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공적마스크에 울고 웃었던 약사들 "힘들었지만 보람"

136일간의 공적마스크 제도 마무리… 마스크 수급 안정화 기여 평가
현장 고려 부족한 제도로 약사 부담 증가… 약국 공적 역할 인식 기회, "감사하다" 인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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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지난 11일을 끝으로 약국 중심의 보건용마스크 공적 공급제도가 마무리되면서 '마스크 대란'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지게 됐다.
 
아직 코로나19 감염이 현재 진행형인 상태지만 올해 초 마스크 품절 등 수급 불안정이 컸던 상황에 비하면 공적마스크 제도 도입이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개념조차 생소했던 공적마스크, 마스크 5부제 등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여 현장에서 직접 국민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약사들은 이번 제도 시행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5개월 가량 마스크에 울고 웃었던 약사들은 공적마스크 제도로 인해 힘든 시간도 보냈지만 보건의료인으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는 보람도 컸다.
 
메디파나뉴스가 공적마스크 제도 136일 간의 시행 과정과 약국 현장의 평가, 향후 과제를 짚어봤다.
 
 
공적마스크 제도 136일간의 기록… 마스크 대란은 어떻게 잠재워졌나
 
코로나19가 국내에서도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던 설 연휴 직후부터 마스크 대란은 이미 예고됐다.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공급받기 어려운 상태였고 물량부족으로 품절 사태는 장기화됐다.
 
감염 위험에 마스크 수요는 증가했지만 부족한 마스크 물량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마스크 대란은 손 쓸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았다.
 
결국 정부는 마스크 공급에 대한 결단을 내리게 됐고 2월 26일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통해 보건용마스크의 공적 공급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마스크 공적판매처에는 편의점과 약국 등이 거론됐지만 정부는 "공공성과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결국 약국을 선정했다.
 
이후 정부는 불안정한 마스크 수급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로 '마스크 5부제'를 꺼내들면서 동시에 1인 주 2매 구매 제한과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생산되는 마스크 수량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초기 5매씩 제한했던 판매 수량을 2매로 제한했고 중복구매를 거르면서 정해진 날짜에만 판매할 수 있게 하면서 약국에 길게 늘어졌던 줄도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적 마스크 공급 비율을 생산량의 80%까지 늘렸고 구매 수량이 제한된 상태에서 조금씩 약국의 재고량도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후 혼란에서 안정된 상황으로 변화됐다.
 
그러나 워낙 제한적인 상황에서 얻은 안정인 만큼 상황이 좋아질 수록 제도 변화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고 대리구매 범위 확대 등 제도 완화가 이어졌다.
 
5부제 시행 이후 대리구매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늘리거나 임산부와 학생 등 대리구매 범위를 확대하면서 현장 요구에 맞게 변화됐다.
 
4월 27일에는 공적마스크 구매수량을 1주 2매 제한에서 3매로 확대하는 변화가 있었고 5월 18일에는 대리구매 범위를 전연령 가족으로 확대하면서 사실상 대리구매 관련 민원도 사라졌다.
 
결국 6월 1일 요일별 마스크 5부제가 해제되면서 마스크 관련 굵직한 규제는 마무리 수순을 밟았고 공적마스크 제도의 존폐를 놓고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 놓였다. 이후 공적마스크 구매수량이 1주 10매 이내로 구매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면서 제도 종료가 현실화됐다.
 
정부는 당초 6월 30일 고시 종료에도 불구하고 약국이나 유통업체의 재고 처리 등의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7월 11일까지 공적마스크 판매를 유지하고 12일부터 시장 공급 체제로 개편하기로 하면서 공적마스크 제도도 끝이 났다.
 
◆ 제도 시행착오 속 멍든 약국… 빗발친 민원부터 욕설·폭력에 스트레스 과중
 
마스크 수급 안정화라는 정부의 목표는 달성했지만 136일 간의 공적마스크 제도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던 약사들에게는 쉽지 않았던 시간들이었다.
 
보건의료인으로서 공공의 역할을 위해 약국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힘썼지만 하루에도 수백명의 소비자들을 만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은 그냥 감수하기에 버거운 상황이었다.
 
 
수십년 간 약국을 운영해왔지만 처음으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소비자들의 모습을 봤고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서 선별해서 마스크를 판매하는 희귀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불안했던 일부 소비자들은 욕설을 비롯해 심지어 낫을 비롯해 폭력을 행사하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에 A약사는 "제도가 진행되면서 회의감이 컸다. 취지가 좋았고 약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동기부여도 컸지만 약국 문을 열기가 두려울 정도였다"며 "몇 백미터에 달한 줄을 보면서 또 다시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가슴이 먹먹했었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약사는 "단체방에서는 약사님들이 생전 먹어보지도 않았던 청심환을 먹어봤다고 하고, 또 어떤 약사님은 혈압조절제 '인데놀'에 항불안제 '디아제팜'까지 먹어야 했다고 털어놓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슬펐다"고 토로했다.
 
제도 과정에서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되고 있음에도 약국의 스트레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마스크만 구할 수 있으면 해결됐던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마스크 제조 회사는 어디인지, 특정 모양이나 색깔의 마스크는 있는지, KF94인지 KF80인지, 가격은 왜 안내리는지, 신분증이 아직 필요한지 등 소비자들의 불만섞인 문의는 약사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왔다.
 
