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독감시즌, '호흡기전담클리닉' 현실적 방안 필요

정부 지원에도 병원급 의료기관, 시설·설비 기준 '버거워'‥ 환자 기피 심해질까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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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독감 유행 시즌과 함께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대비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도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의료기관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앞서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겨울철 일반 호흡기 질환 증가에 대비해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함으로써 호흡기나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와 일반 환자를 분리해 진료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내년까지 전국에 총 1,000여 곳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지정해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한 체계적 진료시스템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5개월이 흘러 가을의 문턱에 온 현재 전국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지자체 보건소, 공공시설의 의사들이 진료하는 '개방형 클리닉'과 감염 차단 시설 등을 갖춘 의료기관을 별도로 지정하는 '의료기관 클리닉'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정부에서는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해 시·군·구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의료기관들의 참여는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정부의 '개방형'과 '의료기관'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이 보건소와 의료기관 간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명칭 수정을 비롯해 의료계 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결국 지난 7월 23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16개 시도의사회에 정부가 추진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제도와 관련해 일체의 논의와 참여를 보류해줄 것을 요청했고,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참여가 사실상 제한됐다.

병원급 의료기관들 역시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병원계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국민안심병원을 대상으로 호흡기 전용 외래공간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9월 9일 기준으로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에는 설치 기준에 대한 현실적 문제와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계 관계자는 "정부가 병원급 의료기관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감염예방 시설과 장비 구축 등 비용으로 국비 1억원을 지원하고 2만630원의 감염예방관리료 산정 등 수가상 인센티브를 부여했지만, 설치공간 등에서 여건이 맞지 않다"고 밝혔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시설·설비는 비말주의를 적용할 수 있는 시설로서 구조적 동선 분리, 환기 등 설비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독립건물을 통해 비말이 전파되지 않도록 하거나, 건물 내 위치할 경우 별도의 출입구를 마련하고, 타 용도 공간과 공조가 분리되거나 재순환 방지 제어가 작동되고 비말 차단이 가능해야 한다.

또 타 진료 환자와 동선이 완전히 분리될 수 있도록 접수, 대기실, 진료실, 검체채취실, 방사선 촬영실 및 보호구 착·탈의실 등 각 구역에 감염 예방 설비와 물품도 구비해야 하며, 의사 및 간호인력 각 1명 이상, 내원 환자의 체온 측정 및 진료 접수 등 보조업무를 할 진료보조와 행정, 소독 등을 담당하는 인력 2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별도의 독립된 건물이나 건물 내에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흔치 않은 속에, 정부의 국비 지원 1억 원으로는 시설 및 설비 리모델링 비용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코로나19 감염우려로 인한 환자 감소로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들은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오히려 환자들의 병원 방문을 꺼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계 관계자는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의료현장의 현실을 감안한 정책과 그에 걸맞는 예산 책정과 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실적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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