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중독 치료하던 고압산소치료, 만성질환에도 '엄지척'"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다인용과 1인용 고압산소챔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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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1인 챔버, (아래) 다인(최대 10인) 챔버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우리가 쉬는 숨 속에 산소포화도가 부족하다면? 답은 간단하다. 산소포화도를 높이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고압의 산소를 담은 치료기기 안에 환자가 들어가 약 2시간 치료를 받는다.

과거에는 집집마다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집이 많아 일산화탄소나 메탄가스 중독 사건이 빈번했다. 그럴때마다 이 고압산소치료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이젠 난방 시스템이 바뀌며, 가스중독 사고는 줄었고, 1980년대 전국에 300개 이상 의료기관에 존재했던 고압산소치료기가 자연스럽게 빠르게 사라진 상황.

그러나 이 치료 기술이 만성질환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최근 재조명되면서 진화된 치료법과 의료기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 경기도 남부 지역의 응급의료환자를 책임지고 있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최근 관련 센터를 개소하면서 새로운 고압산소치료 시대를 열었다.
 

 
◆ "고압산소치료, 가스중독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에도 효과"

경기도는 2018년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계기로 경기도민들을 위해 고압산소챔버 도입을 위한 의료기관을 모집했다.

그 결과, 경기남부에서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 선정돼 준비기간을 거쳐 도입했다.

이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왕순주 고압산소치료센터장(응급의학과, 사진)는 지난 20일, 센터 개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고압산소치료기기를 소개했다.

왕 센터장은 "타병원에는 1인용 챔버(치료공간이 있는 장비) 밖에 없지만 우리 센터에는 최대 10명이 동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다인용 고압산소챔버도 있다"고 소개했다.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보다 2~3배가량 높은 고압산소를 주입해 체내 혈액 속에 녹아들게 한다. 2기압 이상의 압력이 가해진 챔버 안에서 100%에 가까운 산소로 호흡하게 되면, 일반 대기압 상태와 비교해 산소농도는 10배, 산소투과율은 3배 증가한다.

즉 몸 곳곳으로 고농도 산소가 공급되고 신체조직 내 산소 부족으로 유발된 질환들이 개선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고압산소치료가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됐지만, 이젠 만성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왕 센터장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감압병(잠수병), 화상, 버거씨병, 당뇨병성 족부궤양(당뇨발), 뇌농양, 난치성 골수염, 방사선치료 후 발생한 조직괴사 등 다양한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대표적인 만성질환 중 하나인 당뇨병 환자의 15~20%가 당뇨발을 앓고 있다. 고압산소치료를 반복적으로 받은 환자는 당뇨발이 상당히 호전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왕 센터장은 "아울러 방사선 치료 후 60대 이상의 경우에서 회복할 수 없는 조직괴사가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고압산소치료기를 통해 반복적으로 시술을 받았을 때 상처가 크게 호전 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 인력운영에 어려움…건강보험 적용 횟수제한 등은 한계점

고압산소치료의 효과성은 두말할 나위없지만, 센터 운영을 위한 인력문제와 건보적용 한계 때문에, 수익성이 낮다. 따라서 병원 입장에서 주판을 튕겨볼 수 밖에 없다.

박주옥 응급의학과 교수는 "우리 센터에는 다인용과 일인영 챔버를 같이 운영하는 만큼 숙련된 인력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 센터에 최대 9명, 최소 2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우리 센터는 2명의 인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고압산소치료기를 긴급하게 이용해야 할 경우는 바로 가스 중독이나 잠수병에 걸린 환자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매일 있는 것이 아니기에 치료기가 개점휴업 상태일 수 있다.

이 경우를 고려해 적정 인력이 어느정도 수준인지는 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해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

또한 운영시간도 주말 내내 그리고 24시간동안 돌아갈 경우, 인건비가 상당히 부담되기에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박 교수는 "경기도에서 시설설치비를 지원해줬지만, 향후 운영은 의료기관의 몫이다"며 "숙련도도 중요하지만 이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센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모든 것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범위도 제한적이기에 만성질환 치료에도 한계가 있다.

박 교수는 "고압산소치료는 여러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적응증에서는 부담스러운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적응증이 있는 질환의 경우에도 횟수 제한이 있어서 모든 치료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한고압의학회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 응급의료센터와 연계…고압산소치료센터 치료에 무게추

고압산소치료는 사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피부·미용 개선 목적으로 비급여로 진행되고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센터와 달리 2기압이 넘지 못하고, 1.5에서 1.7기압 선인 '유사 고압산소치료'라고 할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는 이와는 달리 응급센터와 연계를 통해 치료목적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왕순주 센터장은 "고압산소치료센터는 지하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응급센터에서 승강기로 신속한 이동이 가능한데, 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 처리 항목들 평가에서 모두 전국 1위를 기록할 만큼 응급환자 대응에 특화돼 있어 긴박하게 치료해야 할 환자들이 많은 고압산소치료센터 운영에 더욱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2018년과 2019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중증상병 환자의 응급실 재실시간이 2.58시간으로 전국에서 가장 짧았다.

즉 중증환자는 평균 2시간 30분이면 진료 및 처치를 받은 뒤 중환자실로 이송되거나 퇴원한다는 것인데 병원의 인프라와 연계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병원 인근에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들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화학사고 대응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왕 센터장은 "이미 불산 및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등 대형 재난사고에 즉시 개입하여 응급처치를 시행한 경험이 있다"며 "이 경험을 살려 긴급사고 발생 시 국가안전망으로 작동하며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 응급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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