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열악한 전공의 현실‥ "무근본 정부 대책, 고통뿐"

정부, 우리나라 의료체계 근본 원인·전공의 교육 등 고려 없어‥ "상설소통기구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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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병원 진료까지 중단하고 덥고, 습한 여름 거리로 나선 전공의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의대 정원 확충, 공공의대 설립 및 첩약 급여화 3가지 정부 정책에 대한 철회였다.
 

7일 진료를 중단하고 여의대로에 모인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정부를 향해 "4,000명의 의대 정원 확충과 첩약 급여화에 대한 집착을 버려달라"고 외쳤다.
 
예상 인원을 훨씬 초과해 집회 시작 시간이 30분 여 지연되고, 인터넷이 먹통이 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도 전공의들은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지키며 침착하게 집회를 이어갔다.
 
실제로 대전협은 3,000~4,000명 정도가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참여 인원은 대략 1만 명(자체 추산)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자분들게 드리는 편지를 낭독한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위 사진>은 "어제도 여느 때처럼 힘든 하루였다. 당직서며 날밤을 꼬박 새웠고, 새벽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콜을 받았다. 제때 끼니를 챙겨먹은 게 언젠지 모르겠다. 가족들 얼굴도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열었다.

매일 같이 숨이 가쁘고 치열한 병원 생활을 설명한 서연주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의사이기에 환자 곁을 떠날 수 없었으나, 오늘 환자를 떠나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서 부회장은 "정부도, 병원도, 젊은 의사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키워야 할지 관심이 없다. 지방 병원에는 왜 의사들이 부족한지, 내외산소라 부르는 생명을 다루는 과들이 왜 기피대상이 됐는지, 소명과 사명이라는 의사의 덕목이, 왜 이젠 바보같은 헛된 꿈이 됐는지"라며, "엉망인 의료체계를 만들어 놓고도, 정부는 아직도 쉬운 길만 찾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대전협 김진현 부회장<위 사진> 역시 대한민국 전공의들의 살인적인 근무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2월 전공의법으로 보호받고 있던 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일주일에 120시간 넘는 근무를 하다 아무도 없던 당직실에서 생을 마감한 바 있다.

김진현 부회장은 "(전공의들은)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업무량 때문에 제대로 된 수련도 할 수 없다. 저희는 불완전한 교과과정 때문에 매해 무슨 내용을 공부하고, 무슨 술기를 익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저희는 어깨 넘어 배우는 것 외에 진료와 연구 때문에 너무나도 바쁜 지도전문의의 지도를 받지 못한다. 전공의를 보호하고 환자 안전을 위해 제정된 전공의법은 수많은 편법과 법 위반으로 인해 저희는 여전히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일하며, 폭력과 갑질을 당해도 밝히지 못하고, 심지어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공의의 현실을 개선하지 않은 채로, 전공의 수련과 의료전달 체계에 대한 고려도 없이 의대 정원이 무작정 증가되고, 공공의대가 도입될 경우 의료 환경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고통 받는 전공의 수만 늘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전협은 정부를 향해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 의대 등 최근 이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소통을 제안했다.

나아가 전공의가 포함된 의료정책 수립/시행 관련 전공의-정부 상설소통기구 설립,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지도전문의 내실화, 기피과에 대한 국가 지원 등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전공의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전공의 관련 법령 개정을 요청했다.
 
김진현 부회장은 "저희 젊은 의사가 목표로 하는 것과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것은 같다.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해 달라. 세상의 아픈 곳에서 언제나 묵묵히 버티던 젊은 의사들이 바라는 한 가지는 국민을 생각하는 저희의 생각이 반영되는 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백 년의 국민건강을 좌우하는 국가 의료정책 결정에, 정작 국민건강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우리들의 목소리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정부에게, 우리는 최근의 의료 개악책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논의를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정부를 맹렬히 비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는 대화하자 하고 뒤로는 병원에 압력을 넣어 우리들의 결의에 찬 행동을 감시하려는 저들의 야비한 행태에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투쟁의 의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정부는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에 대해 전면 재논의하라. 하나. 정부는 모든 의료 정책 수립에 젊은 의사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 하나. 정부는 수련병원을 통한 협박과 전공의들을 상대로 한 언론플레이를 즉시 중단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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