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공직약사' 자처한 동네약국 약사의 공동체 철학

[인터뷰] '동네약국 사용설명서' 펴낸 늘픔약국 최진혜 약사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지역사회를 위해 약사로서 보람있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늘픔약국에 참여한 것이 벌써 10년이 됐네요. 약국에서는 전문적인 약료서비스, 약국 밖에서는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010년 공동체약국을 표방하며 시작한 늘픔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 6명(최진혜·박상원·김태희·정용·안선혜·홍경희 약사)은 최근 '대한민국 동네약국 설명서'를 펴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동안 약국과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펼쳐온 약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이 동네약국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메디파나뉴스가 공동저자로 함께 한 최진혜 약사<사진>를 만나 책 발간의 의미와 동네약국 약사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 "다양한 약국 서비스 받을 수 있는 동네약국 활용해야"
 
이번 책 발간은 지난 10년간 늘픔약국 운영을 함께 한 최 약사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지역 주민들이 조금 더 약국을 잘 이용했으면 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약사가 된 이후의 활동을 돌아볼 수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약사가 되면서 가졌던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소신을 지켜왔던 시간을 돌아보면서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는 것.
 
"올해가 늘픔약국이 10년이 되는 해인데 10년간 많은 일은 했지만 정작 기록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좋은 약국 서비스를 만들고 지역사회에서 방문이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는데 무엇을 했나 허무하더라구요. 그래서 기록을 하자고 시작한 것이 한 권의 책이 됐네요."
 
그렇게 시작된 책 발간의 목표는 올해 초 시작해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려 새상에 빛을 보게 됐다. 코로나19라는 국가 감염병 위기 속 방역 일선에서 역할을 다하며 틈틈이 완성한 기록이었다.
 
약국 관련 제도, 좋은 약국의 조건, 건강 문제 상담, 약에 대한 필수 정보, 약국의 사회적 역할 등 동네약국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총망라한 결과물이다.
 
특히 사소할 수 있지만 그동안 늘픔약국에서 실천한 환자들의 약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약국 서비스도 담아 더욱 약국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힌트를 전해준 것은 의미가 있다.
 
일례로 구매하는 약에 꼭 지켜야 할 사항들을 간단한 스티커로 만들어 붙여주는 서비스가 소개됐다. 가장 많이 쓰는 스티커는 '1일 3회 1알씩'과 같이 약 먹는 개수와 횟수를 적어 여러 약을 먹는 경우 도움을 주도록 했다. 주의사항 스티커를 붙여 부작용을 예방하는데도 유용한 방법이다.
 
약을 잘 복용하게 하기 위해 약포지에 프린트를 하는 방법도 있는데 약포지마다 약 먹는 날짜를 적거나 그림이나 큰 글씨로 약 먹는 시간 등을 알려줘 복약 순응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사례로 소개됐다.
 
"안전하게 약물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으로 고민해 온 방법들을 책에 담았어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귀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노력이 약국이 건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최 약사의 생각은 책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일맥상통한다. 약국이 다양한 약국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과 맞물려 주민들도 약국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약국을 단순하게 '약만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이용하는 것과 약국을 통해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의 차이가 크다는 설명이다.
 
"책을 통해 소개한 다양한 약국서비스 내용이 모든 약국에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내용들은 약사들과 소통이 된다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약사와 신뢰가 형성되면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아요. 건강을 중심에 두고 번거롭더라도 단골약국을 통해 서비스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책에 담겨있어요."
 
그러면서 최 약사는 책에 담긴 늘픔약국의 10년의 활동이 약사사회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랐다.
 
최 약사는 "우리의 활동을 정리하면서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일해온 약사들에 대한 위로이자 격려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좋은 약국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약대생이나 후배들에게는 가이드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이 읽어야 하는 책인 만큼 약사들이 마을 도서관 등에 책을 신청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약국에서 방문하는 분들이 읽을 수 있게 비치해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 "건강·복지 통합 속 약사들 키 플레이어 역할 시작돼야"
 
커뮤니티케어라는 말이 정립되기 이전부터 늘픔약국 약사들은 지역사회 돌봄활동에 참여하며 지역사회를 위한 약사의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
 
과거 봉사활동 차원으로 시작된 방문약료는 약사들이 개인 시간을 쪼개고 개인 돈을 쓰면서 이뤄지는 방식이었는데 늘픔약국은 시작부터 지역사회 활동을 위한 시간도 급여에 포함시키며 약국과 지역사회 활동의 균형을 맞추는 모델을 시도했다.
 
그 결과 늘픔약국이 위치한 서울 관악구 지역에서 늘픔약국 약사들이 주민들의 정책 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다양한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그만큼 약사들이 사회활동에 대한 인식도 변화됐고 약사들이 약에만 매몰되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커졌다.
 
"지금이야 커뮤니티케어라는 명칭이 붙은 정식 사업으로 추진되는 일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약사들이 집에 찾아가 약을 정리하겠다고 하면 정치에 나가려고 하냐고 의심하는 일이 많았어요. 그동안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은 인식이 달라졌죠. 결국 건강과 복지가 통합으로 가야 하는데 약사들이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할 수 있는 틈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 약사의 목표도 더 구체화되고 있다. 처음으로 약사가 되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철학이 제도와 사회 인식 변화로 구체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독거노인들을 방문해 약을 정리해주던 활동이 다양한 복지 분야와 맞물리며 통합돌봄이라는 제도로 정립됐고 이제 약사들은 지역사회 네트워크 속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관악구에서 7~8년 정도 주민 정책 네트워크에 참여해 활동하면서 겪은 경험을 보면 결국 방문약료가 끝이 아니라 통합돌봄의 일부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계속 해오면서 어떤 사람은 약 교정이 문제가 아니라 비가 새는 것을 막는 것이 먼저일 수 있어요.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다 다르다는 점을 느끼는데 약사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을 네트워크가 필요해요."
 
이 같은 최 약사의 생각은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늘픔약국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지역사회 공직약사'라고 지칭한 최 약사는 앞으로도 즐겁게 동네약국 약사로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최 약사는 "공동체 약국에서 일을 하는 삶을 선택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중요했다. 헌신한다고 생각하면 오래할 수 없는 일이라 약사로서 보람있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전문적인 약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약국, 약국 밖에서는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국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에서 복지와 건강관리를 통합적으로 잘 제공하는 일에 함께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2020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 메디파나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 ㅇㅇㅇ 2020-11-16 19:54

    지역사회 건강을 일선에서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ㅋㅋㅋㅋ 2020-11-17 19:02

    공직약사 ㅋㅋㅋㅋㅋ그런얘기는 혼자 마음속으로만 하세요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30개 1차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발표… 102개사 신청 몰려
  2. 2 내년 종합 약제 재평가 '화두'… "임상 효능·재정·계약 고려"
  3. 3 사포그릴레이트 '서방형 제제' 품목 늘며 성장 이어가
  4. 4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본사업 전환… 내년 1월 관리료 신설
  5. 5 내달부터 '이베티티·비짐프로' 급여 신설… 환자부담 경감
  6. 6 안과용 수술보조제 부작용 급증에 제약업계 "예의 주시"
  7. 7 코로나19 일일확진자 상승세 醫 "안전불감증 경계"
  8. 8 의사인력 부족?‥전문의 과잉배출·양극화가 '진짜 문제'
  9. 9 신라젠 상장폐지 여부 걸린 기심위 결과 주목
  10. 10 "의료기기도 예외없게"… 거짓·부정 허가 시 처벌 강화 추진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