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조되는 혈우병 '맞춤치료'‥따라가지 못하는 '급여 기준'

허가사항과 급여 기준 차이 커‥더 많은 용량 투여해야하는 소아에게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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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혈우병은 이제 '맞춤치료'라는 흐름에 들어섰다.
 
맞춤치료는 환자의 치료반응, 출혈의 표현형, 관절병증 유무, 신체 활동량, 예방요법 순응도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인마다 최적화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는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보충해주는 `예방요법(prophylaxis)`이 등장하면서 가능해졌다. 이 `예방요법`은 중증출혈을 감소시키고,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견인하며 혈우병 치료의 큰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혈우연맹은 지난 8월, 2012년 이후 8년만에 혈우병 치료 가이드라인 제 3판 개정판을 발간했다. 
 
가이드라인은 혈우병 치료제 '예방요법'을 중증 환자 치료 원칙으로 제시했다.
 
특히 3세 이전 예방요법 시행은 근골격계 합병증과 관절 및 근육 출혈을 막기 위해 필요하며, 출혈 시에만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하는 것은 더 이상 장기 치료 옵션으로 고려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혈우연맹은 표준 반감기 혈액응고인자(Standard half-life CFCs) 외에도 반감기가 연장된 혈액응고인자(Extended half-life CFCs), 비인자 치료제(non-factor hemostasis product) 등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권고했다.
 
실제로 혈우병에는 `장기지속형 치료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주 1~2회 치료로 환자의 일상생활을 보장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진 교수<사진>는 "반감기가 연장된 혈액응고인자 치료제는 '적은 투여 횟수'로 병원 방문 및 투여 일정에 대한 부담감을 감소시키고 예방요법의 순응도를 증가시킨다"며 "이를 통해 높은 혈액응고인자 수치에 도달하게 되면, 동일한 투여 일정으로 높은 출혈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고 활발한 신체활동에 도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혈우병의 '맞춤치료' 흐름을 따라가기엔, 급여 기준이 현실과 동 떨어져 있다는 의견이 강하다.
 
먼저 최근에 출시된 혈우병 치료제의 경우, 식약처 허가 용량과 급여 용량에서의 차이가 있다.
 
사노피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엘록테이트'(에프모록토코그-알파)'는 식약처 허가사항 상, 일상적 예방요법은 3~5일 간격으로 1회 50 IU/kg, 용량은 25~65 IU/kg의 범위 내에서 환자의 임상반응에 기초해 결정하게 돼 있다.
 
그리고 12세 미만의 소아에 대해서 투여 횟수를 증가시키거나 80 IU/kg까지 증량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엘록테이트 '급여' 용량은 식약처 허가 용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급여 기준은 1회 투여용량(1회분) 20-25 IU/kg만 인정이 된다. 중등도(moderate) 이상 출혈의 경우 의사의 의학적 판단 따라서 최대 30 IU/kg까지 늘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아환자가 유지요법을 시작하려면 성인보다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함에도, 현재 급여 기준은 성인과 소아의 용량이 같아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에프트레노나코그-알파)'도 주 50 IU/kg로 투여했을 경우 주 1회, 100IU/kg로 투여했을 경우 2주까지 일상적 예방요법이 가능하다.
 
그런데 급여 기준으로는 1회 투여 용량이 30IU/kg으로 제한돼 있다. 소아는 42IU/kg이다. 중등도 이상 출혈의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최대 50IU/kg(소아 최대 70IU/kg)까지 투여받을 수 있다.
 
로슈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Hemlibra, emicizumab)'는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타 치료제와 달리,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약이 가능해 주목을 받았다. 헴리브라는 비응고인자 치료제로 분류된다.
 
반면 이 약을 급여로 투약하기엔 급여 기준이 발목을 잡는다.
 
헴리브라는 ▲만 12세 이상이면서 체중이 40kg 이상 ▲항체역가가 5BU/mL 이상의 이력이 있는 경우 ▲최근 24주간 출혈 건수가 6회 이상으로 우회인자제제를 투여했거나 면역관용요법에 실패한 경우 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리고 ▲원내 투여 ▲ 최근 1년간 혈우병 진료 실적이 있는 혈액종양 전문의로부터 투여 등의 조건이 따른다. 급여가 된다고 해도 ▲최대 24주까지만 적용된다.
 
앞서 2012년 헌법재판소로부터 혈우병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에 나이 제한을 두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결정이 있었다.
 
이에 혈우병 치료의 엄격하고 상이한 기준에 여러 아쉬운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의사들은 환자의 치료가 충분히 이뤄질수 있도록 허가사항 기준으로 치료제의 보험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은진 교수는 "예방요법 시행 환자가 용량이 부족하면 돌발성 출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비가역적 관절 손상을 유방해 삶의 질 저하 및 추가적 의료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소아와 성인을 구분 짓지 않고 급여 용량을 정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학문적 근거는 없다. 환자의 중증도 및 개인별 증상에 맞는 최적의 필요를 받을 수 있도록 급여 인정 범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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