환자들이 있는 의료기관 등의 경우에는 소방특별조사를 정기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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