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흐름 역행한 동물용 백신 독점"… 약사들 '부글부글'

농림부 고시 개정에 우려 잇따라… 약사회 "유예기간 동안 제도 원상회복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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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1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종합백신 등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확대 내용을 담은 고시를 강행하면서 약사사회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법예고 이후 백신 등의 처방대상 지정에 많은 반대의견을 제출했음에도 국정감사 직후 농림부가 기습적으로 강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약사들은 예방의약품인 백신과 관련 동물병원에 독점권을 줘 약국의 역할을 부정하고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치료비용 부담을 주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농림부는 지난 12일 반려견 4종 종합백신(DHPPi)을 비롯한 항생제,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동물용의약품의 일부 성분(제제)을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 범위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을 고시했다.
 
이번 고시는 지난 4월 농림부의 입법예고 이후 재검토 기한을 넘기며 내용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결국 추가 지정대상 성분이 모두 유지되는 결론이 내려졌다.
 
다만 항생제, 백신의 경우 2022년 11월 13일부터 시행되며 2년 간의 유예기간을 갖기로 하며 기존보다 1년 더 연장된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나머지 추가 지정 성분은 1년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약국에서 취급하는 상당 부분의 동물용의약품이 2년 뒤 동물병원을 통해서만 처방을 받게 돼 수의사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됐다.
 
이 때문에 약사들은 이번 고시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종합백신 등 예방약물의 처방 독점이 백신의 가격 상승에 따른 보호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예방접종률 감소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동물약국 A약사는 "종합백신은 예방약물인데 약국의 매출과는 무관하게 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약국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동물병원에서 백신을 독점할 경우 가격이 오르고 예방접종률이 떨어져 동물들의 보건위생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약사도 "외국에서는 사람 백신도 약국에서 판매를 하는 상황에서 동물백신을 수의사만 처방하도록 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부분"이라며 "수의가 돈벌어주기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농림부의 고시 강행에 대해 대한약사회 역시 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며 재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약사회는 "행정예고 기간동안 수없이 많은 반대 의견이 접수되었음에도 공청회 등을 통해 이견을 조정하거나 사회적 합의 절차도 없이 기습적으로 고시 개정을 강행한 농림부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약사회는 "백신은 대표적인 예방의약품으로서 질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자원으로서 비용의 부담이나 판매처에 대한 배제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대의 흐름에 반해 예방의약품인 동물용 백신을 처방대상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것은 동물병원에 백신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약사회는 "반려동물 보호자가 질병 예방을 위해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저지선인 피하 백신마저 처방대상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농림부의 결정은 반려동물 보호자의 권익을 해치고 공익성 또한 결여된 것"이라며 "고시 시행 유예기간 동안 제도의 원상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고시 개정과 관련 대한수의사회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일부의 경제적 이익이나 편의가 국민과 동물의 건강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며 "마취제, 호르몬제의 경우 1년, 항생‧항균제 및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2년 후에 적용되기 때문에 그 동안의 관리 공백은 불가피하다.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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