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한 달 넘게 잠든 정부조직법, 따로 노는 정부와 국회

정부 ‘8월 조직개편’ 계획 불구 국회 행안위 계류의안 남아 있어
절차, 소요기간 고려 시 9월로 연기 가능성 높아…국회 개편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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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지난 6월 17일 정부가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과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제출 당시만 하더라도 당정 협의까지 거친 사인이니 만큼, 국회에서도 신속히 처리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도 내달 중에 질본 청 승격과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등 정부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지난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제109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이후 시대 핵심과제 추진방향’이 확정됐다.

이처럼 조직개편에 대한 정부 의지가 분명한 것과 정반대로 국회에서는 미적지근한 태도가 드러난다.

정부조직법 소관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는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을 한 달이 넘도록 계류 상태로 두고 있다.

계류돼있는 일부개정법률안이 소관위원회 심사를 받기 위해선 사전에 통상 10일 이상 입법예고가 돼야 한다. 입법예고 기간을 단축 또는 연장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법률안 심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한다.

이달 말까지 10일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당장 입법예고되더라도 행안위에서 본격적으로 심사되는 시점은 내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부칙에 따라 정부가 공포한 후 한 달 뒤에 시행된다. 정부 목표대로 내달 시행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공포가 돼야 한다.

그러나 국회 통과 과정에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소관위 심사조차 내달로 미뤄질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이달 말 시점에 정부가 개정안을 공포하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하다.

입법예고와 위원회 심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더라도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거쳐 심사보고서가 제출된 후 본회의에서 심의돼야만 정부로 이송될 수 있고, 정부 이송 후에는 통상 공포되기까지 일주일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정부 조직개편은 9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만일 행안위 심사 과정에서 개정안 수정이 요구되는 등 최종 결정을 위한 논의 과정이 길어지거나 의안 일정이 적시에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국회 통과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

이미 행안위가 61개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여서 이를 심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도 정부 조직개편을 늦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일하는 국회법’을 발의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해당 국회법 개정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능은 국회의장 산하에 설치되는 검토기구가 전담하게 된다.

행안위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 조직 정비가 우선적으로 논의·진행되는 구도가 펼쳐지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은 더 험난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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