B약사는 "5부제 시행에 따른 대리구매 기준을 고려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을 상대하려니 온갖 불만이 약사를 향했다"며 "일일이 입맛에 맞춰줄 수 있는 부분에도 한계가 있었던 만큼 약사들은 마스크가 없어서 혼란을 겪었던 시기와 또 다른 차원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 약국 공적 역할 자부심… "고생했고 감사하다" 평가 이어져
 
이처럼 약국이 지난 5개월 간 일명 '국민욕받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을 겪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던 것은 약국의 공적 역할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다.
 
당초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한창이었을 무렵 약국에는 마스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형 할인 매장이나 편의점 등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약국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꼈던 약사들은 공적 역할을 보여줄 기회로 활용하자고 독려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약국의 공적마스크 판매 과정은 힘들었고 기억하기도 싫을 정도로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것이 다수의 약사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마스크 제도 종료를 앞둔 약사들 사이에서는 부담을 덜게 돼 후련하다는 반응과 함께 약국의 역할을 부각시킬 수 있었던 긍정적인 경험이었다는 점이 강조됐다.
 
실제 공적마스크 제도는 전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고 역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약국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 등 약국 역할이 주목받았던 시간이었다.
 
C약사는 "약사사회 역사상 이렇게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라며 "물론 정말로 약사 회원들이 고생을 했고 힘든 시간을 거쳤지만 약국이라는 공간이 주는 긍정적인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고 관심이 적었던 평소와 달리 주변 약국을 이용하는 빈도도 커졌다. 약국을 찾아와 고생한다며 작은 선물을 주고 가시는 분들로 인해 힘이 났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대한약사회 이광민 실장은 "정부의 요청과 응답 과정에서 주요 판매처로 역할을 부여받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무였기 때문에 따지고 정책적 배려를 할 시간도 없이 시작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감염병 확산이라는 위기에 빠졌을 때 보건의료 기관으로 약사가 주요 전문가로서 역할을 부여받아서 성실하게 마무리 될 때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약국 역할에 대한 인식은 약사들 뿐 아니라 약국을 방문한 국민들, 정부 관계자들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공적마스크 판매 종료 소식이 전해지면서 포털사이트나 SNS를 통해서는 약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약사들에게 "정말 고생이 많으셨을텐데도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약사들 덕분에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고생 많으셨다" 등의 감사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역사회 건강지킴이인 전국의 약사분들이 봉사의 마음으로 공적마스크 보급에 크게 기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대한약사회에 감사장을 발송하라고 지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37일 동안 약국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고마운 존재'였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사명감을 갖고 고생하신 약사분들의 노고와 헌신을 기억할 것이다. 지역사회 보건의료기관으로서 약국의 공공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공적마스크 제도 남은 과제는
 
공적마스크 제도는 끝났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을 잠재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다 추후 2차 팬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스크 수급 안정화는 향후에도 과제로 남게 됐다.
 
정부는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비상 대비 역량 확충을 위해 가격, 품절률과 일일 생산량 등 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마스크 수급 불안이 가시화될 경우 생산량 확대, 수출량 제한·금지, 정부 비축물량 투입 등 수급 안정화 방안을 시행하고 비상 상황 예상 시에는 공적마스크 제도와 같이 구매수량 제한, 구매 요일제 등 공적 개입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즉 향후 비상사태가 된다면 공적마스크 제도는 다시 부활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던 약국과 유통업체의 경험과 약국의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한약사회 역시 다시 마스크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온다면 공적마스크 공급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공적마스크가 필요한 상황이 다시 오지 않길 바라지만 그래도 필요하다면 약사들은 다시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참여를 시사했다.
 
다만 또 다시 공적마스크 제도가 시행된다면 현장의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약국 현장에서는 준비할 시간도 없이 기사를 통해 제도 변화 상황을 알 수밖에 없게 됐고 먼저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과의 마찰이 불필요하게 이뤄지기도 했다.
 
제도 변경 과정에서도 현장의 상황과 맞지 않은 정책 결정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었다.
 
D약사는 "정부가 언론에 제도 변경을 발표한 날이면 어김없이 민원이 빗발쳤다. 금요일에 제도 변경 기사가 나가면 월요일 약국 문을 열기가 두려웠다"며 "예상됐던 서버 불안도 어김없이 발생한 것도 준비가 잘 됐다는 느낌을 주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광민 실장은 "기존에 준비없이 시작된 공적마스크 제도지만 이제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상시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준비가 필요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향후 마스크와 관련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시도약사회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정부의 관리와 향후 공적 판매처로 약국이 포함되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건강보험 제도 안에 보건용 마스크를 편입시키는 등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실장은 "공적마스크 제도 과정에서 시급하다고 느낀 부분은 모바일 건강보험증 도입"이라며 "지금은 주민등록증이나 등본을 직접 확인하고 일일이 입력을 해서 중복구매를 확인했었는데 모바일 건강보험증 도입을 통해 효율적인 제도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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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kimmiji 2020-07-14 10:33

    쳇 국민들보다도 우리는 지오영갑질대문에 더힘들었다.
    기존거래처아니라고 숫자변경할때마다 재랄재랄하고
    반품들어온 5매 3매자리 보따리로보내고....
    반품한다고 잔소리하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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