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6년만에 의사총파업…휴가갔나? 파업인가? "애매하네"

서울지역 개원가 10개소 중 2개소 문닫아… 사유는 '하계휴가'
병원급 의료기관은 대다수가 '정상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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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조운 기자] 의료계의 강경한 반대에도 정부가 기존의 의료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면서 뿔난 의사들이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2020년 8월 14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약 6년만에 총파업을 결정하고, 회원 병의원에 진료를 중단하고 정부가 강행하는 각종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온 몸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료 총파업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환자 위해 시, 법과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지자체는 업무개시명령 등을 내리며 총파업을 막기 위해 맞대응에 나서면서 애초 30%까지 참여를 예상했던 집단 파업은 다소 풀이 꺾인 모습이다.

실제로 휴가철 기간과 겹치면서 지난 10일, 12일부터 휴가일정을 붙이고 휴진을 하고 있는 의원들이 다수 있는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원의들이 실제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인지, 휴가를 간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 휴진 시 "14일부터 16일까지 하계휴가" 안내, 병원급 의료기관은 정상진료 
 
▲의료 총파업 14일, 휴진 안내를 붙여 놓은 개원가

지난 12일 최종적으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이 총파업을 확정하면서, 일부 개원의들은 일찍부터 휴가일정을 잡고 지자체에 휴진신고를 냈다.

메디파나뉴스가 지난 13일과 14일 서울시 용산구, 서초구, 강서구와 인천시 계양구, 부평구 등 일대의 개원가들이 밀집한 상가를 살펴본 결과 10곳 중 2곳 가량의 개원의들이 '휴가기간'을 안내하는 문구를 붙여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통증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들이 포함돼 있었다.
 
서초구 A 의원은 이미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휴가일정을 잡고 휴진을 안내한 곳도 있었으며, B 의원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휴가일정을 계획해 이미 파업 이전부터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었다.

강서구 일대 상가에 위치한 C의원과 인천시 D의원은 의협이 총파업을 예고한 14일부터 16일까지로 휴가기간임을 안내하면서도 17일 임시휴일에는 정산진료를 안내한 곳도 있었다.

용산구 소재 E의원의 경우, 14일과 15일는 하계휴가로 공지했으며, 다만 오는 17일 월요일에는 정상진료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이들 의원들이 실제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을 진료중단으로 표현한 것인지, 단순히 휴가를 떠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약 80%의 의원들이 정상진료를 하고 있었으며, 이 중에는 의협 임원 의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파업으로 인한 충격파는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의협의 총파업에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들은 정상진료를 하고 있어, 총파업으로 인한 진료대란 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병원계 관계자는 "의협의 총파업 취지에 공감을 하지만, 의료기관 운영은 지역 주민과 약속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문을 열수 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의료총파업을 앞두고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북·은평·동부·북부·서남병원도 외래진료를 오후 10시까지 연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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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8월7일 전공의, 의대생, 의전원생 파업 궐기대회, (하) 2014년 전국의사총파업 
 
◆ 월요일에 진행된 2014년 VS 금요일 휴가철에 이뤄진 2020년

가장 최근에 이뤄진 의사 총파업은 '각종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대해 2014년 3월10일 진행된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를 위한 총파업 투쟁'이다.

이날 하루 진행된 파업율과 관련해 당시 의협은 전체 2만8,428개 의원급 의료기관 중 1만3,951개 의원이 총파업에 참여해 투쟁한 의료기관의 비율이 49.1%에 이르며, 단축진료를 포함하면 6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보건복지부는 정오를 기준으로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2만8,691개 가운데 8,339개가 휴진에 참여해 휴진율은 29.1%라고 밝혀 차이를 보였고, 일선 의료현장에서도 파업을 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효과가 미비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014년 파업이 한주 중 외래환자들이 가장많이 방문하는 월요일에 이뤄진 것과는 달리 이번 8·14 집단휴진은 광복절 전날인 8월 15일이면서 금요일, 그리고 휴가철에 진행되었다.

따라서 지자체의 업무개시 명령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 원장이 휴원과 관련해 선택이 자유로웠기에 의료계에서는 당시보다는 더 많은 의료기관이 문을 닫고 파업에 동참했다고 보고 있다.
 
