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의정합의?‥합의하고도 매 맞는 의협·여당·정부

전공의, 진료 복귀 유보·의대생, 의사국시 거부 유지‥독단적 결정 내린 의협에 비판 여전
의협과 급속하게 합의 진행한 여당과 정부 향해 시민·노동단체 비판 "밀실야합 파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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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대한의사협회 주도의 의정합의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젊은 의사들의 합의 반발과 함께 의협 집행부에 대한 신뢰 상실과 그에 따른 내부 분열이, 시민사회에서는 여당과 정부를 향해 의료계에 대한 '백기투항'이라며 밀실야합을 파기해야 한다고 반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대한의사협회-보건복지부 합의문 서명식. (좌)최대집 의협 회장, (우) 박능후 복지부 장관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들을 포함한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젊은의사 비대위)의 의견을 배제한 채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각각 의정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사실상 의협 주도의 대정부 투쟁이 중단됐다.

하지만 사실상 대정부 투쟁을 이끌었던 전공의들과 의대생 등이 이 같은 내용에 반발하면서, 주말 내내 의료계는 내분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 6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전협 비대위)가 국민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집단진료 중단 등의 단체행동이 더 이상 명분이 없다고 인정하고, 단체 행동 유보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밀려드는 일선 전공의들의 반발에 이날 오후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대표자회의를 통해 결정된 집단 진료중단 결정을 유보하고, 7일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단체행동 지속 여부를 다시 정하기로 결정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아무리 선출된 대표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전공의가 의견을 표출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대표들의 투표결과를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점 공감한다"며, "모든 전공의 회원들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고 복귀시점은 월요일 이후로 재설정하겠다"고 전했다.

동맹휴학과 의사국시 접수 취소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에 참여했던 의대생들은 이미 6일 단체행동을 통한 투쟁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가장 큰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의대생들은 본인들의 1년을 버릴 각오로 투쟁에 참여한 만큼,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등 의료정책의 완전 철회가 이뤄질 때까지 저항하겠다는 각오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지난 6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응시자대표회 투표를 통해 '의사 국가시험 거부 유지의 안'을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히며, "의협-당정의 졸속 합의 이후에 이어진 복지부와 여당의 표리부동한 정치 행보에 많은 회원이 분노하였으며, 협회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단체행동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의대생들의 국시거부로 인한 불이익을 막겠다던 최대집 의사협회 회장의 약속이 무색해지게 됐다.

실제로 의과대학 학생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서로를 응원하며, 정부의 일방적의 의료정책 추진을 끝까지 막아내자고 단결하고 있다. 또 최대집 의사협회 회장 개인 페이스북 등에 악성댓글 등을 올리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의사협회와 급속으로 합의를 추진한 여당과 정부도 그간 지지를 받아왔던 시민단체들로부터 규탄을 받고 있다.
 
▲4일 시민단체 공공의료 포기 밀실 거래 규탄 기자회견(보건의료노조 제공)

실제로 의정합의가 이뤄진 4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보건의료노조 등 177개 노동,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정부여당과 의사협회의 합의를 규탄하며 공공의료 개혁, 의료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의사인력 확충은 의사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민 건강권과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의사들과 밀실야합을 통해 결정했다고 비판을 가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의료인력 확대와 공공의료 개혁이 어느 때보다도 절박한 상황에서 공공의료 개혁을 한발자국도 진전시키지 못한 채 백기투항에 가까운 합의를 해버린 정부여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며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의료 공공성 확대의 발목을 잡고 개혁 논의를 좌초시킨 의협 역시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준 교훈은 분명하다. 공공의료의 강화 없이 성공적인 방역과 치료를 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도 공언 했듯이 수도권과 지방의 극심한 의료 불평등과 격차 개선을 위해 의료 공공성 강화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오늘(4일)의 밀실 야합을 단호히 거부하고, 주권자인 시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공공의료 개혁,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해 더 힘차게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한 의정합의가 의료계에도 여당과 정부에게도 그리 좋은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이번 의정합의가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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