14일 오전 의협 토론회에 참석한 한 의사회 임원은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의료기관 문을 닫고 여기에 참여했다. 정부가 의료계의 항의의 뜻을 잘 듣고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2014년에는 파업을 앞두고 개원가, 병원계 할 것없이 모든 의료계가 동참했지만, 이번 단체행동에서는 병원계가 발을 빼면서 대형병원들은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은 파업의 파급력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4년에는 3월 10일 당일 의협 회관에서 출정식을 열고, 많은 전공의들이 모여 투쟁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에 반해 2020년에는 오전 임시회관에서 '의대입학 정원 증원 무엇을 위한 것인가?'토론회를 열어 출정식을 대신했고 오후 3시부터 여의대로에서 궐기대회를 연다.

◆ 공공의대, 의대정원 확대, 비대면 진료, 첩약급여화 추진에 물러설 곳 없는 의료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각은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다가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가운데 그동안 의료계가 반대하던 원격의료가 일명 '비대면 진료'라는 이름으로 강행되기 시작했고,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와 더불어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정책이 추진되면서 의료계와는 건널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사총파업을 공식화 했고 정부에 5가지 사안을 요청하며 12일까지 입장변화를 촉구했지만, "대화로 해결하자"는 정부의 변화는 없었다.

이에 의협은 대한병원협회를 제외한 지역·직역의사회, 전문의학회, 의학한림원 등의 지지를 받아 마침내 8월 14일 전국의사총파업을 공식화했다.
 
이에 지난 13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의원급 의료기관 사전 휴진신고 현황은 전국 3만 3,836개소 중 8,365개소로 24.7%에 달했으며 통계상 추가되지 않은 곳이나 통보하지 않고 파업에 참여하는 의원이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최소 1만명 이상의 개원의들이 파업 참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파업의 동력은 바로 전공의, 의대생, 의전원생 등 젊은의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의협의 총파업 보다 한 발 먼저 전공의 파업을 실시하고, 수도권은 여의대로에서 약 1만여 명(의대생 포함)이 모여 ▲정부는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에 대해 전면 재논의하라 ▲정부는 모든 의료 정책 수립에 젊은 의사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 ▲정부는 수련병원을 통한 협박과 전공의들을 상대로 한 언론플레이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지난 7일 대전충청, 부울경, 광주전남, 전북 전공의 파업 및 집회현장

이날 대전협은 권역별 7개 지역에서도 동시에 집회를 개최했다. ▲강원지역(강원도청 앞)은 전공의 292명, 의대생 50명, ▲대전·충청지역(대전역 서광장)은 전공의 632명, ▲대구·경북지역(엑스코)은 전공의 803명, 의대생 512명, ▲부산·울산·경남지역(벡스코) 전공의 963명, 의대생 887명, ▲광주·전남지역(김대중컨벤션센터)은 전공의 430여 명과 학생 300여 명, ▲전북지역(그랜드힐스턴)은 전공의 278명, ▲제주지역(제주도의사회관)은 전공의 103명, 의대생 35명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전공의 3500명, 의대생 1780명 총 5280여 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젊은의사들의 목소리에도 정부가 뜻을 굽히지 않고, 오히려 의사를 '공공재'라고 언급하는 등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젊은 의사들의 파업 의지는 더욱 불탔다.

실제로 14일 의협 주도 총파업에 추가 참여를 계획한 대전협은 연차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전면 업무 중단을 하고 단체행동에 참여하되, 병원의 필수 의료 유지 업무에 대한 부분은 단위병원 내 협의를 거친다고 방침을 정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이날 총파업에는 전공의 약 95%가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인 13일부터 14일 당일에도 대전협은 일부 대학병원에서 침묵 시위 등을 이어가고 있다.
 
▲신촌역에서 1인시위를 진행중인 전공의

서울대병원 본관 및 혜화역, 이대목동병원로비, 서울성모병원 인근 고속터미널역,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인근 신촌역 일대 등 에서 전공의의 1인 시위와 피켓시위, 침묵시위, 대전협 주도의 헌혈 릴레이 캠페인 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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